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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일본 사회과 교육자 초청연수

재단은 서울대학교 국제지역원(원장: 조동성)과 공동으로 지난 11월 8일 부터 11월 22일까지 14박 15일 동안 일본의 중, 고교 교사 25명을 대상으로 한 “제1회 일본 사회과 교육자 초청 연수”를 가졌다.
이번 연수는 재단과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를 기념하여 추진해 온 한일교사교류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 것으로 2002년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는 전체 10개 도시 중 오사카, 시즈오카, 니가타, 고베 등 일본의 8개 현 및 시에서 선발된 25명의 교사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및 한-일 관계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우리나라의 교사 및 학생들과의 간담회, 역사-문화유적지 답사 등으로 구성된 일정에 참가하였다. 일본측 행사가 동경과 효고켄(兵庫縣)에서 한국 교사 25명이 참가하여 지난 9월 20일부터 10월 4일까지 개최된 데 이어 이번에 한국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됨으로써 한·일 교사교류사업은 사업의 기본 틀이 비로소 갖추어 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일 교사교류사업은 재단이 지난 ’98년에 일본국제교류기금에 공동추진을 제안한 사업으로서, 미래의 주역인 양국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중·고교 교사들을 상호 교환 초청하여 상대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양국 청소년들에게 보다 균형된 시각에서 한일관계를 가르치는 데 도움을 주고 이들이 성장하여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형성에 기여케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사업취지와 더불어 월드컵 공동개최, 한국의 일본문화 개방 등으로 한일관계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최되어 관심과 이목이 여러모로 집중된 행사였다.
그리고, 양국을 대표하는 교류기관이 공동 시행하는 사업임을 감안하여, 일방적으로 한국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양국의 문화와 역사가 상대국에서는 어떠한 시각과 관점에서 다뤄지고 있는 지에 중점을 두었고, 어떤 상호 유사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지, 또한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 지도록 배려하였다.
강의는 한일관계, 한국의 역사·문화, 사회, 교육제도, 정치·경제 등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다룬 10개 강좌로 나누어 구성되었으며, 양국의 사회와 제도를 비교할 수 있고, 강의를 일본어로 진행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한·일 양국을 비교연구자의 관점에서 직접 일본어로 진행할 수 있는 강사진을 엄선하였다. 또한, 일방적 사실전달보다는 강의 후에 질의·응답시간을 두어, 수업효과를 높였고, 한국의 정치 및 남북관계에 대한 강의 후 통일전망대 방문, 교육제도 강의 후 고교방문, 음악강의 후 전통음악 공연 등으로 구성하는 등 관련된 다양한 일정을 연계함으로써, 세심하게 구성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의와 연계된 일정 중에서는 단연 서울사대부고 방문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참가자들이 현직 교사들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교육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실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고, 학생 및 교사들과의 의견교환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매우 컸던 것이 그 요인으로 보여진다. 학교방문은 수업참관과 교사들과의 간담회로 구성되었는데, 도중에 종군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등 민감한 내용에 대한 질문들도 쏟아져 분위기가 긴장된 순간도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침착하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또한, 서울에서의 강의와 학교방문 등을 마친 교사들은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부여, 경주 등 백제·신라 문화유적지와 안동, 법주사 등 유교, 불교 사적을 방문하여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아울러, 독립기념관도 함께 참관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어두웠던 양국의 과거사를 확인하는 기회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이번 행사가 처음 개최되는 행사였던 만큼, 참가자들은 중학교를 포함하여 더 많은 일선학교 방문, 민박일정 추가 등을 향후 보완 또는 개선 사항으로 지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쇼핑문화가 발달한 나라, 불고기·김치가 유명한 나라 정도로 밖에 몰랐으나, 막상 와 보니, 한국은 일본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일본에 대해 깊이 알고 있고 관심도 큰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었다.”는 오카모토 신이치(岡本眞一, 42) 코베시립 코베니시 중학교 지리교사의 소감처럼, 일본의 일선 교사들에게 한국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사 개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참가자들이 일본에 돌아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관심과 연수체험에 기초한 ‘일견(一見)’을 전달함으로써, 간접적인 경험(백문(百聞))을 통해 한국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그들에게는 한국이 더 이상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닌 ‘좀 더 가까워진 나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