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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동반자적 한-러 협력의 실현

한-러 포럼이 5월 29일 오전부터 이튿날까지 개회식과 3개의 회의 그리고 종합토론등으로 빡빡하게 짜인 일정에 따라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한국과 러시아 양국 모두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는 현 시점에서 양국의 새로운 정부들은 기존의 정책 및 새로운 정책을 서로 조율하고 협조해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파노프 원장은 동북아와 한반도, 양국의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에너지 전략 부문에서 협력과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제9차 한-러 포럼이 지난 5월 29일과 30일 양일간 모스크바의 유서 깊은 외교아카데미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러시아 측에서는 한-러 포럼의 파트너인 파노 프(Aleksandr N. Panov) 러시아외교아카데미 원장을 위시하여 보로다프킨(Aleksey N. Borodavkin) 러시아 외무성 제1차관, 자소호프(Aleksandr S. Dzasokhov) 상원의원, 러시아연방 생태·기술·원자력 감독청장인 풀리코프스키(Konstantin B. Pulikovsky) 한-러 경제・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장, 한-러 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인 메딘스키(Vladimir R. Medinsky) 하원의원 등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러시아 정·관계 인사들과 러시아 최고의 저명한 한국전문가 등 30명이 참가하였다. 한국 측에서는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을 위시하여 한-러 친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유종하 전 외무장관, 한나라당의 고흥길·안경률·정진석 의원, 이규형 주한 러시아 대사 등 정·관계 인사 및 전 주 러시아 대사인 이인호 KAIST 김보정 석좌교수, 동아일보 대기자인 최정호 울산대학 석좌교수, 엄구호 한양대학 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 고재남 외교안보연구원교수, 정여천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 권원순 한국외 국어대학 교수,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학계의 러시아 전문가 등 15명이 참가하였다.



신정부 정책과 포럼의 역할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5월 29일 오전에 열린 개회식에서 양측을 대표하여 그간 한-러 포럼이 양국 발전에 기여한바를 회고함과 아울러 이번 포럼도 양국에서 모두 새롭게 출발한 신정부의 정책에 긍정적 역할을 미칠 것을 기대하는 임성준 이사장과 파노프 원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개회사에 이은 기조연설에서 보로다프킨 러시아 외무차관은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 APEC 회의와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과 관련한 양국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유종하 한-러 친선협회 회장은 이명박 신정부의 ‘창조적 실용외교’를 강조하였다. 자소호프 상원의원은 축사에서 ‘한-러 문화·교육 재단’ 건립을 제안하였고 고흥길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균형 외교를 강조하였으며, 이규형 대사는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유창한 러시아어로 밝혀 러시아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가장 주목할만한 발언은 풀리코프스키 한-러 경제·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장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한국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장기 계획으로 러시아 정부가 구상중인 ‘가스산업 분야 협력 계약’에 대해 밝혔으며, 이는 많은 러시아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한-러 협력 증진 방안
29일에는 두 개의 회의가 열렸는데 제1회의의 주제는 ‘한-러 신정부의 정책방향과 한-러 협력’이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보이코(Yuri P. Boiko)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교수가, 한국 측에서는 고재남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가 발제하였다. 한국 측에서는 2005년의 ‘행동계획’과 6자 회담, 정상회담, 고위급 인사교류 등을 상호 접목시키면서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 격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신정부의 ‘비핵·개방 3000 구상’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을 요청하였다. 러시아 측은 서방과의 협력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NATO의 동진과 ABM의 확대를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면서 동북아지역에서 다자적 질서가 확대될 것을 희망하였다.
제2회의는 이번 포럼의 가장 중요한 의제였던 ‘동북아 에너지 안보와 한-러 협력’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이 회의에는 3개의 구체적 소주제가 포함되었다. ‘동북아 에너지 안보환경과 남-북-러 3각 에너지 협력’이라는 첫 번째 소 주제에는 한국 측에서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러시아 측에서는 야스키나(Galina S. Yaskina) 동방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발제하였고, 두 번째 소주제인 ‘한-러 에너지 협력의 현황과 전망’에 관해서는 권원순 한국외국어대학 교수와 페도로프스키(Aleksandr N.Fedrovsky) IMEMO 한국연구센터 연구부장이 발제하였다. 그리고 세 번째 소주제인 ‘러시아 극동·자바이칼 개발 프로그램과 한국의 참여 방안’에 대해서는 정여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과 수슬리나(Svetlana S. Suslina) MGIMO 교수가 발제하였다. 이 회의에는 학자들뿐만 아니라 에너지 업계 대표 및 실무자들도 참여함으로써 원칙론에서 나아가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문제들을 토의할 수 있었다. 한국 측은 ESPO 송유관과 UGSS 가스관 사업 및 러시아 연방정부가 2007년말에 발표한 ‘2013년까지 극동·자바이칼 지역의 경제·사회발전 연방 특별 프로그램’의 한국 참여에 대한 러시아의 협력을 요청하였고, 러시아 측은 화석연료의 한계성에 비추어 원자력 에너지의 동북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한-러 관계의 희망 확인
5월 30일에는 제3회의와 종합토론이 계속되었다. 제3회의의 주제는 ‘문화, 교육, 인문학 분야에서의 한-러 교류의 문제와 전망’이었다. 러시아 측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자소호프 상원의원이 제안한 ‘한-러 문화·교육 재단’ 창립안이 조인되기를 희망하였으며, 한국 측은 양국에서 ‘러시아의 날’, ‘한국의 날’을 정례적으로 개최할 것과 한-러 양국의 공동주관으로 역사연구를 통해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역사서 발간을 제안하였다.
이번 제9차 한-러 포럼에서는 강대국으로 재부상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하였지만 그보다는 한러 관계에는 아직도 많은 기회와 희망이 있음을 분명히 확신할 수 있었다. 특히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도 상호 신뢰 구축이 선행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