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역사를 보존하고 알리는 일, 함께 해나갔으면 합니다”

그동안 스핑크스 복원, 투탕카멘 미라 연구 및 복원, 여성 파라오 하트셉수트의 미라 연구 등 고고학 연구 및 유적 발굴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명성을 쌓아온 자히 하와스 이집트 문화재청장이 한국을 방문하였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고학의 중요성을 알리고, 유물 환수 작업을 위해 누구보다도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는 그의 열정을 만나보았다.

Q 한국과의 만남, 드디어 성사되었습니다.
A 아직까지도 발굴 현장을 바쁘게 오가고 있고, 또 전 세계에 강연을 하러 다니기 때문에 초청을 해주셔도 시간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것 같더군요. 방문하기 전에 한국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어봤는데, 짧은 시간 내에 눈부신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게 참 놀라웠고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한국에 직접 와보니 그 비결은 시스템과 근면성에 있는 것 같더군요. 우선 한국인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그룹과 시스템을 통해서 더욱 힘을 발휘하고, 개개인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그룹을 형성했을 때 더 잘 나타나는 듯했습니다.

Q 아직까지도 고고학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고, 팬클럽 또한 유명합니다.
A 고고학은 제 삶이자 제 열정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상 모험과 신비함이 가득한 고고학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제 웹사이트(http://guardians.net/hawass)를 보면 아시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집트학과 고고학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팬레터를 많이 보내는데요, 저는 무엇인가를 이루려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면 큰 것을 얻을 수 있거든요. 제가 어린 학생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래서 저처럼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열정을 심어주기 위해 꼭 답장을 씁니다. 그러고 나서 제 사진과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사인이 들어간 중절모를 함께 보내주죠.

Q 박사님 하면 중절모를 쓰고 등장하는 각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A 전 교육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대중들에게 이집트학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그런데 이제는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열정을 가진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절모는 구입하실 수도 있는데, 제 사인이 들어간 중절모 판매 금액은 카이로에 건축할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 건립 기금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 박물관에는 이집트의 과거, 현재, 미래가 담길 예정입니다.

Q 이번에 방문하시면서 관계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셨다고 들었습니다.
A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과 이집트가 비슷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두 국가가 역사적인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보면서 한국의 문화재 보존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역사와 유물들을 보유하고 있는 두 나라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습니다.두 나라가 우선 유물을 기록하고 보전하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교류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발굴 기술, 관련 컨설팅과 보존에 관해서도 더 긴밀한 교류가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양국의 젊은이들과 학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집트로 돌아가시면 유물 발굴, 환수 작업 등 여전히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겠죠?
A 유물 보존만큼 중요한 것이 유물 환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노력해서 환수받은 유물이 지금까지 5,000점 정도 됩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환수를 위해서는 국제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카이로에서 유물 환수에 대한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빠르면 내년쯤에 환수 희망 리스트를 만들어 공개할 예정입니다. 한국도 되찾아야 할 유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활동에 동참했으면 합니다.
유물 발굴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한 2년 후쯤 투탕카멘 무덤에서 발굴된 유물 등 이집트의 찬란했던 역사를 여러분께 선보이고 싶습니다. 고고학은 우리 아이들이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중요하죠.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고고학 연구의 중요성과 고고학에 대한 제 열정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