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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회 해외박물관 큐레이터워크숍

재단은 세계 12개국 30명의 큐레이터들이 참가한 ‘제 6회 해외박물관 큐레이터워크숍’을 지난 10월 4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 개최하였다. 해외박물관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의 지속교육 프로그램 일환으로 재단이 추진해온 이 워크숍은 한국의 고미술·회화·도자·불교미술·공예 등 매년 다른 주제를 가지고 해외박물관 큐레이터들이 한국미술을 심도 있게 학습하는 기회가 되어왔다. 이에 올해는‘한국의 고분출토 유물’을 주제로 선정하여 한국의 미술을 고고학적 견지에서 탐구하였다.
10월 4일,‘한국의 고대분묘’에 대한 기조강연으로 시작된 올해 행사는 총 7회의 전문가 강연, 주제 관련 박물관 관람, 현장답사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워크숍 기간 중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열린 세계박물관협회(ICOM) 총회인‘2004 서울세계박물관대회’에도 참가하였다.
지난 1999년부터 6년간 매년 개최된 워크숍에는 그간 전세계 21개국 164명의 해외 큐레이터들이 참가하였는데, 이 중 약 절반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2회 이상 참가하며 이 워크숍을 본인들의 한국미술에 대한 지식을 심화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들은 이 워크숍이 소속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유물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 및 이에 따른 한국실 전시의 오류 수정, 한국 관련 프로그램 개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2002년부터는 행사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여,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이 워크숍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해외 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미술전시회 및 강연회가 3개국 10개 박물관 10건에 이른다. 아울러 현재 2건의 한국미술전시가 참가자 및 국내 전문가간의 공동 협력으로 기획되고 있는 중이다.
다음은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성기인 대만국립역사박물관 큐레이터의 참가기이다. (편집자 주)


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에는 먹고사는 데 겨를이 없어 문화보호 및 홍보를 소홀히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의 대외 이미지는 두드러지게 신장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한국 붐이 일어나고 있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2002 월드컵축구대회, 그리고 금번엔 세계박물관대회까지 개최하게 되어 국가홍보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한국문화에 대한 홍보 절실
그러나 한편으로 세계미술사전문집을 보면 언제나 한국미술사의 소개가 빈약함을 아쉽게 생각하게 된다. 이를 보고 세계를 향하여 한국문화를 정확히 이해시켜야 될 의무가 바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는 점을 자각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와 비교해 이웃한 중국·티베트·일본·인도·터키 및 태국의 문화는 많이 소개되고 홍보도 잘 되어 있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중국문화와 예술품을 다루는 논문에서 항시 한국의 예술품을 곁들여 비교 논평을 하는 등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하여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해외박물관 큐레이터워크숍’이야말로 한국의 자랑스런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가장 적절한 방안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필자는 금년에 처음 참가해 아주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현시점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투자가 향후 큰 결실을 얻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이번에 필자뿐만 아니라 워크숍에 참가한 모든 큐레이터들이 마치 학생이 된 듯 열심히 강의를 듣고 또 궁금한 것을 질문하며 지식의 보따리를 꽉 채워 각자의 박물관으로 내년의 재회를 약속하면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농부와 한 알의 겨자씨
해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주제를 마련하고, 훌륭한 교수님들의 연구 성과를 들을 수 있는 이번 워크숍에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특히 창녕 고분군 발굴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경험이었다. 오래 전부터 고대해 온 무녕왕능 출토품을 직접 목격하고 싶었던 꿈을 이번 기회에 이룬 것도 아울러 큰 수확이었다. 그래서 마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농부’라면, 워크숍 참석자 모두는 ‘겨자씨’라고나 할까? 이에 이번 워크숍에서 많은 지식을 얻고 이를 밑거름 삼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 역사와 문화를 보급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며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 나갈 것임을 새삼 약속해본다.

아울러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뿌린 씨앗이 열 배, 백 배의 추수가 되어 돌아올 것으로 믿으며, 앞으로도 좋은 농부로서 일해 주실 것을 기대하며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큐레이터워크숍의 대만 소개 희망
필자는 지난 99년 프랑스 정부의 초청으로 한 달간 파리에 머물며, 강의도 듣고 문화시설을 둘러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대만 정부의 행정부서인 행정원 문화건설위원회에서도 문화사업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예산을 투자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국제교류재단처럼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 이번 큐레이터워크숍 참가경험을 알려주어 정책 입안자들로 하여금 참고토록 할 생각이다.

도자의 고향, 중국과 대만에서 도자전을 한번…
필자가 대만의 박물관에 근무하게 된 지 어언 20년 가까이 되었다. 그런데 항상 아쉽게 생각되는 일이 있다면, 이곳에서 한국도자전시회를 열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예로부터 형제지간을 자칭하며 지내온 중국과 한국의 우호는 남달리 두터웠고, 이 두 나라는 서로 유사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영향을 받아 고려시대에는 도자기의 꽃을 피웠고, 조선시대에도 독특하고 훌륭한 도자기를 빚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렇듯 예술성 높은 한국의 도자문화를 한번쯤 대만에서 전시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결국 실천에 옮기지 못해 아쉬웠다. 이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람이 실현되도록 지원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