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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창립 15주년 기념회의

공공외교와 국가 이미지 제고
재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지난 9월 4일과 5일 양일간 재단 문화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공공외교와 국제교류재단 :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학술회의는 재단이 지난 15년간 수행해온 교류사업 전반을 되새겨 보고 앞으로의 비전과 임무에 대해서 논의한 뜻깊은 토론의 장이었다. 특히 신흥경제대국 및 제3세계 국가들과의 우호적 관계 형성을 위한 연성국력(soft power)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에서 창립 15주년 기념회의는 해외 주요 국가들의 공공외교(public diplomacy)의 경험과 사례를 분석, 공유함으로써 재단의 전략적이고 효과적인 미래 사업수행 방안에 대하여 모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조 연설자로 초청된 한승주 전 외교부장관은 ‘세계화 시대의 공공외교’라는 주제로 행한 기조연설에서 “공공외교란 한 나라 또는 국제기구가 다른 나라들의 공중(public), 즉 비정부 기관과 집단 그리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행하는 외교”라고 정의하고, 이는 다른 나라들의 정부나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 외교(traditional diplomacy)와 대조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군사력(hard power) 중심으로 대변되던 국제관계에서 이제는 연성국력(soft power)이 군사력(hard power)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이를 근간으로 하는 공공외교의 수행이야말로 한 국가의 외교목적 달성에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국제 사회의 평화와 풍요로운 삶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외교의 효과적인 수단인 문화외교를 예로 들면서 지난 15년간 국내 국제교류의 중심축으로서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온 재단의 노고를 치하하고 아울러 국내의 대표적 국제교류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제1세션에서는 ‘공공외교와 국가 이미지 제고’를 주제로 주요 국가들의 공공외교 사례 소개와 함께 효율적인 국가 이미지 제고 방안이 논의되었다. 미국 남가주대 Joshua Fouts 공공외교연구소장은 미국 공공외교의 패러다임을 설명하고, 최근 인터넷과 같은 가상공간에서 다수 대 다수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환경이 전통적인 공공외교의 규칙과 활동공간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가상 공간이 공공외교의 도구로서 문화간 대화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국가적 가치와 이상에 대한 인식이 이들 공간에서의 실시간 상호작용에 의해 강화되거나 변화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밖에 주한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Korea)의 Ian Simm 원장과 일본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의 Yoshio Okubo 이사는 발표문에서 양 기관 모두 정부조직과 민간단체 사이에 위치하는 명실상부한 중간조직으로서 일상적인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각각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여러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의 공공외교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이러한 공공외교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협력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한 나라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이해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며, 이는 세계 각국과의 정치적 관계 및 통상 관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한국측 발표자인 서울대 박철희 교수는 재단과 일본국제교류기금을 비교, 분석하면서 재단의 독립성 확보가 시급한 문제임을 지적하고,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는 국내 여러 다양한 기관들의 중심적 선도기관으로서 재단이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제2세션에서는 ‘재단과 국제적 이해증진’이라는 주제로 재단이 지난 15년간 수행해온 각종 교류사업 전반에 대하여 검토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을 심도 있게 모색하였다. 영국 옥스포드대의 James Lewis 교수가 해외 한국학지원사업에 대해서, 중국 산동대 한국학대학원장인 우림걸 교수가 장학 및 펠로십 사업에 대한 각각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발표하였다.
이외에도 재단의 해외 한국어 보급 지원사업과 정책연구소 지원 및 포럼사업, 그리고 해외 박물관 지원사업 등에 대해서도 국내 관련 전문가들의 발표가 있었다. 뒤이어 재단의 교류사업 일선에서 뛰고 있는 각 사업 담당부장들과 회의 참석자들간의 열띤 질의와 응답 및 토론이 이어졌다. 유럽 대학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학 지원 문제, 중국지역에서의 한국학자 지원 확대방안, 해외에서의 한국어 보급을 위한 효율적인 국내 기관간 협력방안, 그리고 재단의 해외 정책연구소 지원의 효율성 제고, 해외 박물관 지원사업의 평가 및 미래의 방향 등 재단 교류사업 전반에 대하여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국내 국제교류의 중심축, 한국국제교류재단
회의 둘째 날의 제3세션에서는 ‘재단의 비전’을 주제로 재단의 미래 역할 및 바람직한 위상정립 등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있었다. 김혜원 사업이사가 재단 현황 및 당면 과제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고, 재단 조직과 운영에 대한 2004년 Deloitte 컨설팅 결과보고가 이어졌으며, 중앙일보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가 ‘재단에 대한 기대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재단이 처한 당면 과제로는 재단 조직의 효율성 제고, 기금의 안정성 확보, 그리고 재단의 제주 이전 계획 등을 제기하였다. 김영희 대기자는 국내 국제교류의 중심축으로서 재단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전제하고, 재단 지원의 지역편중 문제와 지원 대상의 확대문제 등 재단이 향후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아울러 제시했다.
종합토론으로 이루어진 마지막 제4세션에서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회의를 주재하고, 이인호 전 재단이사장,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 구본우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 한명희 이미시 문화서원 좌장, 신경민 MBC 논설위원, 우림걸 중국 산동대 교수, Peter Beck 국제위기그룹 북아시아담당 소장 등 각계의 관련 전문가가 토론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공공외교의 중요성에 대한 국내 인식이 부족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런 외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재단이 내실 있는 사업운영과 성과를 통해 재단의 존재가치를 드높여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아울러 향후 재단은 대외적인 국제교류사업 수행뿐 아니라 재단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한 토론자는 “이번 회의가 지난 15년간의 재단사업을 차분히 반추하고 재단의 나아갈 방향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였으며, 보편적 가치에 대한 확인, 즉 힘에 의하지 않는 설득의 외교, 문화외교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