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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소소한 아름다움을 만나다

VWI(Visual Worship Institute, 디렉터 함철훈)가 주최하고 주한 베트남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하는 <베트남에 손 내밀다> 사진전이 4월 2일부터 4월 15일까지 KF문화센터 전시실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영숙, 권용선, 김광엽, 김영숙, 김철진, 박병관, 박연경, 유지원, 이종숙, 이재학, 정자영, 정지연, 조영옥, 홍진선 등 작가 14인이 촬영한 베트남의 풍광, 일상, 그들의 행복한 삶은 물론, 그동안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친선과 교류를 위해 애쓴 흔적, 한국으로 시집온 이들의 베트남 고향등을 담은 사진 140여 점이 전시되었다.



베트남은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각인돼 있을까? 베트남전 참전의 무거운 기억, 호치민과 사회주의공화국, 보트 피플, 가난한 나라, 저렴한 관광지…. 베트남에 대한 우리의 보편적・단편적인 인식은 아마 이런 것들일 것이다. 이번 <베트남 손 내밀다> 사진전은 이런 베트남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문화 사회로 가는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며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증진, 그리고 한국에 거주하는 7만 명 이상의 베트남인, 특별히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한국으로 시집온 이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자 마련되었다.

소박함, 그 간결한 풍요
이번 사진전에 전시된 베트남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베트남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조명하였다. 베트남의 일상적인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의 이웃과 닮아있다. 환한 웃음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아이들에게서 희망이 보이고, 쌀겨를 털어내는 아낙내들의 모습은 우리의 정겨운 시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베트남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찾아내기 위해 국내 작가 14명은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베트남 꼭대기 중국 국경의 사파에서부터 남쪽 끝 메콩 델타까지 2000여 킬로미터를 무려 1년 동안 누비고 다녔다. 이들 14인은 모두 미국 NGO(비정 부기구단체)인 VWI(Visual Worship Institute)의 회원들이다. ‘사진으로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이 단체는 주로 개발도상국을 찾아 그 나라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함으로써 그 나라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꾸고, 정상적인 상호 교류와 우호 증진을 다지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이들 14인이 발견한 베트남은 소박함 속에 간결한 풍요로움을 닮고 있는 우리 이웃의 모습이었다.



독립, 자유, 행복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우리와 같은 반도라는 지형적 특징과 외세에 의해 고난을 겪은 역사 등이 유사하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오늘의 그들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찾도록 해주었습니다.” 김철진 작가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우리보다 그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 속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아마도 자유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뼈아프게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여성을 피사체로 한 사진들도 많았다. 어깨에 가득 과일을 담은 지게를 짊어진 여성이 도시 한가운데를 행보하는 모습은 새털보다도 가벼워 보인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한 여성이 어깨 가득 짐을 메고 끝없이 펼쳐진 언덕길을 걷고 있다. 비록 사진 속 그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비장함이 서려 있을 것만 같다. 그녀들의 어깨에는 생계가 걸려 있다. 베트남 여인들은 가족과 나라를 위해 남자보다 더 열심히 생활하는 그녀들의 얼굴에는 희망의 빛이 있다. 베트남이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이런 여성들의 희생과 노고가 있었다. 그러니 어찌 숭고한 헌신이라 표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들이 지금 얻은 자유와 행복은 그들 스스로 참고 싸우고 이겨내어 얻은 더없이 값진 행복이다.

빛을 얻은 땅, 더 큰 빛으로 함께 가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베트남의 산골 마을과 끝없이 펼쳐진 해변, 소수 민족의 평화로운 생활, 한층 바빠진 도시인의 생활등 사진 속에 담긴 베트남에서는 평화의 빛, 그리고 희망의 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베트남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비단 우리뿐만이 아닌 것 같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조차 흔히 볼 수 있던 자신들의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게 담길 줄 몰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번 <베트남에 손 내밀다> 전시회를 통해 우리는 베트남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그들을 바라보는 애잔한 마음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우정어린 발걸음이었다. 빛을 얻은 땅 베트남. 이제 우리가 내민 손을잡고, 더 큰 빛으로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