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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에서 펼쳐진 한국학 논의

한국과 헝가리의 외교 수립 2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행사로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교 주최로 열린 이 학술대회에서는 다양한 저명인사가 참석해 주제를 발표했고, 헝가리를 비롯한 세계의 한국학 발전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펼쳐졌다.

올해는 한국과 헝가리가 외교 수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선과 오스트리아.헝가리 간의 우호 통상 항해 조약 체결로 양국은 이미 120여 년 전에 공식 관계를 시작했다. 그러나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라는 조선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양국의 교류가 단절되었다가 1989년 2월 1일, 한국과 헝가리가 수교 합의 의정서에 조인함으로써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 중 최초로 헝가리는 대한민국과 수교를 맺게 되었다.
올 한 해 동안 헝가리에서는 한.헝가리 수교 2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렸고, 120여 년에 걸친 한국과 헝가리 관계사를 다룬 서적이 한국어와 헝가리어로 서울과 부다페스트에서 동시에 출판되기도 했다.



다양한 주제 발표와 심도 깊은 논의
올해의 외교 수립 20주년 기념행사 중 가장 중요한 행사는 엘테(ELTE)대학교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였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개최된 이 학술대회는 엘테대학교 후더츠 페렌츠(Hudecz Ferenc) 총장의 개회사에 이어, 서정하 주 헝가리 한국 대사와 엘테대학교 인문대학 대표로 참석한 하마르 임레(Hamar Imre) 동아시아학부장의 축사가 있었다. 특히 하마르 임레 학부장은 축사에서 국제학술대회를 후원한 한국국제교류재단에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이번 학술대회를 후원한 한국국제교류재단 대표로 참석한 민영준베를린 사무소장은 헝가리 내 한국학 발전을위해 노력하고 있는 엘테대학교에 사의를 표했다. 여러 인사들의 축사가 끝난 후에는 20여년 전 한.헝가리 외교수립 시 중요한 역할을했던 두 명의 헝가리 외교관이 참석해 당시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제학술대회 첫날에는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베를린자유대학교의 이은정 한국학연구소장, 엘테대학교의 하마르 임레 동아시아학부장,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의 파벨 레샤코브(Dr. Pavel Leshakov) 교수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둘째 날 오전에 열린 한국어와 한국 문학 분과 주제 발표에서는 체코 찰스대학교의 미리암르베인슈테이노바(Miriam Loweinsteinova)교수의’김유신 한국 역사 산문의 영웅(as a hero of Korean historical prose)’에 대한 강연이 주목을 받았다. 이와 유사한 형식으로 진행된 오슈바트 가보르(Osvath Gabor) 엘테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의 ’한국 문학에서의 6.25 전쟁 묘사’에 대한 강연 역시 참석자들은 물론 청중석에 있던 학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오전 주제 발표가 끝나고 총 5개국에서 참가한 한국학 학자들은 점심 식사로 헝가리의 대표적 전통 음식인 구야슈 수프를 맛보았다. 그리고 오후에 이어진 한국 문화예술 분과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조인수 교수, 홍익대학교의 김레나 교수 등이 주제 발표를 이어나갔다. 뿐만 아니라 한국사 및 한국 정치 분과에서는 건국대학교의 신복룡 석좌교수가 특별히 3.1운동 90주년을 기념해 1919년 3.1운동의 정치.이념적 유산(politico-ideological heritages)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헝가리 내 한국학의 현주소
헝가리에서 한국학 교육은 1990년대 말에 시작되었으나 정식 한국학과와 한국학 학사과정은 2008년에 설치되었다. 현재 한국학과 정원은 15명이며, 부전공 정원도 15명이다. 한국은 그동안 헝가리에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는 나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헝가리 내 한국 기업들의 두드러진 활약과 다양한 현지 지원 활동, 드라마 <대장금>의 헝가리 국영TV 방영, 엘테대학교의 한국학과 운영, 주헝가리 대한민국 대사관의 각종 문화 홍보를 통해 한국은 헝가리인들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서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학과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엘테대학교의 한국학과는 그동안 국제학술대회 개최 경험이 전무하였으나 한.헝가리 외교수립 20주년을 계기로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되었다. 엘테대학교의 한국학과가 동유럽내 한국학 교류의 장으로 발돋움하였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