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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대학이 전 세계 한국 연구 기관 간의 다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일본 최고의 한국전문연구소인 한국연구센터(센터장 이나바 츠기오 교수)가 있는 국립 큐슈대학 아리카와 세츠오 총장이 한국을 찾았다. 여러 대학과 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었던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학 학부과정 설치와 양국 간의 교류 활성화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한국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큐슈대학의 한국학 연구에 있어 그간 많은 도움을 준 한국국제교류재단 등 관련 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방문 역시 한국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이 기회에 큐슈대학과 한국 내 여러 기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향후 양국 간교육 및 학술 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2. 큐슈대학은 일본 내에서 한국학에 관한 최고의 명성을 지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립 배경과 그간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큐슈대학은 2011년에 설립 100주년을 맞는 유서 깊은 대학으로, 교육 및 연구 분야에 높은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연구의 중심 대학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그간 한국 유학생의 숫자도 굉장히 많았고, 학업을 마친 유학생 중 상당수가 한국에서 정치 및 경제, 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큐슈대학에 한국학 연구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98년부터입니다.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가 방문해 한일 양국의 과거와 미래 관계에 대해 강의를 했고, 이를 계기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큐슈대학을 일본 내 한국 연구의 중심 기관으로 선정해 5년간 100만 달러의 연구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2000년에 한국연구센터가 개설되었고, 2002년에 일본 내 한국학 연구소로는 유일하게 문부성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내년이 바로 한국연구센터 개설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이제 한국연구센터가 단순한 학술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전 세계 한국 연구 기관들의 가교 역할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학내에서 한국학 연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지요? 또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요?
역사, 언어, 철학, 교육, 법, 정치, 경제에서부터 건축, IT, 수학,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큐슈대학의 한국 연구는 아주 깊고 넓은 범위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현재 일본 내 대학 중에 가장 많은 수의 한일 양국 협력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런 양적인 풍성함을 연구 성과의 질적인 향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각 분야 연구 인력 간의 열린 교류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3년부터 시작된 ‘차세대 인터넷 개발 및 운용’에 관한 연구에는 양국 160명의 연구 인력이 참여했고, 저는 이 프로젝트의 구성과 젊은 학자들에 대한 교육에도 참여했습니다. 또 다른 예로 ‘학술 네트워크를 통한 고급 원격 의료’에 관한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처음에 큐슈대학과 한국의 몇몇 대학간의 협력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아시아 태평양의 여러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는 양국의 협력 연구가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훌륭한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외에도 큐슈대학은 양국 대학 간 협력을 바탕으로 수소 에너지, 나노테크놀로지 및 환경 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4. 한일 양국 간의 학문 교류를 더 강화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큐슈대학은 이미 오랫동안 교육, 연구 및 의료 분야에서 여러 한국 대학과 교류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큐슈대학 도서관과 서울대학 도서관은 자료 교환 및 장기 사서 교육 프로그램 분야에서 협력해왔으며, 각종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큐슈대학은 한국학과 관련한 새 과정을 추가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설립 10주년을 맞는 한국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좀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과 연구를 전 대학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5. 학술적인 노력 외에 한일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2006년에 설립돼 25명의 양국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후쿠오카-부산 포럼’에 대해 우선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후쿠오카-부산 포럼은 경제와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장으로서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행사와 의견 교환을 통해 양 도시는 협력과 우애를 더욱 돈독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서로 파트너십을 맺은 지 20주년이 되는 올해를 양 도시 우정의 해로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60여 개의 이벤트를 함께 개최해 온 두 도시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 각 나라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더 많이 만드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한국 입장에서도 일본은 배울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일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힘써야 할 부분에 대해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두 나라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양국은 현재 비슷한 고민과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출산과 고령화,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환경 문제 같은 경우 양국이 똑같이 고민하는 어젠더입니다. 따라서 큰 틀에서 볼 때 일본을 연구하는 학자들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학자들이 ‘지속 가능한 휴머노스피어(Sustainable Humanosphere)’라는 패러다임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지역 사회와 나아가 전 세계적인 발전과 환경을 아우르는 연구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일본학 연구자라면 이러한 대전제 아래에서 일본학 비교 연구, 한국 내 일본 이미지 개선을 위한 과제 연구와 한일 관계에 기반한 동아시아의 정치 지형에 관한 연구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