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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국학 역사의 한 획을 긋다

2011년 4월 1일은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한국학 센터는 물론 전 교직원에게 역사적인 날이었다. 센터 강당에서 지난 2006년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100만 달러 기금 지원으로 시작된 한국학 교수직 설치(Korean Studies Rotating Chair Endowment) 기금 조성 달성을 축하하는 공식 기념 행사가 열린 것이다.



기금 달성 축하행사는 한국학 센터의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필자의 환영사에 이어 버지니아 힌쇼(Virginia Hinshaw)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 총장 및 김병국 KF이사장의 축사 그리고 도나 부치니치(Donna Vuchinich) 하와이 대학교 후원회(University of Hawaii Foundation) 회장의 간단한 인사말과 서영길 주 호놀룰루 총영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축사 이후 지난 5년간 이루어진 기금 모금 활동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가 치러졌다.
행사는 KF와 한국학 센터가 오랜 기간 유지해온 긴밀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시켜주는 상징적 순간이기도 했다. 행사 참석자 간에 일종의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고, KF지원금에 상응하는 100만 달러 모금 운동을 통해 총 200만 달러의 기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센터의 노력이 목표 초과 달성이라는 결실을 빚었다는 성취감과 자긍심을 가슴 깊이 공유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탄탄한 기반 구축
하와이 대학교 한국학 센터는 마노아 캠퍼스에 최초로 설립된 지역학 센터일 뿐 아니라 개소 당시 미국 내 최초의 한국학 센터이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가장 방대한 규모의 한국학 관련 학자 및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학 프로그램 및 학위 과정도 최고 수준의 다양성을 자랑한다. 동 한국학 센터는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학 저널 <코리안 스터디스(Korean Studies)>를 발간하고 있으며 그 발간 권수는 현재 총 30권 이상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한국학과 관련된 핵심 주제를 다루는 학회 및 포럼, 발표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시 및 공연도 선보이고 있다.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 한국학 센터는 또한 교수진의 연구 활동 및 국제회의, 강의 및 지역사회 활동에도 타 기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학 센터 교수진은 수백 편에 달하는 논문 및 서적을 집필했으며 연구 성과를 전 세계 회의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학 분야의 저명 연구자를 연간 최대 10명까지 초청하는 객원 연구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적으로도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미국 내 유수 학문기관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기금 모금 활동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한국학 센터는 이제 미국 내 거점 한국학 센터로서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며 세계 무대에서 한국학을 육성 및 진흥하고자 하는 센터의 비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기금을 통해 향후 많은 수요가 발생하는 분야에 대해 매 4년마다 젊은 신진 한국학 전문가를 초빙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하와이 대학교에서 한국학 프로그램 및 과정이 장기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와 같은 활동이 가능하도록 기금을 지원해준 KF의 선견지명은 놀라울 따름이다.

전 세계 학자를 위한 환영 만찬
해외 한국학의 역사적인 한 획을 그은 두 기관은 또한 호놀룰루 알라 모아나(Ala Moana) 호텔에서 한국학 학자 환영 만찬(Aloha Koreanists’ Reception)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행사는 아시아학회(AAS: Association of Asian Studies) 및 아시아학세계총회(ICAS: International Convention of Asia Scholars)가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하와이 컨벤션 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연례회의와 연계해 준비되었다. 이번 회의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하와이에서 개최된 것이었다. 세 달에 걸친 기획과 준비 끝에 개최된 이번 환영연은 당초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350여 명의 한국 관련 연구학자와 그 동료 및 교우가 참석하며 성황리에 치러졌다.
김병국 KF이사장의 짤막한 환영사로 행사 시작을 알렸고, 버지니아 힌쇼(Virginia Hinshaw) 총장과 필자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국과 서양 요리를 접목한 퓨전 요리의 향연은 참가자 모두의 미각과 시각을 고루 만족시켰다. 잔잔한 한국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 가운데 맛깔스러운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연회 분위기는 ‘무지개 주’ 하와이의 상징인 따뜻한 환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듯했다. 환영연은 또한 좀 더 편안하면서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리에서 학문적 전문성 및 동료애를 강화하고 고무하고자 하는 아시아학회 연례회의의 목표를 한국 관련 연구학자들이 앞장서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던 훌륭한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 행사의 성공은 지난 3개월간 동 한국학 센터가 환영연을 기획하며 긴밀히 협력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KF와 하와이 대학교 한국학과 전 교직원의 전적인 지원과 선의,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만찬 행사장에 좋은 음악이 흐를 수 있도록 자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라디오 코리아 하와이 지국과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준 한국학 센터 교직원 일동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