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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만난 한국문화

지난 8월 23일부터 9월1일까지 모스크바에서 2007 한러교류축제가 개최되었다. 작년에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2006 Russian Nights 행사에 이어 매년 양국에서 교대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그동안 단발적이던 공연행사에 비해 행사 규모나 다양성 그리고 참가 공연단의 수준 등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종합 한국문화예술제로서 그 의미가 적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SBS프로덕션과 러시아측의 Stas Namin Center 기획사가 한국 측의 한러교류협회와 공동으로 추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전통음악, 국립무용단의 코리아판타지, 비보이 뮤지컬 굿모닝 비보이, 국립발레단의 고집쟁이 딸, 현대인형극회의 인형극 코리안 환타지, 임권택 감독 회고전으로 <축제>, <취화선>, <하류인생>, <오! 수정>, <왕의 남자> 상영, 그리고 한러교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원탁포럼 등이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쌍트 페쩨르브르그에서는 재단의 지원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공연이 8월25일 국립음악원 극장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에 의미를 두고 싶은 것은 이러한 한국의 국립단체들을 포함한 대규모의 공연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및 쌍트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기간 중에 이루어진 볼쇼이 발레단과 키로프발레단 등으로 구성된 러시아발레단의 공연 및 러시아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그동안 장벽에 갇혀 볼 수 없었던 러시아 문화에 대한 뜨거운 반향을 가져왔다. 그 이후 러시아의 공연문화 등은 꾸준히 한국에 소개되어 2006년 한해만 하더라도 음악, 무용, 연극, 미술전시 등 약 60건의 행사가 한국에서 개최되었다. 그것은 러시아라는 나라의 예술이 한국인에게 문학, 음악, 발레 등을 통하여 매우 친숙하게 느껴졌던 데 기인하지 않은가 싶다. 반면에 2006년도에 러시아 전역에서 이루어진 한국의 음악, 무용, 미술전시 등은 개인적인 행사를 포함 약 10여 건에 불과하다. 이것은 아직도 러시아라는 나라와의 문화교류에 있어서 우리의 정보, 교류채널 등의 부족에도 원인이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러시아라는 나라에 있어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와도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러시아는 우랄산맥의 서쪽을 유럽지역 러시아라 하고 우랄산맥 동쪽 즉 시베리아지역과 극동지역을 아시아지역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최근의 정서를 볼 때 러시아는 매우 유럽지향적이다. 특히 러시아의 모든 자본과 문화가 집결되어 있는 모스크바와 쌍트의 경우 더욱더 그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극동지역은 정치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역보다 크다고 할 수 있으나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대동소이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따라서 한류라는 말은 아직은 러시아에 있어서 다소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러시아는 최근 고유가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세계경제 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보다 러시아에 많은 유형, 무형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단의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한 노력들도 그러한 작업의 일환이 될 것이다.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학술,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관련 기관이나 단체들이 좀더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러시아 관련 올바른 정보를 파악하는 노력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