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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한국, 40년간의 우정

올해 1월 26일로 멕시코와 한국은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이 날은 지난 40년간 경제, 문화, 과학 교류를 통해 우호 관계를 강화해 온 양국 모두에게 뜻깊은 의미를 지닌다.

한반도에 멕시코 문화가 처음 선보인 것은 멕시코의 과달루페 선교단이 전도를 위해 한반도로 건너온 1962년이다. 1962년 11월 27일 최초의 멕시코인 선교사 두 명이 부산에 도착했고, 그후 수년간 멕시코의 여러 선교사들이 속속 한국으로 건너왔다.

한국 문화가 처음 멕시코에 들어온 것은 1905년 5월 15일로, 이 날은 멕시코 남서부 유카탄 반도의 애니깽 농장에 한국인 노동자 1,031명이 고용된 날이었다. 1950년대 말까지 이 이민자들 중 100명 정도가 살아 남았고 그들의 자손 1,000여 명이 멕시코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진 한국과 멕시코 두 나라간의 교류는 1962년 수교이래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60년대 말 한국의 문대원 교수가 멕시코에 옴으로써 전국 곳곳에 태권도장이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다.

양국 정부가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문화협력협정을 맺는 것이었다. 이 협정의 틀 안에서 문화·교육 관계가 급속히 발전하였다. 오늘날 양국간 미술품 전시, 영화제, 예술단 교류 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2000년 11월에는 멕시코문화박물관에 한국실이 개관되었다. 2001년 6월에는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아트선재센터에서 멕시코현대미술전이 열려 멕시코의 젊고 생기있는 현대적인 모습이 아시아에 처음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교육분야에서는 양국 정부 장학제도의 도움으로 상당수의 한국인이 스페인어, 라틴아메리카 문학과 고고학을 공부하기 위해 멕시코에 유학 오는 한편, 멕시코 학생들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문화, 전통을 배우러 한국대학을 방문하고 있다.

요즘 한국에는 멕시코 문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인들은 멕시코를 풍부한 문화 유산과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나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멕시코 음악과 음식이 한국의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멕시코와 한국의 경제관계는 1996년 무역협정을 맺으면서 급속히 발전했는데, 이보다 앞선 80년대부터 한국기업들은 멕시코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 왔다. 이곳 한국기업들의 발전에 도움을 준 요인으로는 멕시코의 경제자유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한국은 멕시코의 5대 무역 상대국이며 투자규모로는 태평양지역 국가들 중 2위다.

양국의 정치관계 또한 우호적이다. 지난 10년간 두 명의 한국 대통령이 멕시코를 방문했으며 멕시코에서도 두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2001년 6월에는 빈센테 폭스 대통령이 방한하여 21세기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정치, 경제, 과학 교류 강화를 모색하였다.

국제관계 방면에서는 멕시코와 한국 모두 공정하고 민주적이며 평화로운 세계를 구현하는 데 공헌하기 위해 국제기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외교통상부 장관이 UN총회 의장이 된 것이나 멕시코가 UN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 된 것에서 잘 드러난다.

40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이 기간에 멕시코와 한국이 현대적이고 민주적이며 국제적으로 존중받는 산업사회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양국 공히 경제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끈기와 의지, 부단한 노력으로 그 위기를 극복해 냈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두 나라의 40년에 걸친 외교관계는 국가간의 물리적 거리가 우정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