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국가발전의 선봉, 한국 대학교육의 성장

우리는 때로 궁금하게 여긴다. 바로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국가적으로 그리고 재정적으로 문제들을 안고 있던 나라들이 어떻게 해서 현재는 빠른 발전을 이루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는지를 말이다.
바로 그런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과 한국이 아닐까 한다. 한국과 중국의 성장속도는 이미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그 결과 역시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손색이 없다. 유럽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성장률은 제한되어 있으면서 재정을 비롯한 기타 문제들을 안고 있던 아일랜드, 핀란드 그리고 포르투갈 같은 나라들은 현재 그러한 문제들을 훌륭하게 극복해 냈다.
이들 나라는 크기나 성장률 등이 각기 다를 지 모르지만 한 가지 공통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바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초·중등 과정의 일반교육과 전문 교육 그리고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교육 전분야에 걸쳐 아낌없이 많은 투자를 하며 인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적을, 그것도 하루 아침에 기적을 이루었다고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등교육만 놓고 본다면 이들 국가 중 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세계 제일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 이번 기회를 빌어 한국의 유명 대학들, 서울에 위치한 대학들과 가졌던 경험을 얘기하고자 한다.

한국의 대학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대학은 국립인 서울대학교이다. 그 뒤를 사립인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따르고 있다. 학생들 수는 3만명을 넘지 않지만 이들 대학은 거대한 인프라와 교수진을 갖추고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상적인 대학상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라 하겠다.
캠퍼스에는 초록이 우거지고, 호수가 곳곳에 있으며,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잘 가꿔진 환경에 뛰어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공공 도서관, 실험실, 병원, 교회, 식당, 휴식 센터 등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 거주하면서 식사와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중국과는 달리 학생들 숙소는 제한되어 있다.
재정지원은 지원금(사립대학 포함)과 학생들 등록금 그리고 대학 자체 재원(후원, 연구 프로젝트와 개인 지원 등의 기부금), 이렇게 3단계로 되어있다. 바로 이런 구조 하에서 고려대학교의 한 건물 전체는 삼성의 후원으로 지어지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육은 비용이 아주 많이 들며, 이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공립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학의 ‘무상교육’은 개념 자체가 생소해서 심지어 사람들이 그 생각 자체를 놀랍게 여기기도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은 그렇다면 “어떻게 대학 교육에 필요한 모든 재정을 마련할 수 있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후원이나 기부, 개인의 기부가 새로운 대학문화, 발전적인 교육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학생들은 보다 쉽게 경제적인 부담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을 향한 열정
대학 당국, 학생과 교수는 모두 자신들의 임무에 헌신적으로 임하고 있다. 모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자신들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총장은 다른 나라의 대학들과 활발한 교류를 위해 노력한다. 외국 대학의 총장들과 대학 문제를 같이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다른 나라의 교육 부문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자 한다.
학생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의 공부에 전념한다. 공부를 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학 입학은 한국 사회의 커다란 문제이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 학위는 곧 사회적 성공과 직결된다. 최고의 대학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 같은 경우엔 더 심하다. 이 대학의 학위가 있으면 앞으로의 직업적 전망이나 사회적 성취는 어느 정도 보장이 된 셈이다.
한국 사람들은 자녀들을 최고의 대학(전국적인 입학시험을 통해)에 입학시키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이를 위한 사설 학원들이 번성하고 있을 정도이다. 내가 들은 바로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자녀들에게 좀 더 나은 고등학교 교육을 시키기 위해 이민을 간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훗날 외국에서 공부했다는 것만으로 ‘특별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명문 대학교에 입학시켜 자신들의 꿈을 성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젊음의 대학문화
학내 점거와 파업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좀 더 문명화되고 격렬하지 않게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추어 진행된다. 일단 자신들의 불만 사항과 불만족 그리고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낙서를 하지 않아 공해 문제는 없다. 플래카드를 내걸고, 유인물을 사용해 주로 정보를 교환하기 때문이다.
대학 건물의 점거조차도 그리 큰 사건은 아니다. 그저 의사표현의 한 방식으로 간주된다. 또한, 시각이나 소음 공해를 일으키지 않고 모든 것이 조용히 표현된다. 다른 사람을 방해하거나 자극하지도 않는다. 자신들의 의견에 대해 증거를 제시하고 주장하는 것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려고 한다.
한국의 대학은 늘 활기가 넘친다. 학생들은 학과공부외에도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교양과 경험을 쌓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젊음과 청춘의 아름다운 열정을 그들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국가발전 이끄는 ‘백년지대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한국의 놀라운 경제성장과 많은 사회문제 해결의 열쇠는 바로 이 교육의 성장과 대학문화의 발전에 있다. 한국에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말은 인재양성이 국가와 사회발전의 초석이고 그 영향이 심원하기 때문에 ‘백년 앞을 내다보는 큰 계획’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그 말의 뜻을 제대로 헤아릴 수 있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한국의 세계적인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한국에 도착했을 때 공항으로 마중나와 우리를 환영해 준 분들은 나를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그리스대학의 선생님들과 그리스어를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열렬하게 반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대학에서 공부한 한국의 언어학자 유 교수가 그들을 가르치고 있고, 현재 한-그리스어 사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리스어를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과의 특별한 모임도 있다. 그곳에서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암브로시오스 그리스 정교 주교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우리 대학의 언어학과를 나온 다른 세 명의 박사도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 중 한 명은 신약성서를 위한 한국어 사전 작업을 막 끝마쳤고, 다른 한 사람은 신학자들에게 그리스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우리 대학이 배출한 또 다른 박사 한 명은 고려대학교에서 철학(아리스토텔레스)을, 또 다른 철학 박사도 한국의 다른 대학교에서 그리스어와 철학 등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동안 우리 그리스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던 또 하나의 문명이 이제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스 알파벳에서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를, 그리스 알파벳에 견줄만한 알파벳도 알게 되었다. 다시 한번, 아시아, 그리고 바로 한국은 분명히 우리가 배울 것이 있는 곳이고, 대학 수준에서 조차도, 배울 것이 있는 곳임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