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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목소리 높여야

5월 17일 오전, 항행위원회 패널회의장(ICAO Navigation Operation Meeting)에 들어섰을 때 연단석의 의장이 우리가 한국에서 온 참관단임을 알아채고 간단한 멘트로 우리를 소개했다. 항공전문가들로 구성된 20여 명의 위원들은 빔 프로젝터를 통해 스크린에 제시된 발의안 문구를 검토하며 워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국제적 이슈에 대한 격론과 활발한 의사진행을 예상했지만 정작 우리가 본 장면은 일상적인 국제회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항공관련 규약과 표준을 제정하는 것이라서 그런지 사소한 단어 하나에도 세밀한 검토와 정확성을 기하는 것 같았다.
ICAO는 시카고 협약(1944.12.7)에 따라 국제항공 문제를 다루고자 유엔 산하 상설기구로 창설되었다. 현재 189개국이 가입하고 있으며, 민간항공의 안전과 발전을 주 목적으로 하는 정부차원의 국제협력기구로 국제민간항공 운송의 발전과 안전의 확보, 능률적이고 경제적인 운송의 실현, 항공기 설계·운항기술 발전 등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주요 업무는 항공기·승무원·통신·공항시설·항법 등 그 기술면에서의 표준화와 통일을 위해 연구하며 그 결과를 회원국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2년에 ICAO에 가입, 2001년 36개국으로 구성된 이사국에 진출하였고, 최근에는 6개 산하 위원회의 하나인 항행위원회에 우리나라의 전문가가 당선되어 민간항공분야의 주요정책 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동북아 항공물류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등 항공 분야 인프라 구축, 경제성장 등으로 이미 한국은 회원국 중 8위에 해당하는 연간 140만불의 분담금을 내는 항공분야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ICAO 내에서 우리의 입지와 위상은 미흡한 감이 있다. ICAO뿐 아니라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서 우리의 몫을 찾고,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역량을 확대시켜야 한다는 것을 이번 참관을 통해 더욱 실감했다.

국제회의 전문요원 과정
ICAO 참관에 앞서 시행된 국제회의 전문요원과정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영역(issue areas)에서의 협력과 이익충돌에서 빚어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개최되는 각종 국제회의와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외교안보연구원이 정부 및 공공단체 대외관계 업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교육장소가 바로 재단 옆에 위치한 외교안보연구원이여서 전혀 낯설지 않았다. 업무상 몇 차례 연락드렸던 낯익은 교수님, 점심때면 이용하던 연구원 구내식당, 재단 사무실에서 내려다 보이는 연구원 강의실…. 이렇게 연구원은 늘 접하던 공간인데 교육생 신분으로 드나들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교육을 통한 전문 지식의 축적, 자아개발에 대한 자극, 틀림없이 특별한 행운이었다.
재단을 비롯하여 국제협력단, 한국은행, 서울시청 등 여러 기관에서 참가한 국제 업무 담당자들은 서로 유사한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생으로서의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어 교육기간 내내 친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정적으로 학습에 임했다. 각 참가자들로부터 소속기관의 국제교류 활동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또한 업무상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었다. 하루의 교육일정을 마친 후에는 여러 차례 친선 모임까지 있었다.
국제회의 개론, 국제회의 실무, 국제회의 영어 등 크게 3개 분야로 교과과정이 편성된 3주간(4.24~5.12)의 국제회의 전문요원과정을 이수하면서 국제회의와 관련된 전문지식 습득과 업무 수행능력을 함양할 수 있었다. 출근길에 외교안보연구원을 지나쳐가며, 그때의 교육받던 추억과 참가자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항행위원회 패널 회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