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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 잔과 세종솔로이스츠가 들려준 감미로운 바이올린 이야기

2009년 3월 18일 저녁 호암아트홀에서 2009년 한국국제교류재단 특별음악회 <폴라 잔(Paula Zahn)과 세종솔로이스츠의 바이올린 스토리>가 개최되었다. 뉴욕에 기반을 두고 활동 중인 현악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의 클래식 연주와 폴라 잔의 협연 및 사회로 진행된 이번 음악회는 각계 각층의 초청 인사를 비롯하여 많은 국내 음악 애호가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세계를 매료시키다
세종솔로이스츠는 1995년 강효 줄리어드 음악원 교수의 지휘 아래 뉴욕에서 창단된 이후 지금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 각지에서 350회가 넘는 연주회를 열며 지휘자가 없는 정상급의 현악 앙상블로 전 세계 청중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CNN으로부터 ‘세계 최고의 앙상블 중 하나’라는 극찬을 받기도 한 세종솔로이스츠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바이올린 스토리>를 준비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이탈리아의 장인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와 바르톨로메오 주세페 과르네리 델 제수의 작품으로 세계 최고의 연주를 선보였다.
음악회의 시작으로 세종솔로이스츠가 다함께 하이든의 바장조 녹턴을 연주한 후, 바이올리니스트 프랭크 황이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엑스-코벳’으로 영화 <레드 바이올린>의 음악인 ‘레드 바이올린 카프리스’를 솔로 연주했다. 뒤이어 1708년에 제작된 ‘루비’로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 Op.20(집시의 노래)’이 연주되었다. 치고이너바이젠은 헝가리 음악과 헝가리에 정착한 집시들 노래의 전형적 특징인 느린 곡조와 빠른 곡조가 대비적으로 배치되는 방식인데 바이올리니스트 첸시의 천재적 감성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관객들은 이미 그들의 음악 세계에 흠뻑 젖어 들었다.



특별한 인연을 만나다
이번 연주회가 더욱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미국의 전 CNN 앵커이자 현재 PBS 방송에서 ‘선데이 아트(Sunday Arts)’를 진행하고 있는 저널리스트 폴라 잔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10년 전 청중이 140명에 불과한 작은 음악회의 진행을 맡아달라는 세종솔로이스츠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날 공연에서 뛰어난 기교와 열정에 매혹된 폴라 잔은 그 후 CNN의 앵커우먼으로 활약했던 2002년 미국 전역에 방영되는 크리스마스 특별 공연에 세종솔로이스츠의 연주를 주선하기도 했다.
폴라 잔은 다섯 살 때 첼로를 시작한 첼리스트이기도 하다. 1992년 카네기홀에서 뉴욕팝스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데뷔한 이래 2004, 2006, 2007년 같은 곳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른 봄 저녁, 감동으로 물들이다
명품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클래식의 향연은 계속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지인은 1735년 제작된 ‘피에트로 과르네리’로 음악 신동이었던 마누엘 퐁세가 작곡하고 훗날 하이페츠가 편곡한 ‘에스트렐리타(나의 작은 별)’를 연주했다. 고음으로 치닫는 의미심장한 멜로디가 매우 깊은 인상을 안겨주었다.
뒤이어 타케자와 쿄코가 ‘비에냐프스키’로 ‘전설 Op.17’을 솔로 연주했다. 비에냐프스키는 유명한 폴란드 명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헨리크 비에냐프스키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과르네리 악기의 완벽한 균형을 잘 보여주는 바이올린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명품 악기와 세계적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와의 만남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전해주었다.
다음 무대는 특별히 폴라 잔이 무대에 올라 함께 연주했다.그들이 연주한 곡은 영화 <흑인 오르페>에도 삽입된 ‘카니발의 아침’이었다. 그녀의 탁월한 진행 능력보다도 연주 실력이 더 빛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엘가의 현을 위한 서곡과 알레그로’가 연주되고 음악회도 막을 내렸다. 그들의 환상적인 연주에 관객들은 오랫동안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전 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세종솔로이스츠의 이번 공연은 기분 좋은 만남과 세계적 수준의 연주 실력 그리고 세계와 어우러진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