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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한국의 국가전략

제13차 KF 포럼에서 키스 디니 교수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한국의 국가 전략(Korea’s National Strategy for Promoting Its National Brand: Comparative and Theoretical Perspective)’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디니 교수는 『Nation Branding: Concepts, Issues, Practice』 (New York: Elsevier, 2008)의 편저자로, 이 책은 한글로 번역되어 『국가 브랜드의 전략적 관리』라는 제목 하에 한국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 번역총서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행사는 KF 포럼 시작 이후 처음으로 외부 기관과 공동으로 개최한 것이어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이번 포럼을 공동 주최한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대학은 국내 대학 중국제화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재단은 좀 더 젊은 층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KF 포럼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훌륭한 시발점이 되었다.



국가 브랜드 향상은 국가 전략의 긍정적 토대
‘국가 브랜딩(Nation Branding)’은 마케팅의 제품 브랜딩원리에서 빌려온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다. 그것은 단순한 제품 뿐 아니라 국가도 ‘브랜드’ 품질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이 전 세계에 알려져 국제무대에서 경제 분야건 문화 또는 정치 분야건 그 나라에 좋게, 혹은 나쁘게도 작용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그 복잡성은 물론 국가 브랜드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많은 사람들을 고려해보건대 국가가 일관된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대단히 도전적인 일이다.디니 교수는 최근 들어 한국 정부와 기관들이 국가 브랜드증진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의 경우 경제는 크게 발전했지만 국가 브랜드는 비교적 약하여 그 사이에 갭이 존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이처럼 비교적 약하다는 점은 그것이 한국의 투자유치, 수출 증대, 국제 관광객 유치 능력을 제한할 수도 있기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삼성, LG, 현대와 같은 한국의 브랜드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전반적인 ‘한국산(Made in Korea)’의 이미지는 그만큼의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더 넓은 범위의 한국 제품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어야만 한다.
다행히도 한국도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확실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최고위 정치권에서 국가 브랜드 전략을 지지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치되기도 했다.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 브랜드의 저력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정치권의 지지가 없으면 민 . 관으로 하여금 국가 브랜드 향상을 위한 국가 전략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국가 브랜드 전략에 대한 정치권의 지지가 존재하며, 이는 국가 전략에 매우 긍정적인 토대가 되고 있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분야
한국의 국가 브랜드 제고 전략의 주요 요소는 언론매체를 통해 널리 보도된 바 있다. 디니 교수는 한국이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언급했다. 태권도를 널리 알리는 일은 한국의 문화를 대중화하는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태권도는 흔히 한국의 무술이라기보다는 아시아의 무술로 여겨진다. 때로는 일반 대중이 원산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학생의 약 85%는 노키아를 일본 제품으로 잘못 알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 제고 활동에서 원산지를 인지하게 만드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디니 교수는 또 한국이 국제 원조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 대한 원조는 도덕적으로도 좋은 일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존경 받는 일원으로서 명성을 쌓을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수단이다. 따라서 외국에 대한 지원과 인도주의적 지원 인력을, 이들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 더 많이 파견하는 국가 전략은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강화할 것이라고 피력한다. 디니 교수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와 관련하여 ‘한류’를 비롯해 국제 인재교류 프로그램(Global Korea Scholarship),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Campus Asia Program),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대우 개선, 한국인이 좀 더 나은 국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언급했다. 이 모든 것은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또한 한국은 최첨단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산업 부문은 물론 훌륭한 젊은 연구진들을 끌어들인다는 차원에서 국제고등교육 부문에서도 한국의 인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문화 관광 산업 활성화도 국가 브랜드 전략의 주요 분야다. 문화는 외국인의 눈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영국은 영국문화원에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영국문화원은 주로 영어 교육을 통해 영국의 소프트 파워 증진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 정부도 전 세계적으로 공자학원(Confucius Institutes)을 설치하여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과 관련해 한국어 교육을 통하는 것과 한국 문학 번역을 통하는 것 사이에 어떻게 올바르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디니 교수는 국가 브랜드 분야의 ‘틈새’로 ‘책을 통한 외교(Book Diplomacy)’를 언급했다. 이는 한 나라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문학의 힘을 말한다. 한국이 이를 잘 연구한다면 국가 브랜드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 브랜드에서 가장 강력한 문화 형태 두 가지가 음식과음악이다. 모든 나라에 고유의 음식과 음악이 있지만, 그것을 국가 브랜드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일관된 전략으로 발전시킨 나라는 드물다. 아주 훌륭한 예로 태국이있다. 태국은 ‘타이 셀렉트(Thai Select)’라는 공인 프로그램으로 음식을 활용해 전반적인 국가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잘 짜인 전략을 개발했다. 또 다른 예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해외에 ‘정통’ 말레이시아 식당을 세워 외국의 대중에게 최고 수준의 정통 말레이시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전 세계에 있는 한국 식당의 수와 세계인들이 점점 더 기꺼이 다른 나라의 요리를 맛보고자 한다는 사실을 고려해보건대 한국도 훌륭한 예를 만들어낼 기회가 충분히 있다.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협력
마지막으로 디니 교수는 국가 브랜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에서 협력을 도모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과 민간 분야 사이뿐 아니라 공공기관 사이, 민간기관 사이의 협조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다른 나라들이 모범적인 예로 우러러볼 수 있는 혁신적 협력 모델을 한국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 전략 성공 여부는 국가브랜드 개념에 대해 지금 가지고 있는 열정을 계속 유지하고, 새로운 기회에 반응할 수 있도록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하는등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