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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 아프리카 지역 한국어 교육의 미래를 말하다

중동 . 아프리카 한국어 교육자 워크숍이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 이중언어학회 주관, 이집트 아인샴스대학 후원으로 지난 4월 26일과 27일 이틀간 이집트의 언어 대학인 알-알순대학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2007년 요르단대학에서 열린 제1회 워크숍에 이어 열린 이번 제2회 워크숍에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5개국 8개 대학교와 언어 교육기관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들, 이중언어학회 송향근 회장을 비롯한 한국어 교육학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한국학사업부 최현선 한국어 팀장 등 모두 28명이 참석했다.
행사 첫날, 참석자들의 등록과 참석자 간에 간단한 인사가 이뤄진 후 필자의 사회로 개회식을 진행했다. 개회식은 재단의 최현선 팀장이 대독한 한국국제교류재단 임성준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해 송향근 회장의 환영사,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윤종곤 대사와 아인샴스대학의 알-알순대학 압둘 카디르 아티야 학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첫째 날, 한국어 교수법에 관한 다양한 논의
개회식에 이은 워크숍 1부에서는 이집트 아인샴스대학 한국어과 양윤희 교수가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학 읽기 수업 방안’이라는 주제의 글을 발표했다. 양교수는 한국의 문화와 사회 현상에 관한 텍스트를 고학년 학생들의 읽기 수업 교재로 사용한 경험을 토대로 읽기 수업의 방향과 학습 단계를 제시하고, 한국학 교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튀니지 마누바대학의 안석열 교수는 ‘아랍어 화자들의 한국어 발음 문제 및 문제 해결을 위한 교수법’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아랍어 자모와 한글 자모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아랍인 학습자들의 발음상 문제점과 그 해결 방법을 제시해 현지 교육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세 번째 발표자는 이집트 포트사이드 청소년 센터에서 일반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박찬숙 선생이었다.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의 결과에 따라 자모 학습에서 학습자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를 지적하고, 아랍어와 한국어의 비교를 통해 오류의 원인 분석을 시도하는 동시에 부분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2부는 경희대학 홍윤기 교수의 어휘 교수법에 관한 강의로 시작되었다. 어휘 교육이 단어의 의미와 형태 전달에 그쳐서는 안 되며 용법과 다른 어휘와의 관계 등도 중요함을 강조하고, 어휘 교육의 방법과 어휘 교육에서 주의해야 할 점등을 제시했다. 두 번째 강의는 이화여자대학 이해영 교수의 문법 교수법에 관한 것이었다. 이 교수는 의사소통을 학습 목표로 하는 한국어 문법 교육에서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과제와 활동을 소개했다.
3부 순서인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아ㆍ중동 지역에서 이뤄지는 중국어 및 일본어 교육 활동 지원에 비춰본 한국어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집트, 이란, 튀니지의 일본어와 중국어 교육 현황을 소개하고,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서 한국어 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와 당면과제 등을 논의했다. 재단의 최현선 팀장은 일본어나 중국어 교육자들과 협조 및 공동 작업은 한국어 교육의 발전과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운드 테이블을 끝으로 워크숍 첫날 일정을 마친 참석자들은 윤종곤 대사가 마련한 만찬에 모두 참석했다.

둘째 날, 한국어 교육 발전 방안에 관한 깊은 토론
4월 27일, 워크숍 둘째 날 1부는 한국어 번역 수업 현황과 방안에 대해 요르단대학 실용영어-한국어과 이정애 교수와 중동아프리카 한국학회 공일주 회장의 공동 발표로 시작되었다. 이 발표에서 이정애 교수는 요르단대학의 한국어 번역 수업 현황을 소개하면서 번역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한국어수준, 번역 수업을 위한 강사 확보 등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대학교 당국의 교육 방침에 의해 정해진 번역 과목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참석자들은 이에 대해 많은 의견을 개진했다.
공일주 회장은 아랍어 문어체와 구어체의 차이점 때문에 한국어와 아랍어 번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어 송향근 교수는 한국어 발음 교육 방법과 내용 등에 대해 강의하면서 발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음 교수법에 이어 진행된 쓰기 교수법 강의에서 고려대학 김정숙 교수는 한국어담화에 맞는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교육 방법을 제시했다.
2부에서는 최현선 팀장이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 사업을 소개했다. 최 팀장은 재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한국 문화 프로그램과 한국어 교육의 조건을 설명하고, 재단의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인 ‘Practical Korean Studies Program’도 소개했다. 이어 이집트 헬완대학의 신미정 교수와 알렉산드리아 호텔•관광 고등교육원의 어수정 교수, 포트사이드 청소년 센터의 박찬숙 선생님, 이란 테헤란대학의 최인화 교수, 튀니지 마누바대학의 홍아영 교수와 스팍스대학의 홍상옥 교수가 각각 현지의 한국어 과정 현황을 소개하고 한국어 교육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3부에서는 ‘한국어 교재 개발 방안’이라는 주제로 라운드 테이블 토론이 열렸다. 토론자들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재를 검토한 결과를 설명하고 각 교재의 장단점을 언급했다. 또 한국어 교재 수급에 대한 문제점과 어려움을 지적하고 이를 위한 해결책도 논의했다. 이어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개발한 교재를 소개하고, 중동ㆍ아프리카 지역 실정에 맞는 교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선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일선 교육자와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공동 노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지역 실정과 각 교육기관의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 좋은 교재들을 조속히 개발해야 하며, 개별기관의 독자적인 교재 개발보다는 지역 교육자들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으로 교재 개발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것에 의견을 모았다. 발표와 토론, 강의로 이루어진 빡빡한 워크숍의 일정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만찬으로 끝을 맺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한국어 교육의 역사가 길지 않은 중동ㆍ 아프리카 지역의 한국어 교육자들이 일선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 교수법뿐 아니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선 방안들을 제시해 참석한 교육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울러 이 지역의 한국어 교육이 당면한 문제와 그 해결책을 위해 깊은 논의가 진행된 의미 있는 자리였으며, 아랍권 최초로 설립된 아인샴스대학 한국어과 학생들의 높은 한국어 수준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어 교육의 밝은 미래를 확인해볼 수 있는기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