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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한국어 교육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2009년 제14회 미국한국어교사협회 연례회의와 워크숍이 지난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개최되었다. 기간 내내 화창한 날씨 덕에 회의는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미국한국어교사협회(The American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 AATK)는 한국의 언어, 문화, 문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 대한 관심을 진작시키고, 제2언어 습득, 응용언어학, 언어교육학에 대한 연구는 물론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장을 제공한다는 사명을 띠고 1994년 발족했다. 2009년 회의 주제는 ‘교과과정 개발: ‘이론’과 ‘실제’의 연결 (Curriculum Development: Linking ‘Theory’ and ‘Practice’)’이었다. 또 ‘혁신적인 교수법 설계 탐구 (Exploring Innovative Instructional Design)’를 워크숍 주제로 삼아 이론적 목표와 실용적 목표를 동시에 다루고 충족시키려는 시도도 이뤄졌다.



열악한 조건 속에 선전하고 있는 워싱턴대학의 한국어 프로그램
이번 행사에서만 두 번의 본회의 연설과 4개의 워크숍 패널, 여섯 번의 교육 자료 시범, 그리고 무려 38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AATK 회의는 다양한 정부 지원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입수해 제공하고 한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최신 학문 연구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되기도 했다.
올해는 아시아어문학과를 포함해 워싱턴대학의 많은 학과들, 그리고 한국학 센터가 소속된 잭슨 국제학대학이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AATK 회의를 이곳에서 개최하는 것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AATK 회의 결과 보고에 앞서 워싱턴대학 아시아어문학과와 한국어 프로그램의 역사와 최근 전개 상황에 대해 짧게 소개할까 한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아시아어문학과는 1969년에 출범했지만, 이 학과에서 언어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1909년 산스크리트 프로그램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티베트어와 몽골어 강의는 없지만, 산스크리트어(1909), 중국어(1926), 일본어(1928), 한국어(1944), 몽골어(1950년대 초), 티베트어(1952), 힌두어와 타밀어(1967), 타이어(1967), 베트남어(1981), 인도네시아어(1991), 벵골어 등 수많은 언어학 강의가 진행되며 아시아어문학과의 오랜 문학 및 원전 연구의 전통을 이어왔다. 현재 중국어 프로그램에 정교수 3명, 부교수 2명, 수석 강사 1명, 강사 2명이 있으며, 산스크리트어와 힌두어 프로그램에는 정교수 2명, 부교수 1명, 강사 3명이 있고, 일본어 프로그램에 부교수 4명, 수석 강사 1명, 강사 3명이 있다.
한국어 프로그램에는 수석 강사 1명, 시간제 강사 1명이 있으며, 현재 문학이나 언어교육학, 언어학 분야 교수는 없다. 모든 사정을 감안해볼 때 이런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 ‘모든 사정’이라 함은 한국어 강좌가 시작된 시기, 하버드대학과 UC 버클리에 버금가는 도서관 장서, 한국어 과정의 질적 내용(외부 평가자에 의해 비한국계 수강생 수가 미국에서 세번째로 많으며 교수법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등이 포함된다. 스콧 스와너(Scott Swaner) 한국어문학 교수의 사망 이후 대학원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한국어 대학원 과정은 없다. 지원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한국어 전공과정(현재 17명의 학생이 있다)은 중단되었다. 그러나 부전공생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계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입문 과정은 올해 취소되었다. 한국어 프로그램이 그 잠재력을 스스로 발휘할 여력도 없고, 대학 내 다른 학부, 프로그램, 학과(한국학 프로그램 등)와 학제 간 교과과정을 효과적으로 편성하는 길도 막혀서 유감스럽게도 상황은 밝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워싱턴대학의 한국어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으며, 학생들도 계속해서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밝은 미래의 초석을 다진 AATK 연례회의와 워크숍의 성공
성공적으로 개최된 제14회 AATK 연례회의와 워크숍에 관한 밝은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기로 하자. 한국학연구소(3,000달러)와 아시아어문학과(2,000달러)의 지원이 있었기에 많은 이들은 회의의 성공을 미리 예상했다. 총 130명의 등록 회원과 기타 수많은 인사들이 회의에 참석했다. 숫자만 보더라도, 그리고 협회의 현 회원 수(150명)를 고려해보아도 회의는 정말 성공적이었다. 여러 프로그램의 대학원 조교들, 한국어반의 수많은 학부생 자원봉사자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교직원들이 뒤에서 제공한 행정적인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이런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AATK 회의에 대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은 협회 회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올해 협회 관련 업무 회의에서 논의되었듯이 AATK의 장래를 위해서는 K-12 교사들과 DLI (미국 국방외국어대학) 교수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AATK는 한국의 언어, 문학, 문화를 가르치는 데 관심 있는 모든 이를 위해 존재하고, 그들을 환영한다. 또한 진정으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건전한 중심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전망은 더욱 밝다. 독자적인 모금 및 홍보 활동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만 언급하고자 한다. 또한 워크숍과 회의의 사용 언어를 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교사들과 한국어 교수법을 배우고자 회의에 참석하는 비한국인 발표자들을 포용하기 위해 영어를 권장할 수도 있다. 이것은 어떤 언어가 회의 언어로 사용될 것인지 프로그램에 표기하는 간단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해가 거듭되면서 더욱 광범위한 이론적 접근법이 주류 무대에 수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시간 분배는 물론, 교육 자료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온라인, 오프라인 공간 개발에 대한 자금 등이 잘 분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지원으로 회의 주관 대학에 예산 전문가를 지정, 확보해야 하며, 회의 준비 작업에 대한 기록을 더욱 잘 남겨 다음 회의를 주최할 대학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며, 전임자들에 이어 AATK가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고 전국적으로 그 존재를 더욱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협회를 이끈 제5대 회장 유영미 박사의 공헌에 주목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유영미 박사의 건투를 빌며, 아울러 세인트루이스에서 개최할 제15회 AATK 연례회의와 워크숍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워싱턴대학 세인트 루이스(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김미미 박사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