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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의 자연경관과 자원, 미래를 위한 유산

  • 조회수 344
  • 행사기간 2016.08.22 - 2016.08.22
  • 등록일 2016.08.22

SPECIAL FEATURE

신안의 섬 : 깨끗한 자연과의 대화 특집 1 신안의 자연경관과 자원, 미래를 위한 유산

천도천색 Thousand Islands, Thousand Colors — 독특한 자연경관과 다채로운 자원을 품고 한국의 서남쪽 바다를 수놓고 있는 신안의 섬들. 이 곳에는 수만 년의 토착지식(indigenous knowledge)이 고스란히 쌓여 있어 그 자체가 계산할 수 없는 미래의 가치이다. 올 3월 19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29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 국제조정이사회는 신안 지역 전체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2009년 증도에서 홍도에 이르는 연안-내해-외해의 바다, 갯벌, 섬 일부 지정에 이은 확대 지정이다.

사람들은 섬으로 들어갈 때 그 이국적인 경관과 가슴을 열어주는 시원함, 더 나아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해방감, 합법적 쉼표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다. 섬 여행은 규격화된 연속적 시간에 얽매인 기계적인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불연속적 시간 여행이다. 내륙에서 섬으로, 섬에서 섬으로 이어져온 이야기들로 가득 찬 신안 섬 여행은 특히나 그러하다. 배를 타고 신안의 섬으로 건너가는 것은 섬 사람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 봇짐을 푸는 것과도 같다.

연안의 섬들
지도는 신안의 섬들 중 가장 먼저 육지와 연결된 곳이다. 이어서 인근 사옥도, 증도가 다리로 연결되었다. 따라서 이 섬들까지는 배를 타지 않아도 갈 수 있다. 람사르 습지로도 지정된 증도 갯벌의 다양한 염생식물들은 계절마다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는다. 수심이 낮은 바다 속 갯벌에 잘 보존되어 발견된 난파선 ‘신안선’은 이 일대가 고대로부터의 수많은 무역선이 지나던 요충지임을 증거하고 있다. 갯벌을 간척해서 시작한 태평염전은 현재 소금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석조소금창고와 함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문화유산은 역사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염부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이야기더미이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염도가 낮은 갯벌 천일염은 신안의 섬들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큰 자원이다.
지도의 서쪽 끝 점암 선착장에서 배로 30분 남짓 가면 신안 섬들 중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임자도의 관문인 진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임자도에는 폭 300m의 백사장이 편안한 걸음으로 서너 시간 거리인 12km에 걸쳐 펼쳐져 있다. 한국에서 가장 광활한 이 백사장 때문에 임자도를 모래섬이라고도 부른다. 이 백사장에서 바다 쪽으로 나가면 곳곳에 갯벌이 살아 있다. 작은 게를 비롯해 많은 바다 생물들이 밤새 꿈틀거린다. 그들은 밤새 둥근 모래 알을 빚어 금빛 모래땅에 그림을 그린다. 바다는 무심하게 밀고 들어와 그림을 지우고 이내 떠나가지만 작은 창조자들은 쉼이 없다. 다음 날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그림으로 그 금빛 모래땅을 수놓는다.
임자도 대광해변에서는 해마다4월에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120,000㎡(튤립공원 68,000㎡, 송림원 52,000㎡) 규모의 공원에 300만 송이의 튤립이 만개하는, 올해로 9회째 열린 국내 최대 튤립 축제이다. 임자도의 비옥한 모래질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적절한 해풍이 튤립의 속성과 잘 맞는다는 목포대학교 원예과학 연구팀의 제안을 지자체가 받아들여 새로운 자원을 창출한 성공사례이다. 이렇듯이 천연자원과 인공자원의 조화로 방문객에게 각별한 쉼표를 안겨주는 임자도가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진 섬이라는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본디 섬 전체의 절반 가량이 해수면 아래에 있었는데 섬 주민들이 긴 세월 돌을 지어 날라 둑을 쌓아 바닷물을 막음으로써 인근 6개의 섬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이 섬 북쪽 전장포의 새우젓은 맛과 품질로 우리나라 최고 새우젓 중 하나로 꼽힌다. 음력 6월에 가장 육질이 좋은 새우를 잡아 배 위에서 바로 소금에 절이고 전장포 마을 뒤 솔개산 기슭에 있는 토굴에서 장기간 숙성시키는 게 이 고장에 전해 내려오는 새우젓 비법이다. 여기에 더 세밀한 직관적 매뉴얼이라 할 수 있는 토착지식이 더해져 전장포 새우젓이 오래도록 극상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독특한 지역 특산물, 슬로우 푸드는 전통의 계승에서 나오는 것이다. 2020년 지도와 임자도를 잇는 다리가 건설될 예정이다.

철새의 낙원인 다이아몬드 제도
신안 중부권역 섬들은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분포해 있다고 하여 ‘다이아몬드 제도’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이 권역에는 널리 알려진 섬들이 여럿 있지만, 특히나 다이아몬드의 왼쪽 모서리를 이루는 비금도는 최근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친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비금도에서 서북쪽으로 10km 떨어진 등대섬 칠발도는 철새들의 휴식처이다. 아침 일찍 배로 칠발도에 다가가면 섬이 바다 안개로 덮여 마치 밑동 없이 하늘에 솟은 듯이 보인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절벽에 배를 대고 가파른 바위에 첫 발을 디뎌야 하는 무인도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섬은 바다제비, 슴새, 칼새 등 여름 철새들이 기착하여 머물고 번식하는 곳이며 특히 세계 바다제비의 80%가 서식한다. 시베리아에서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동아시아-대양주 이동경로(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상의 중요한 기착지로서 세계적으로 조류의 종 다양성 보존에 중요한 지역이다. 내해의 칠발도뿐만 아니라 홍도와 흑산도 역시 우리나라에 날아온 철새의 80%가 들러 쉬어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년 271종 30만 마리의 철새가 관찰되고 있다.
이 섬들에 철새들이 많이 기착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갯벌이다. 한국의 갯벌은 네덜란드-독일-덴마크의 바덴 해, 미국 조지아주 연안, 브라질 아마존강 하구역, 캐나다 동부 연안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신안에는 한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갯벌이 있다. 1000개가 넘는 섬들이 퍼져 있는 신안에는 매일 2차례씩 만조와 간조가 발생하는데 만조 때 바다 위에 떠있던 섬들이 간조 때에 갯벌과 그물망 같은 조수로(tidal channel)와 갯골(tidal waterways)에 둘러싸인 ‘갯벌 위의 섬’으로 변화하는 독특한 광경이 펼쳐진다.

신안 내해의 다이아몬드 제도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갯벌은 모두 풍부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갯벌-사구-섬의 복합생태계에 살고 있는 풍부한 해양생물들은 철새들의 먹이가 되고, 따라서 이 지역이 철새들의 중요한 이동 경로로 굳어진 것이다.

신안 내해의 다이아몬드 제도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갯벌은 모두 풍부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갯벌-사구-섬의 복합생태계에 살고 있는 풍부한 해양생물들은 철새들의 먹이가 되고, 따라서 이 지역이 철새들의 중요한 이동 경로로 굳어진 것이다.
도초도 서남쪽에는 크고 작은 조약돌을 얹어 놓은 것 같은 우이군도가 있다. 후박나무와 동백나무로 가득한 도리산과 바닷가 사막을 보는 것 같은 모래사장, 그리고 가파르게 버티고 선 금빛 모래언덕이 있는 섬이다. 지금은 이 모래언덕의 모래가 줄어들어 2020년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상태이다. 또 한 켠에는 돌산들이 있어 비가 오는 날에는 그 갈래를 알 수 없는 작은 폭포들이 즐비하다. 섬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4km를 걸으며 이 마을 저 마을 속으로 들어가면 구불구불 이어지는 골목길, 이끼에 검게 그을려 세월을 품은 돌담길의 고요함과 정겨움을 맛볼 수 있다.
2018년에는 이미 연륙된 신안군청 소재지 압해도와 다이아몬드 제도의 오른쪽 윗변에 위치한 암태도를 잇는 새천년대교가 개통된다. 이 대교는 다이아몬드 제도의 연륙을 촉진시킬 것이다. 연륙으로 섬 주민들의 생활이나 문화적 편의와 관련된 여러 숙원이 풀리겠지만 그로 인한 개발압력은 새로운 문제들을 낳을 것이다. 섬으로서의 고유한 특성은 바다가 가장 잘 지켜주기에.

망망한 외해에서 만나는 섬들
목포여객선터미널을 떠나 비금도와 도초도를 지나면 신안의 아기자기한 섬들을 뒤로하고 거칠 것 없는 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초행길인 승객들은 방파제가 되어주고 풍랑도 잠재우는 섬들의 보호에서 벗어나 갑자기 공중에 붕 뜨는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일 수도 있지만 쾌속선은 늘 가던 익숙한 바닷길을 소리 없이 미끄러져 간다.
흑산도, 홍도, 가거도, 다물도, 장도, 영산도, 만재도 등의 섬이 이 먼 외해에 넓게 퍼져있다. 사계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이 하루 사이의 변화무쌍한 경관만으로도 신안의 진주라 불려 마땅한 홍도, 섬에 들어갔다가 비바람으로 발이 묶이게 된다면 깊은 원시림 속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맛보게 될 신비의 섬 가거도, 섬 내륙에 독특한 산지습지를 품은 장도, 석주대문을 포함한 영산팔경의 비경을 뽐내는 영산도…. 이 모두를 아울러 흑산군도라고 칭한다.
짝지라고 하는 몽돌해변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어느 곳에서 보아도 그 명품 자태를 간직한 만재도는 흑산군도의 보물 같은 미지의 섬이다. 큰 배가 접안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섬이라 만재도행 승객들은 목포에서 출발한 배가 가거도를 지나 목포로 돌아가는 길에 바다 위에서 작은 배로 갈아타고 1km쯤 더 가야 한다. 따라서 천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접근하기 어렵다. 돌담길을 따라 섬의 언덕에 올라 걷다 보면 곳곳에 섬들이 줄지어 늘어 서 있다. 새하얀 등대 아래 주상절리는 물안개와 노을에 비쳐 조석으로 장관을 이룬다. 짝지 해변은 어민들에게는 미역도 말리고 자원 분배도 하는 생계공간이다. 섬 거주민 해녀들은 해안가 돌섬에서 미역을 따거나 바다 속 자원을 적당히 거두며 살고 있다. 경관과 자원을 보전하는 것만이 이 섬에서 살아남는 생존법칙임을 그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홍어로 익숙해진 흑산도는 위도, 연평도와 함께 한국의 3대 파시(波市)의 하나였다. 1970년대 말까지 이어진 파시는 10월까지 월별로 어종에 따라 열렸는데 1-4월의 조기파시, 2-5월의 고래파시는 흑산도를 상징할 만큼 성시를 이루었다. 1960년대에 열린 파시에 500여척의 배가 몰렸다는 기록은 과거 이곳이 선원들의 ‘골드러시(gold rush)’ 요충지였음을 말해준다. 고고학적 증거들은 흑산도 읍동포구가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한중 바닷길의 거점지역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흑산군도와 우이도 및 부속 무인도서에는 후박나무와 동백나무가 가득하다. 이 나무들은 우리나라 난온대성 상록활엽수림대(warm temperate evergreen broad-leaved forest zone)의 우점종이다.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 난온대성 상록활엽수림과 침염수림 간의 생존전략 과정을 이 곳에서 볼 수 있다. 기후와 식생의 변화를 읽고 섬의 미래 식생의 변화를 판단할 수 있는 귀중한 모판이다.

지속가능성의 관건은 인재양성
배에 올라 섬을 떠날 때 내 머릿속은 이야기 봇짐으로 꽉 차오르곤 한다. 선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은 관광객들과 섬 주민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잠을 청해보지만 어느새 섬에서 만났던 맑은 눈의 아이들이 내 앞에 아른거린다.
신안에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무한한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이 있다. 신안에서 나고 신안에서 교육을 받은 신안의 아이들을 앞으로 신안을 살찌울 주역으로 길러내야 한다. 이 아이들이야말로 도서지역의 수많은 천연자원을 보존-관리하고 자원화하는 첨단과학 클러스터를 이끌고 경관과 문화자원을 세계화할 최적임자들이다. 신안군 전체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은 그들의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구석기시대로부터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수 만 년의 세월을 이어주는 유산들로 가득 차있는 압해도는 신안의 역사도시이면서 행정 중심지이다. 그곳에 신안을 이끌 인재들을 양성할 학교를 세워 섬과 연안 과학과 문화의 전문가로 키워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멀리 목포 여객선터미널이 보인다. 유달산이 마치 어머니처럼 두 팔 벌려 사람들을 품는다. 뉘엿뉘엿 해질 녘 땅거미가 내리는 터미널 앞 횟집에도 하나, 둘 불이 켜진다. 도착 안내 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선착장 앞은 북적거린다. 짐 가방, 스티로폴 박스, 검은 봉투에 섬을 담아온 사람들이 내린다. 몸은 떠밀리듯 철부선에서 내리지만 언젠가 다시 이 배에 오를 기대로 가득할 것이다.

이헌종 (Lee Heon-jong, 李憲宗) 목포대 고고학과 교수

신안 다도해 '섬 갯벌'의 독특한 다양성

암석 기반의 신안 섬들은 육지이지만 바다의 일부분이다. 다도해 연안의 독특한 지형이 만들어 준 섬 갯벌(island-type tidal flats)이 날마다 만조와 간조에 따라 자연이 빚어내는 희귀한 장면들로 장관을 이룬다.

갯벌은 조수 간만의 차이에 의해 퇴적물들이 해양에서 내륙으로 운반되거나, 강물에 의해 육상의 퇴적물이 바다와 만나는 지역에 평평하게 넓게 쌓여 형성된다. 주로 해안선이 복잡한 지역의 만(bay)과 하구역(estuary)에 발달하며 파도에 실려 온 퇴적물은 무거울수록 연안 바깥쪽에, 가벼울수록 연안 안쪽에 퇴적된다. 따라서 갯벌은 외부에 모래갯벌(sandy flat), 중간에 혼합갯벌(mixed flat), 내부에 펄갯벌(mud flat)이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지형, 바람, 암반
신안 다도해 섬 갯벌은 이러한 연안 갯벌(costal tidal flats)의 전형성에서 예외적이다. 외해의 섬이 내해의 섬을 보호하고 있고, 외해의 섬이나 내해의 섬이나 하나의 큰 섬을 중심으로 수많은 부속섬들로 이뤄진 지형적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일반적인 퇴적 시스템과는 달리 섬의 사면과 해안선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갯벌들이 형성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서풍의 영향으로 섬의 외해에 해당하는 북서쪽에는 모래갯벌이, 중간에 해당하는 북동쪽 및 남서쪽에는 혼합갯벌이, 내해에 해당하는 남동쪽에는 펄갯벌이 발달해 있다. 또한 다양한 섬의 위치에 따라 기하학적으로 형성된 다양한 조수로(tidal channels)와 갯골(waterways)은 펄갯벌 위에 혼합갯벌이, 혼합갯벌 위에 모래갯벌이 쌓이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갯벌 퇴적 시스템을 보여주기도 한다(사진1). 섬의 남동쪽에 두껍게 퇴적된 펄갯벌은 ‘시간의 공간’이다. 갯벌의 사전적 의미인 평평함의 전형성을 뛰어 넘어 언덕을 이루고 있다. 갯벌언덕(tidal mound)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신안 다도해 섬 갯벌의 또 다른 차별성은 계절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겨울에는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받고 여름에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은 동일한 지역의 갯벌이라 할지라도 여름과 겨울의 갯벌퇴적물이 변화하는 특성을 갖게 하였다. 즉, 여름에는 혼합갯벌이었던 지역이 겨울에는 모래갯벌에 가까운 지역으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신안 다도해 섬 갯벌에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암반 갯벌(rocky tidal flats)이 존재한다. 세계의 다른 갯벌들은 연안을 따라 수평적 지형에 사구가 발달되어 있다. 반면에 신안 다도해의 섬들은 암석 기반의 땅에 빙하기 이후 수면이 상승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암석에 갯벌이 직접 닿아 있는 암반 갯벌이 존재한다.

생물다양성 보존과 갯살림 문화 전승
이러한 지형지질적 다양성은 풍부한 생물다양성의 원천이 된다. 복잡다단하게 발달한 조수로와 갯골은 산소를 전달하는 모세혈관처럼 갯벌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기하학적 모양의 조수로와 갯골이 주는 심미적 아름다움은 덤이다(사진3). 산소가 잘 통하는 산화대층(oxidized layer)이 두텁다는 것은 다양한 갯벌 저서생물(benthos)들이 살아갈 최적의 조건임을 의미한다. 서식하는 대형저서생물(macro-benthos)의 종수만 비교해도 생물다양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14,000㎢의 광대한 지역에 펼쳐진 네덜란드-독일-덴마크의 바덴해 갯벌에 약 160여종이 서식하는 데 비해 그 2.8%에 해당하는 400㎢의 신안 다도해 섬 갯벌 지역에는 약 600여종이 서식한다.

생물다양성은 다시 문화다양성으로 이어진다. 수 천년 동안 이 터전에서 이어진 인간 활동을 ‘갯살림 문화(living culture on tidal flats)’로 전승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사명이다. 신안군은 섬 갯벌 다양성의 보호 및 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5월에 신안 다도해의 일부(573.1㎢)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올해 3월에는 신안 다도해 전체 지역(3238.7㎢)으로 확대 지정되었다. 현재 한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서남해 섬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문경오 (Moon Kyong-o)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사무국장
(Secretary-General, World Heritage Promotion Team for Korean Tidal Fl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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