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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중앙아시아 정상급 실무회담-양자다자협의

  • 조회수 213
  • 행사기간 2018.03.26 - 2018.03.26
  • 등록일 2018.03.26

3.15-3.16 중앙아시아 정상급 실무회담에서 나타난
중앙아시아 역내협력

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중앙아시아·몽골학과

박사과정 김재민


지난 315일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는 역사적인 중앙아시아 정상급 실무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번 실무회담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의 대통령과 투르크메니스탄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투르크메니스탄이 대통령 대신 국회의장이 참석하여 완벽한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이 되지 못한 점은 이번 회동의 한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5개국이 9년 만에 정상급 실무회담을 가졌다는 점과 이러한 회담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매년 이어질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고 하겠다. 중앙아시아 현지 언론 및 전문가들 역시 이번 회담을 계기로 그간 경색되었던 중앙아시아 국가 간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주요 내용은 첫째, 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역 협력이다. 지역 내 무역 활성화,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 물류 거점으로서의 지역 개발, 수자원 및 에너지 자원의 합리적 사용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상호 이익을 충족시키는 지역협력을 강조하였다. 둘째, 지역 안보 강화다. 테러리즘, 종교적 극단주의, 불법 이민, 마약 밀매, 초국가적 조직범죄, 아랄해 문제,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 한 국가의 상황이 이웃 나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셋째로 중앙아시아 국가의 국민들 간 관계 회복이다.

사실 이번 실무회담은 사전에 초청국인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국가 간의 이해가 사전에 상당히 조정되었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 회담의 실질적 내용과 성공 가능성 등은 이전에 이미 이루어진 카자흐스탄과 나머지 4개국간에 이루어진 양자회담의 성과들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정체되었던 중앙아시아 국가들간의 문제들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기여와 주도에 대한 지원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후 약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의 철도 운송 비율이 44% 증가하였고, 양국의 총 무역액은 20억 달러에 달하는 등 경제 교류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는데, 양국 정상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은 총 무역액을 50억 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에 합의하였다.

또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양국 민족의 유대관계를 상기시켰다. 카자흐스탄은 금년을 카자흐스탄 내 우즈베키스탄의 해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진정한 형제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며 두 국가 사이에 공통된 세계관, 문화, 종교 및 전통이 존재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더하여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아부라이한 비루니(-비루니), 아부 나사르 파라비(-파라비), 아흐맷 야사위, 알리셰르 나보이, 아바이 쿠난바예프 등과 같은 많은 위인들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문화의 공통된 역사임을 강조했는데, 이러한 민족적, 역사적 유대는 경제적인 동반성장의 바탕임을 언급하였다.


카자흐스탄-키르기즈스탄

제옌코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2017년 후반기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인 20171225-26일 카자흐스탄을 공식 방문하여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협력상황의 개선 및 현안 해결을 위해 키르기스스탄 정부 각 부처에 이와 관련된 지시를 하였음을 언급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지역 모든 문제들이 점차적으로 해결되고 있음을 강조하였는데, 또한 제도적 문제, 무역 및 경제 관계 개선 상황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역내협력과 관련된 로드맵에 따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향후 협력과 지역통합체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급 실무회담이 개최되기 하루 전인 314일에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타지키스탄의 라흐몬 대통령은 공식회담을 진행하였다. 이번 양자 회담은 큰 틀에서 주로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안정 회복을 위한 공동 행동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지역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아프가니스탄 문제는 다른 국가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고 국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양국은 공통의 입장과 비전을 가지고 있음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라흐몬 대통령은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공식 문서에 서명하였다.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 양국의 재입국에 관한 협정, 상호주의에 따른 상대국민의 체류에 관한 협정, 2018-2019년 양국 외교부 협력 프로그램, 타지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국민의 사회보장부 및 보건부 간의 상호 이해 양해각서, 노동인구 및 노동 분야에서의 타지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국민의 사회보장부 및 보건부 간의 상호 이해 양해각서, 이 외에도 종교, 노동 및 서비스, 독점 방지, 관광, 부패방지를 관장하는 다양한 부처 간의 상호 이해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전통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였고 최근 양국은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타지키스탄의 대외 무역 2위를 차지하는 주요 대외 무역 파트너로, 2017년 양국 간 교역량은 71600만 달러로 2016년에 비해 약 31.5% 증가하였다.

양국의 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로 일어나는 지역 안보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타지키스탄이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카자흐스탄이 동의함에 따라 중앙아 5개국 정상회담에서 중앙아시아 전체의 안보문제가 의제에 포함되었다. 사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민족, 문화, 종교 등에서 유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테러나 기타 역외 국가들의 위협에 공동 대응이 불가피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베르디무하메도프 아들이며 투르크메니스탄 국회(마질리스) 의원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와 만났다. 이번 5개국 정상급 실무회담을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은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대신 아들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의원과 국회의장을 아스타나에 파견하였다.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대표단과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면담은 사실상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특사와의 면담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5개국 정상실무회담에는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대신 투르크메니스탄 국회위원장이 참석하여 투르크메니스탄은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들과의 양자 및 다자 외교 협력을 우선시 할 것이다. 또한 중아아시아 국가 간의 풍부한 상호 교류의 경험이 중앙아시아에서 우호적인 상호 관계의 확대와 심화를 촉진 시켜줄 것이다.”라는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의견을 전달하였다.


이번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무엇보다도 9년 만에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급 회담이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그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은 1991소연방 이후의 공동 활동과 관련된 쟁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1993년 중앙아시아 국가 파트너쉽을 위한 기구 설립에 관해 논의하였다. 이후 1995, 1998(비공개로 진행), 1999, 2009년에는 아랄해 문제 및 탈레반과 관련된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번 회담은 그 내용에 있어서는 지난 26년 간 6차례 이루어졌던 정상급 회담과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오늘날 중앙아시아 국가는 독립 초기와 비교 할 때 정치, 경제, 사회전반에서 비교적 안정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이와 비례하여 경제, 지역안보 분야에 있어 각 국가 간의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높아졌다. 지금까지는 중앙아시아 제 국가는 러시아 혹은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다양한 국제협력기구들 안에서 제각기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3월 회담에 앞선 카자흐스탄과 역내 4국의 개별회담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중앙아시아만의 구성체를 만드는 초석이 된 점에서 중요하다. 이 바탕에서 이루어진 3월 회담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했던 과거의 다양한 국제협력기구들과 달리 중앙아시아 지역만의 현안과 이익을 염두에 둔 점에서 향후 유럽의 EU, 동남아시아의 ASEAN과 같은 중앙아시아만의 강력한 지역협의체 탄생의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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