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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현대 중앙아시아 청년세대의 대중문화와 KVN열풍

  • 조회수 340
  • 행사기간 2018.07.16 - 2018.07.16
  • 등록일 2018.07.16
현대 중앙아시아 청년세대의 대중문화와 KVN열풍


김상철(한국외대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1. 현대중앙아시아의 다원성을 이해하는 코드: KVN

 

페레스트로이카로 상징되는 개혁, 개방 정책과 소비에트 연방의 와해, 자본주의 경제체제로의 급속한 편입 및 서구적 가치들의 대대적인 유입 및 확산 속에서 중앙아시아 공간은 총체적인 전환의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중앙아시아 문명권은 투르크 민족성, 페르시아 문화의 역사적 전통, 그리고 이슬람 문화와 아시아성이라는 역사적 가치로서의 의의가 존재한 공간이었지만, 러시아제국과 소비에트시기에 중앙아시아 민족들의 정체성은 개별 민족 내부에서 발전, 공유 및 확대의 과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1991년 소련 붕괴를 계기로 국제사회에 독립주권 국가로 참여하게 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주권선언으로 상징되는 정치적인 독립을 선언하였다. 이후 제도를 구성하는 내용들은 자민족중심주의 등의 요소들이 도입됨으로써 독자성을 드러내는 주요 요인들로 작용 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독자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말기부터 소련 전역에서 불어왔던 민족주의 정서들을 기반으로 하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소비에트 체제에서 정치사회문화를 구성했던 제도와 프레임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독립이 선언된 지 30여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중앙아시아 개별 국가 공동체들의 여러 구성요소들 가운데 상당수는 개별 공동체 단위의 독자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프레임들이 소련시기의 그것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프레임들 내부의 콘텐츠들에는 개별 국가 단위의 민족정체성을 표출하는 독자적인 요소들이 일부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되어서는 안 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 문화의 이중적 구조는 특히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중앙아시아의 대중문화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기존의 평면적인 접근으로는 드러나기 힘든 심층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통시적인 분석과 공시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학제적인 접근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특히 도시청년 세대의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 차원에서 방송문화 영역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어로는 "재미있고 창의적인 사람들의 클럽"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KVN(러시아어: КВН, КлубВесёлыхиНаходчивых, Klub Vesyólykh i Nakhódchivykh 또는 Ka-Ve-En, 의 약자)은 소련시기에 만들어졌지만 오늘날에도 중앙아시아 도시 청년세대 문화를 대표하는 TV프로그램이다. 1961 11, 소비에트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프리즘이 약화되던 해빙기 무렵에 제작되어 당시 대학생으로 대표되는 청년세대문화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었던 KVN(КВН)은 소련 붕괴이후에도 중앙아시아 각국의 주요 대학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KVN 연합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매년 5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KVN을 시청하며, 40,0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경쟁했으며, 정기적으로 경쟁하는 팀이 약 3,000개에 달하며, 100개 이상의 도시가 KVN 게임을 운영한다. 또한, 20년 이상 방영된 KVN은 러시아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KVN에 대한 인기를 파악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송 관련 지표나 인기도 순위를 파악할 수 있는 개별 국가 단위의 공식자료가 발표된 바는 없다. 따라서 KVN에 대한 개별 국가별 인기도를 추정해볼 수 있는 간접 지표는 Youtube에서 검색 및 시청이 가능한 개별 국가별 KVN영상물 가운데 가장 조회수가 높은 경우를 개별 국가 인구와 대비를 통해 추산해볼 수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 및 러시아에서 KVN프로그램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젊은 연령대가 중심이지만, 다음의 표를 통해 나타나듯이 인구 대비 시청(조회)율에서 나타나는 것은 단순히 이들 연령대만이 향유한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높은 비율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Youtube를 통한 시청이기 때문에 인터넷 환경이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열악하거나 국가가 외국의 인터넷 소스에 대한 접근을 일정부분 통제하고 있는 국가들에서는 인구 대비 시청(조회)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 중앙아시아 국가 및 러시아의 인구대비 KVN 시청(조회)수 비율 >

 

nbsp;

키르기스

공화국

카자흐스탄

투르크

메니스탄

타지

키스탄

우즈

베키스탄

러시아

인구

550만명

1,800만명

523만명

800만명

2,800만명

14,000만명

최다

조회수*

290만회

520만회

51만회

63만회

77.5만회

1,900만회

인구대비 시청(조회)

52.7%

28.8%

9.75%

7.8%

2.76%

13.57%


*최다 조회수는 개별 국별 KVN영상물 중 Youtube조회수가 가장 높은 사례를 반영.

 

국가별 비율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상위권인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youtube의 영상물을 안정적으로 시청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 환경이 안정적인 점도 조회수가 높게 나온 것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들 두 국가는 러시아의 비율보다도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이른바 국민프로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KVN은 중앙아시아 방송과 대중문화의 사유화 및 세계화, 중앙아시아 청소년/대학생 문화 그리고 중심부(러시아)-변방부(중앙아시아) 관계의 재구성 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현대중앙아시아의 도시 대중문화 이해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CIS의 전 지역에서 매년 아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KVN이 대학생들이 국가가 아닌 기업의 지원을 받아 자발적으로 준비하여 참가하는 대회라는 점과 앞서 언급한 국가의 담론에 대한 해학적인 재해석과 풍자가 허락된 유일한 축제의 장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청된다.


2. KVN의 역사와 특징

KVN(КВН) 1957년 세르게이 무라토프가 제작한 프로그램인 유쾌한 질문쇼 «Вечервесёлыхвопросов»”가 원형으로,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방송프로 «Гадай, гадай, гадальщик» (чеш. Hádej, hádej, hadači)를 모델로 하고 있다. 1957년 생방송 프로그램 유쾌한 질문쇼«Вечервесёлыхвопросов»”에서는 청중들이 방송 진행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으며, 유머가 반영된 답변이 선호되었는데, 이러한 접근은 당시 매우 긍정적인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3회만 제작되고 중단되었다가, 1961 11월 제작 재개가 논의되어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새로운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KVN(КВН)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는 지금까지 근간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소련중앙 텔레비전 채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부각되어 KVN-49로 불리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KVN(КВН)열풍이 소련 전역에서 일어났고, 이러한 형식의 게임들이 각급학교, 유소년 캠프 등에서 행해지게 되었는데, 소련 전역의 대학교에서 KVN토너먼트가 개최되었고, 이를 통해 선발된 최고의 팀들이 방송에 출연하였다.

참가팀들이 빈번하게 소비에트 현실이나 소비에트 사상을 비판적으로 다루게 되면서 방송 프로그램은 생방송에서 녹화방송으로 변경되었고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을 다루는 개그는 방송에서 삭제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관련 정부당국이 개입하기 시작하여, 검열이 엄격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턱수염이 있는 출연자는 칼 마르크스를 흉내낼 우려가 있음으로 인해 출연이 불가능한 정도로 규제가 강화되었다. 1971년말 방송제작진의 결정으로 종료되어방송국장인 라핀과 프로그램 제작자인 무라토프가 협의하여 프로그램은 종료되었는데, 이는 이른바 1970년대초 소련이 정체기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KVN 1980년대 중반 소련사회에서 페레스트로이카 열풍이 불면서 1986년 방송이 재개될 수 있었는데, 1960년대KVN에 출전했던 구성원들이 프로그램 부활의 주축이었고, 프로그램을 최초로 제작했던 제작진들이 심판단으로 관여했고, 프로그램이 구소련 전역을 대상으로 다시 소련시기와 같은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이후에도 이들은 방송 프로그램의 귀빈으로 초청되어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KVN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소련 붕괴이후 러시아어권 사용 국가로부터 서유럽 등으로 이주한 이주민 공동체가 서유럽, 이스라엘, 미국 등에서 확산되어 가면서 이들 국가들에서도 KVN이 개최되고 있다.

KVN리그는주관조직위 겸 기획사인 «АМиКовские»가 주관하는 공식리그, 이와 상관없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비공식 리그로 운영되는데, 개별 리그는 고유한 일정, 규칙, 감독, 사회자, 심사단으로 구성되고, 리그의 최고 책임자인 감독은 알렉산드르 마슬랴코프와 АМиК가 지명하고 있다. 공식리그의 참가팀들은 매년 1월 러시아소치에서 개최되는 KIVIN(КиВиН) 페스티발의 결과들에 따라 결정되며, 이 성적에 따라 해당년도 참가리그가 정해진다.

KVN리그는 크게 4개로 구분될 수 있는데, 텔레비전 중계 리그 가운데 Major League(Высшая), 프리미어 리그는 러시아 채널1에서 방송되며, 1리그(새로운 시즌으로 방송사 미정), 국제리그는 벨라루스 STV가 방송을 책임지고 있다. 중앙 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은 소치 페스티벌 참가와 관련되어 높은 평점을 받으며, 2015년 이후로는 1 KIVIN(КиВиН) 페스티벌을 통해 중앙리그 챔피언들에게는 다음 시즌 TV리그 참가를 보장받고 있다. 지역간(inter-regional) 리그 참가팀들은 소치페스티벌 참가와 관련된 평점을 받게되며, 2013년에 새로이 지역(regional)리그가 형성되어, 자격심사 성격인 매년 1월 소치 페스티벌에 참가하지 않는 팀도 이 리그에 참가가 가능해졌는데,이 리그의 목적은 지역단위 새로운 KVN팀을 형성하고 이들의 역량을 발전시키는데 있다. 여기에는 텔레비전 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팀들 가운데 평점이 없는 시즌 참가팀 또는 페스티벌에 참가하지 않는 팀들이 주요 참가팀들이다.[1]


3. 21세기 중앙아시아 사회의 KVN열풍이 보여주는 의미

KVN은 전 세계에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지역 공동체들이 선호하는 최장기 프로그램이자 대중 방송문화로 정착되었다. KVN 연합회장인 알렉산더 마슬랴코프는 수십년간 이 프로그램을 계승 및 확대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최고의 상을 받은 바 있다. KVN 참가자들은 CIS지역별 예선전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본선이라 할 수 있는 독립국가 연합 국제전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중앙아시아 예비 기성세대라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젊은 세대의 문화에서 소비에트 시기의 문화요소들과 독립 이후의 이른바 독자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공존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KVN 1961년 시작된 이후 초기 프로그램 포맷은 현재의 포맷과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초기 KVN의 성격과 오늘날 KVN의 성격이 여전히 같은 명칭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사회적인 요구나 사회상 변화를 수용하였음을 의미한다. 중앙아시아의 방송문화나 미디어에서는 콘텐츠 구성 측면에서 러시아를 구심점에 둔 글로벌화의 역동성과 자국 문화가치의 중시라는 긴장과 공존의 의식이 상충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세계통합주의(globalism)과 지역중심주의(localism)가 결합해 탄생한 글로컬리즘(Glocalism)이라는 개념에서 드러나듯이, 세계화와 지역화가 이분법적 대립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새로운 문화질서 체계로 나아가는 힘 속에 중앙아시아의 대중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KVN 활동을 러시아와 연계하여 여전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로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대표적이다. 이들 국가들에서 지역예선을 통과하여 러시아에서 열리는 본선에 참여하는 KVN팀들은 이른바 러시아인들에게 일반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자국민의 이미지나 스테레오 타입 등을 기반으로 하여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7000여 킬로미터 국경선을 접하고, 인구 가운데 러시아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또 도시 카자흐인들은 여전히 러시아문화를 선호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유라시아경제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이러한 러시아문화 지향성은 KVN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Kazahi, Sparta 같은 팀들은 최근에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카자흐스탄 대표 KVN스파르타 2017 공연 >



그러나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또한 러시아적인 유머코드의 수용에 동의하지 않는 이른바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카자흐 일부 젊은 세대들은 이른바 카자흐만의 KVN이라 할 수 있는 자이다르만 (ЖАЙДАРМАН)프로그램을 2005년부터 만들어 시사-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프로그램 형식은 러시아어 KVN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나, 프로그램 전체가 카자흐어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내 Jaidarman.kz라는 기업이 독립적으로 운영함. 카자흐어를 사용하는 카자흐 청년층이 주요 참여자들이다. 현재 최고 리그에서20개 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각자의 출신 지역, 대학교 혹은 그 외 소속기관 등을 기준으로 팀을 구성해 참가하고 있는데, 현재 최고 리그에는 대학교에서10개 팀, 개별 지역에서 8개 팀, 기업에서 1개 팀(카작 테므르 졸르-철도기업), 국가 기관에서 1개 팀(악토베 시청)이 참여하고 있다. 2005~2016년 챔피언으로 선발된 팀들은 카자흐스탄내에서도 카자흐어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카자흐어로만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카자흐어 KVN인 자이다르만의 목적은 국가언어인 '카자흐어'의 사용 증대 및 입지 강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카자흐스탄-2050 전략' 확산 및 홍보,'Intellectual Nation-2020' 정책의 목표 실현, 카자흐스탄 청년 세대를 올바르고 건강한 삶의 방향으로 유도, 청년 세대의 창의성 발전 및 지적 잠재력 실현, 카자흐스탄 국민의 언어적, 문화적,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청년 세대의 정식적, 도덕적 정체성 형성, 청년 세대의 시민활동 참여 증대, 교육적 활동 권장, 청년 세대의 지적, 창의적, 사회적 활동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리더십 및 조직 기술, 책임감 및 성실함 함양, 국민 합의를 이끌고, 카자흐스탄 국민의 전통 및 관습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 제공에 있다.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러시아에 외국인 노동자를 가장 많이 송출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해당되며, 경제적으로 이러한 러시아에서 외국인노동자로 활동하고 있는 키르기스인, 타지크인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금액이 본국 경제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언어적인 측면에서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러시아어에 국어인 키르기스어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어, 사회에서 러시아어 학습, 사용이 일반적이다. 러시아인 공동체 규모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는 이른바 중산층 이상 키르기스인들의 러시아어 또는 러시아문화 지향성이 반영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 키르기스스탄 대표 KVN 출전팀 아시아믹스 2015 공연 >



키르기스스탄 역시 자국내 KVN리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키르기스어 리그는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러시아어 리그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인접한 주로 카자흐스탄의 참가팀들과 같이 리그 경연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카자흐스탄보다 정치적인 민주주의가 앞서 있는 상황으로 인해 키르기스 팀들은 현 권력자 및 통치권력에 대한 정치풍자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KVN에는 키르기스 주요대학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데, 1996년 키르기스스탄 자체리그 시작후 중고등부 리그도 개최하고 있으며, 각 계절별로 계절컵(cup)을 만들어 봄리그, 여름리그, 가을리그, 겨울리그, 새해리그 등 계절별 우승컵으로 다양한 팀들의 참여 유도 및 키르기스스탄 내 KVN 관심을 제고하기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심이 되는 중앙아시아리그, 유라시아리그, 카자흐스탄 리그에 참가해서 키르기스 KVN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특히 2016년 이후로는 키르기스스탄을 대표하는 아시아믹스 CIS전국단위의 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타지키스탄 역시 키르기스스탄과 마찬가지로 많은 자국민이 러시아에서 외국인노동자로 활동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러시아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어서 여전히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러시아문화의 요소가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KVN 본선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3개국과 과거 다른 경향을 보여왔던 우즈베키스탄은 이전에는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본선에는 독립 이후에는 참여하지 않아 왔는데, 이는 독립 이후 우즈베키스탄에서 이른바 KVN이 가지는 풍자라는 측면에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우즈벡 전통문화의 요소 또는 우즈베크만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콘텐츠들 위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독립 이후 우즈베키스탄이 보여주었던 대외적인 독자노선을 변경하여 우호적인 관계형성으로 전환함에 따라 변화되고 있는데, 특히 2016년 카리모프 대통령 서거이후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정상화 및 더 긴밀하게 하는 방향으로 전환함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KVN본선 무대 참여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21세기는 로컬리즘적인 폐쇄성글로벌리즘의 획일성에 대한 극복 대안으로서의 글로컬리즘을 지향하고 있다.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의 관계를 이분법적으로 이해하는 자체가 이미 모순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바, 그 둘이 지니는 한계를 극복하고 조화로운 관계의 세계 질서를 수립하려는 의도는 이른바 글로컬리즘으로 이미 실천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아시아의 KVN글로벌리즘을 품은 로컬리즘, 로컬리즘을 옹호하는 글로벌리즘의 주된 현상으로서, 독립 이후 러시아와의 역학관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현대중앙아시아 도시청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정체성과 지향성을 대표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1] 2017년 시즌에 KVN은 지역, 연령 및 조직 특성에 따라 공식리그의 일환으로 텔레비전 리그가 4, 중앙리그가 8, 지역간리그 10, 지역리그 51(CIS개별국가별 공식러시아어리그 포함), 특별지위 리그인 전러시아유소년리그, 정부기관리그, 축하리그가 1년간의 일정에 따라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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