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카자흐스탄 대통령 교서에 나타난 국가 발전 방향

한국외대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원

김재민

지난 10월 5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브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시민의 복지 증진: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제로 교서를 발표했다. 교서 발표에 앞서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독립 이후 견고한 경제적 기반을 확립하고 국제사회 및 지역에서의 국가 위상을 제고한 점을 높게 평가하였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발전을 경제적 번영의 기초로 보고 있으며 2050년까지 세계 30개 선진국의 클럽에 가입하는 것을 국가의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천명하였다. 이어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은 세계가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심하게 겪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 및 국영기업의 책임자는 카자흐스탄 국민의 복지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는 카자흐스탄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지침으로 향후 카자흐스탄의 정책 방향을 가늠케 한다.

교서의 내용

이번 교서는 카자흐스탄 시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내용으로 주민의 소득 증가, 삶의 질 향상, 편안한 생활환경 조성, 시민 위주의 국가기구, 효과적인 외교정책, 카자흐스탄 전체 국민의 참여 등 총 6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주민의 소득 증가는 전문가가 되거나 적절한 소득을 보장 받거나 또는 창업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은 이를 위해 2019년 1월 1일부터 최저급여를 2만 8천 텡게에서 1.5배 인상하여 4만 2천 텡게까지 끌어올릴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 다음으로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부분의 카자흐스탄 국민에게 소득을 제공하기 위해 안정적인 사업 성장 기반을 형성하고 민간 투자를 촉진하며, 시장의 자유를 증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첫째, 2010년 시작한 국가발전 프로그램인 ‘로드맵 2020’을 2025년까지 연장하고 연간 300억 텡게를 추가 지원한다. 둘째, 경제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유틸리티 관세와 자연 독점을 통제한다. 셋째, 불법적인 행정 압력과 형사 기소 위협으로부터 사업을 보호하며 지하경제를 줄이고 행정을 투명하게 관리 한다. 넷째, 수출 지향적인 산업화를 추구 한다. 다섯째, 농업 및 산업 잠재력을 개발하여 2022년까지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가공 농산물을 2.5배 수출한다. 국가의 지원 조치는 현대 농업기술의 대규모 유치에 중점을 두어야한다. 여섯째, 혁신과 서비스 분야의 개발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대체 에너지, 신소재, 생물, 의학, 빅 데이터, 인터넷, 인공 지능, 블록체인 등과 같은 미래 경제영역의 개발을 보장한다. 일곱째, 실물경제를 발전시키고 거시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금융부분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세부적 지침을 언급하였다.

삶의 질 향상의 구체적인 요소인 교육, 의료, 주택,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을 위해 정부는 사회 부문, 보안 및 인프라에 중점을 두는 예산 지출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교육, 과학 및 보건에 대한 지출을 5년 이내에 GDP 대비 최대 10%까지 늘여야 하며 이를 통해 모든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의료 서비스의 질은 주민 복지의 주요 구성 요소이므로 농촌 지역에서 1차 의료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 의료 종사자의 급여를 늘여나간다.

편안한 환경을 조성을 위하여 양질의 합리적인 주택을 공급하고, 국토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및 고용 모델을 개발한다. 이에는 환경, 교통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더하여 법 집행 기관의 활동에 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시민 위주의 국가기구는 첫째, 공무원은 국가와 사회의 격차를 축소한다. 둘째, 비효율적인 지출을 배제하여 지출을 최적화 하는 체계적인 조치를 한다. 셋째, 지속적인 부패 척결을 실시한다. 넷째, 정부와 모든 국가 기관의 업무 형식과 적자 축소한다. 다섯째, 개혁에 대한 통제 메커니즘 강화로 개혁과 주요 전략 문서의 이행을 모니터하고 평가하기 위해 대통령 집행부에 국가 현대화 사무소를 만들고 관련 임무를 부여하는 작업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효과적인 외교정책은 카자흐스탄의 성공적인 현대화를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외 정책을 추가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 평화로운 비전과 명확하게 정의된 원칙이 필요하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관계는 상당히 모범적이다. 유라시아경제연합은 성공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렸다. 중국과의 관계는 포괄적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로 합의하였으며, 가장 큰 무역 및 투자 파트너로서 EU와의 역동적인 협력을 계속할 것이다. CIS국가, 터키, 이란, 중동국가 및 아시아 국가들과의 양자 협력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외교정책은 실용주의 원칙에 입각한 국익 추구가 필요하다.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개혁의 본질과 조국의 번영을 위한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표를 중심으로 사회를 통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영역에서 근대화 과정이 추진되어야 한다.

교서의 기대 효과

이번 교서를 통해 카자흐스탄은 정책적 노선을 분명히 할 것이며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다. 소득 증가 정책을 통해 모든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의 기업에서 일하는 130만 명이 수혜자가 될 것이고,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조직의 27만 5천명의 근로자들의 임금은 평균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가 이 사업을 위해 2019-2021년 동안 국가 예산에서 매년 960억 텡게를 할당 한다면 카자흐스탄 근로자의 임금의 질은 상당히 향상될 것이며 이를 통한 유효수요의 증대로 카자흐스탄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 창출 노력을 통해 3년 후에는 최소한 2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2240억 텡게의 세금 및 3조 텡게의 상품 생산을 보장될 것이며 이는 카자흐스탄 국민의 안정적 생활기반 확충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다. 또한 경제의 경쟁력 제고, 불법 행정과 지하경제의 타파,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 향후 3년 동안 매년 최소 1000억 텡게를 추가로 지원한다면 경제의 활성화는 크게 향상되며 투명성과 공정성의 확대로 외국의 평가도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 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장려책은 카자흐스탄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작업으로 소수의 대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 보다 훨씬 건전한 경제구조를 형성할 것이다.

삶의 질에 대한 언급은 선진국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카자흐스탄의 강렬한 욕구를 잘 표현하고 있다. 교육 분야는 취학 전 교육에서 고등교육까지 지원하고 교사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 등에도 세심한 관심을 보인다. 의료 및 주택 문제, 안전 문제 또한 중요한 문제로 꼽고 있다. “시민이 안락하고 편안한 환경을 누릴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하급 기관에서도 잘 실천된다면 카자흐스탄은 무서운 속도로 사회적 변화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편안한 환경의 조성을 위해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빈곤층의 주택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법 집행기관의 개선은 불안한 치안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이며, 사법제도의 현대화는 주민의 공정한 법의식을 확산시킬 것이다.

시민위주의 국가기구 구성은 방만한 행정과 권위적인 공무원의 부패와 권력 남용을 척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의지대로 일선에서 정책이 잘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나 이러한 노력은 분명 카자흐스탄의 공직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정책에 대한 언급은 결국 카자흐스탄의 지정학적 입장과 경제적 여건을 볼 때 주변국가 뿐만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향후 교역대상국의 확대를 꾀하는 전방위적 실용주의를 천명한 것으로 정치적 안정과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카자흐스탄의 입장을 잘 반영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국가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통합을 호소한다. 어떤 사회든 분열되어서는 발전을 약속할 수 없다. 국민이 화합하고 사회가 한 뜻으로 통합될 때 국가의 발전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미래의 비전 제시와 함께 국민통합을 설득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한마디로 이번 교서에서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은 국가전체의 발전 전략 및 구체적 실천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의 선례가 활용되겠지만 향후 카자흐스탄의 국가발전 전략에는 한국의 과거 경험과 기술력 이전 등 상호 협력체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이 오랫동안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고 한국의 발전 모델이 카자흐스탄에 상당히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의 국가 발전을 간절히 희망하는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국가의 목표를 설정하고 ‘부유하고 사람들이 조화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호소한다. 이번 대통령 교서는 카자흐스탄 시민의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에 초점 맞춰져 있다. 교서를 통해 개도국 수준을 넘어선 카자흐스탄이 복지국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최저 임금을 높이고 교육과 과학기술 발전에 많은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은 단지 저소득층 해소에 그치지 않고 교육을 통해서 더 높은 질의 인력을 배출하고 그를 통해 전반적인 국가발전을 추구하는 총체적인 국가 설계라는 점에서 이번 교서의 의미가 매우 크다고 사료된다. 특히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이 포스트 나자르바예브 시대에도 카자흐스탄이 지속적인 발전을 성취하도록 염려하는 내심을 다분히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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