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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미국 랜드연구소 김수현 3개월차

  • 등록일 2023.12.06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김수현
인턴십 분류 싱크탱크
파견기관 미국, 랜드연구소
파견기간 2023년 9월 ~ 2024년 2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3개월차
내용



항상 날씨 이야기로 시작하는 월간보고서입니다. 가을과 겨울로 접어들고 있지만 산타모니카 날씨는 항상 청량합니다.

연구

개인 연구 이외에는 행사가 없었습니다. 저번 달 한국 관련 컨퍼런스 리포트 작성 이외에는 (그리고 개인 연구 이외에는) 어떠한 과제도, 일도 없기 때문에 박사과정처럼 개인시간이 많이 주어지고 그 시간내에 무엇을 하느냐는 철저히 본인에게 달려있습니다. 이렇게 주어진 자유가 가끔 두려워집니다. 제 선택이 100 퍼센트 결과로 돌아오기 때문에 모든 blame 도 저에게, 모든 credit도 온전히 저에게 옵니다. 저는 자율성이 창의력과 긍정적으로 직결되는 사람이라 어떤 프로젝트에 자율성이 더 많을 수록 실험정신과 창의적인 생각이 더 많아 지지만 또한 자율성이 생산력과는 부정적으로 직결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것은 싫어하지만 뜨거워야 움직이는 사람이기에 저에게 주어진 자유를 어떻게 책임감 있게 대해야 할 지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가끔 이 고민이 공포심으로까지 변하는 데 이때는 격한 운동을 하면 해소가 조금은 됩니다. 스트레스를 더 큰 스트레스로 이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아침 명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부분을 다루는 것은 평생 숙제인 것 같습니다.

다음달 부터는 랜드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수업 2개를 필수적으로 듣고 시험도 봐야하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끝과 시작이 있는 형태일테지만 이번달은 철저하게 온전한 개인연구 시간입니다. 어드바이저의 가이던스에 따라 연구 methodology를 만들고 12월 달 쯤에 qualitative research를 할 수 있도록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랜드연구소는 대학사설 연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practical 한 연구를 중시합니다. 때문에 제 연구 방향도 어드바이저분과 몇 번의 미팅 끝에 방향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항상 학문적인 연구에 익숙해 있던 저라 이렇게 practical한 연구는 경험이 없어 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랜드연구소에서는 여러가지 학문서적/잡지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매주 어드바이저와 연구 미팅 이외에는 개인적인 시간이 너무 많은 만큼 나태해 지지 않으려 하루에 한 번은 저널 논문을 하나씩 읽으며 새로운 theory/methodology/analytical framework 에 대한 노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일상

일본에서 온 다른 fellow 분과 연구교류도 하고 연구를 도와주고 계시는 다른 분이 랜드연구소 보드게임 동아리에 초대해 주셔서 공짜 피자와 보드게임도 했습니다. 추수감사절 휴가가 겹쳐서 수,목,금요일은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서 서핑과 수영을 잔뜩 하고 돌아왔습니다. 또한 산타모니카 옆에 Venice 라는 곳에서 맛있는 것도 몇 번 먹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불닭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산타모니카 해변근처에서 3개월 살며 느낀점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영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평소 영국 영어를 씁니다. 미국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무지한 편입니다. 가끔 미국영어를 해보라고 하면 웃기게도 California Beach girl 처럼 Oh my god~~ 이라고 하며 오버스럽게 흉내를 내곤 했습니다. 해변에서 살며 까탈스럽지만 자유분방한, 수영을 좋아하고 태닝을 한, 미디어에서 많이 보던 여자의 흉내를 내곤 했지요. 비록 산 지는 3개월 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제 머리속에는 이런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해변과 바다와 내리쬐는 태양, 그리고 그 아래에 사는 사람들이 더이상 우수꽝스럽게 흉내내는 멀기만 한 대상이 아니라 이제는 경외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고 해변도 경외롭습니다. 이 곳에서 햇볕을 쬐고 파도를 타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과 아주 가깝게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바다를 좋아하지 않았던 저에게 이 도시는 파도모양의 목걸이를 사게 하고, 피부가 타는 것이 싫어 모자를 항상 쓰고 다녔던 저에게 습도가 거의 없어 따스하지만 차가운 햇볕을 쬐게 합니다.

앞으로 3개월이 더 남았습니다. 그동안 연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또 연구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응용할 지, 또 일상에서도 제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할지 마음이 설랩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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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enice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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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enice 에서 맛있다고 유명한 케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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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사 가다가 예뻐서 찍은 정체모를 붉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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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파도 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