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업무 및 유의사항
한국실 재단장을 준비하면서 전시에 포함될 컨텐츠 관련하여 흐름을 보다 보면 한국의 역사에 관련해서도 그동안 지식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강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국 교육과정에서 물론 한국사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개인적으로도 역사를 좋아해 나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근현대사 부분에서는 특히 잊고 있었거나 몰랐던 세세한 부분까지 조사를 하며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첫 달 보고서에 썼어야 했을 다른 얘기이지만, 잊기 전에 꼭 알려드리고 싶어 추가합니다. 회사에 들어올 때는 항상 사원증과 사무실에 출입하기 위한 열쇠가 필요합니다. 아마 영국에 이미 사셨거나 오래 계셨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영국의 클래식한 빌딩들의 특징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문이 굉장히 많고 그 문들을 열기 위해서 열쇠가 항상 있어야된다는 것입니다. 혹시 모를 분실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저도 출근 첫 날부터 선생님들로부터 사원증과 열쇠는 분리해서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의를 받았는데, 평소 챙길 것들이 워낙 많다 보니 바쁜 아침 출근에 몇 번 사원증을 잊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공공 뮤지엄이기에 시큐리티가 굉장히 엄한 곳이라 사원증이 없다면 그 외에 본인이 아시아 부서에서 일한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고, 시큐리티 부서에서 일하시는 스태프 분들도 정해져 있어, 그 분들이 출근을 안하셨거나 주변에 안 계실 경우 큐레이터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을 방법 밖에 없고 선생님들께서 동행을 해주셔야 함께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로 ‘깜빡한다’는 것이 초래하는 결과가 무섭긴 합니다. 저도 인턴십 기간이 반이 지나서도 이 실수를 한 적이 있기에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박물관 어느 출입구로 들어가더라도 꼭 시큐리티를 거치기 때문에 사원증은 꼭 목에 걸거나 잘 보이는 곳에 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최근에 한국실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갤러리의 알람을 교체하는 작업이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이 출입하는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아침 한참 일찍 출근하여 장비를 챙겨 시큐리티 팀과 작업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중국 갤러리의 규모가 워낙에 크다보니 꽉 찬 하루하고도 그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작업이 되었습니다. 저번에 케이스를 잠시 열 일이 있어 큐레이터 선생님께서 작업하실 때 옆에서 열심히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해보는 것은 거의 처음에 가까웠고 설명해주신 점 비롯하여 주의사항을 모두 생각하다 보면 모든 행동이 결국 조심스러워져 확신을 갖고 빠르게 행동하는 게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케이스나 케이스 잠금 장치 둘 다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쉽게 파손되는 박물관 property 임에 따라 처음에는 애를 먹었지만 워낙 방대한 작업이었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여기저기 작업 연습을 하다 보니 드디어 각각의 특징을 익힐 수 있는 좋은 워크샵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다음 인턴분들께서도 이런 기회를 갖게 된다면 항상 유의사항은 숙지하시되, 동시에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관찰보다는 직접 해야 배울 수 있는 일이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경우 꼭 함께 작업해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