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1. UCLA, USC 도서관 견학
이번 8월에는 LA에 위치한 UCLA와 USC를 방문하였습니다. UCLA의 한국학 사서이신 조상훈 선생님의 도움으로 캠퍼스 투어와 중앙도서관을 비롯한 각 분관 도서관들을 견학하였습니다. 견학을 통해 UC 계열에 속한 두 학교 간의 도서관 서비스 운영의 차이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드러진 차이점은 Reference desk 운영에 있었습니다. UCLA 중앙도서관의 경우 Reference desk를 Inquiry lab 이라고 명명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오직 사서들만이 순환 근무한다고 합니다. UCI 랭슨도서관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사서 보조 (Assistant Librarian)가 Reference desk 운영 시간의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UCLA의Inquiry lab의 경우, 서가 및 열람실과 독립된 공간에 있어 종종 생기는 ‘소음’ 민원으로부터 자유롭고,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이용자들의 진입 장벽을 최대한 없애려고 하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학습/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고 주제전문가에게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공간은 대학도서관에 있어서 필수 공간이지만, 국내의 대학도서관들의 가장 미진한 서비스 분야가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USC 견학에서는 해당 학교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홍정연 선생님 그리고 KF의 새로운 최현선 소장님과 함께 점심을 함께 하며 인턴 생활과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보통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것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서가와 책일 것입니다. 하지만 USC 도서관의 경우 서가가 도서관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기 보다는 체크아웃 데스크 너머에 위치하여 문 하나를 건너가야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물론 서가 이용에는 어떤 제한도 없습니다). 그 결과, 도서관이 물리적 자료들의 공간이기보다는 연구와 협업의 공간이라는 분위기가 드러났으며, 효율적인 도서관 공간 구성이란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 저널 위딩(weeding)
이번 달 저널 위딩의 경우 도서관이 구독하고 있는 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접근할 수 있음에도, 도서관이 물리적 장서로서 보유하고 있는 프린트 저널들을 추리는 작업이었습니다.
포화된 서가가 야기하는 공간 부족 문제는 한정된 공간을 가진 도서관에 있어서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자료거나 중복된 자료들을 대상으로 해당 자료들의 중요성과 가치를 리뷰하여 솎아내는 위딩 작업은 장서 개발에 있어서 주요한 작업 중 하나입니다. 방대한 양의 연구자료들을 질적으로 판단하는 작업은 관련 분야의 전문 사서가 아니라면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3. 대한제국 호적 기록 관리
UCI 도서관은 대한제국 시기에 작성된 호적을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학 교수들과 도서관의 협업으로, 일본 교토 대학과 가쿠슈인 대학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입수할 수 있었던 자료들입니다.
하지만 자료들의 실제 내용에 있어서 어느 연도의, 어떤 지방에 관한 호적 기록인지는 그동안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제 전임자였던 손혜인 선생님의 작업한 것을 이어서, 제가 그 내용을 파악하여 정리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교토 대학 소장본이었던 자료의 경우 한성부, 경상남북도, 전라북도, 충청남도, 강원도, 경기도를 비롯하여 황해도, 함경남도, 평안남북도 등 현재 북한 지역에 대한 호적 기록이었습니다. 대학제국 시기 사회적 변화에 관심있는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기초 자료일 것으로 판단되며,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거친다면 더욱더 연구에 용이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