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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업무
• 수업
첫 학기 학사일정의 절반이 지나고 후반부로 접어들었습니다. 웰슬리대학교의 첫 학기는 9월부터 12월 중순까지인데, 외국어 수업의 경우 중간시험 두 번, 기말시험 한 번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까지 두 번의 중간시험을 마친 상태입니다. 다른 수업들과는 달리 외국어 수업에서는 필기 시험만큼이나 말하기, 듣기 시험도 중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Oral interview 역시 여러 번 편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간단한 퀴즈 역시 꾸준히 치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크고 작은 시험들이 많다 보니 제가 직접 문제를 만들거나 학생들과 대면하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문제를 내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까다롭고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학생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동시에 시험도 수업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는 시험 문제 역시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터뷰는 제가 꼼꼼히 준비해 놓았다고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적응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 일이 많을텐데, 이번 경험이 앞으로의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행사
제가 속해 있는 동아시아 언어·문화 학과(Department of East Asia Languages & Cultures)에서는 몇 년 전부터 ‘Korean corridor’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corridor’는 ‘복도’라는 뜻인데, 사전에 신청자를 받아서 같은 기숙사 같은 층에 모여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복도의 가운데 방에는 인턴이 살게 되는데, 이를 통해 수업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한국어를 연습하고 한국 문화도 함께 경험할 수 있게끔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전까지는 홍보가 부족하여 그리 활성화 되지 못했었는데, 제가 인턴을 시작하게 된 시점부터 열정적인 학생들 여러 명이 신청하여 현재 총 15명의 학생들이 Korean corridor를 꾸려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매주 ‘한국어 시간’ 및 ‘Drama night’을 운영하고, 때에 따라서 이벤트를 열어 학생들과 즐겁게 여러 가지 활동을 합니다. ‘한국어 시간’은 기숙사에서의 오피스 아워와 비슷한 개념인데, 정해진 시간에 공동 거실에 있으면 학생들이 찾아와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거나 수업 내용 중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Drama night’은 말 그대로 함께 모여 드라마를 보는 시간입니다. 학생들은 이미 한국 드라마에 대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논의를 통해 드라마 한 편을 정하고, 매주 정해진 시간에 시청하면서 중간중간에 제가 한국 문화나 유용한 정보 등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2. 생활
11월 초 어느 늦은 오후에 여느 때처럼 오피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가 져서 시간이 빨리 흐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5시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깜짝 놀라 알아보니 ‘섬머 타임’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기 시작하여 이전보다 낮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진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직까지도 너무 짧아진 낮 시간이 매번 당황스럽습니다. 이 변화는 생활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여기에서는 생활 반경이 매우 제한되기 때문에 밤이 되면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늦잠이라도 잔 날이면 금방 해가 져 버려서 이렇다 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 활동적인 일들보다는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일의 빈도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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