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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추운 겨울에 뉴욕에 도착했는데, 이제는 봄을 지나 무더운 여름의 기운마저 느껴지는 날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따뜻해진 날씨를 기념하여 매일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 출퇴근하고 있고, 종종 공원 내에서 열리는 행사들(일례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여름이면 1년에 한번씩 무료로 저녁 공연을 개최합니다!)도 보면서 풍요로운 계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업무적으로도 아주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약 4개월간 이어진 <금강산> 전시가 드디어 막을 내리면서, 전시 철수 업무에 투입되었습니다. 제가 메트에 도착해 처음 맡았던 업무가 <금강산> 전시의 설치 작업이었는데, 벌써 4개월의 시간이 훌쩍 흘렀음을 실감합니다. 전시 철수를 위해서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리움미술관, 샌프란시스코미술관에서 큐레이터 및 레지스트라 분들이 방문해주셨고, 저는 유물의 컨디션 체크와 호송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전시가 철수된 후에는 곧이어 상설전 의 설치도 시작되었습니다. 시대순에 따라 전시품들을 설치하고 mount-making 전문가들이 동시에 투입되어 섬세한 배치작업을 병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소영 큐레이터님과 함께 교정 본 레이블들을 전시품에 맞게 정렬하고, 마지막으로 혹 잘못된 것은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면서 전시 과정 전반을 점검하였습니다. 이소영 큐레이터님께서는 항상 인턴인 저에게 전시의 전체과정을 세심하게 공유해주시고 저의 작은 의견들도 적극 반영해주시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치 과정을 단순히 참관한다기보다 모든 과정에 스스로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저의 업무에 대한 소소한 보람 또한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금강산>전시의 철수와 의 설치가 가장 주된 업무였지만, 크고 작은 메트 내 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하였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은 메트(특히 아시아부)의 멤버들을 위해 열리는 이벤트인 Friends of Asian Art, 그리고 메트 내 펠로우들의 리서치 결과를 발표하는 2018 Spring Fellows Colloquia 였습니다. Friends of Asian Art 에서는 아시아부의 큐레이터들이 최근 구입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 시간을 가졌으며, 펠로우십 콜로퀴아에서는 메트 곳곳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박사급-펠로우들의 최신 연구성과를 들을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자리였습니다. 이 외에도 이소영 큐레이터님과 함께 메트 분관(메트는 현대미술을 주로 다루는 Met Breuer, 중세미술 컬렉션을 전시하는 Met Cloister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러 가거나, 맨하탄 외곽에서 열리는 Frieze 아트 페어 등에도 방문하는 등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 행사들에 다양하게 참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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