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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파견자 염지수입니다. 인턴십 1개월차 활동 내용을 아래와 같이 보고합니다.
현지 도착 및 미국 초기 정착
- 주거, 휴대폰, 교통, 학교 Check-in, 학교 ID 발급, 계좌 발급, SSN 발급 등)
2019년 2월 8일 금요일(시카고 현지시간) 아침 비행기로 시카고 오헤어 국제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시카고대학교가 위치해 있는 하이드 파크(Hyde Park)는 시카고의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는 다운타운과 버스로 20여 분 가량 떨어져 있는 곳으로, 시카고대 학생들과 교수, 직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하이드 파크에 집을 구하기 위해 미국에 도착하기 한 달여 전부터 시카고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거주할 집을 찾아보았습니다. 시카고의 부동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는 마켓플레이스 외에도 Zillow, Mac apartments, Trulia 등이 있지만 대부분 1년 단위로 계약을 권장하거나 가구가 비치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에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Sublet 등의 방식으로 집을 구하는 방법이 편리합니다. 아직 SSN을 발급받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집을 계약하는 데 필요한 증명 서류로는 비자, DS-2019, KF의 재정증명서로 대신하였습니다.
휴대폰은 출국 전 한국에서 T-mobile로 한 달치 유심칩을 주문한 뒤 시카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설치하여 개통하였습니다. 사용해 본 결과 서비스와 품질에 이상이 없다고 생각되어 기간을 연장하여 계속 사용할 예정입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기 위해서는 블루라인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때 교통카드를 미리 발급해두면 좋습니다. 지하철을 타기 전 기계로 교통카드를 직접 발급할 수 있고 현금이나 카드로 충전하여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카고대학교의 경우 학교 OIA(Office of International Affairs) 부서에서 현지 도착 5일 이내 체크인을 요구하였기 때문에 도착한 다음날 미리 공지 받은 내용에 따라 체크인을 진행하였고, 출근 첫날 담당자 선생님과 함께 도서관 Human Resources 부서에 방문하여 학교 ID 발급에 필요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ID 발급 과정에서 SSN(Social Security number)를 요구하였기에 인근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을 방문하여 SSN를 신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카고대학교 교내 안에 위치한 미국 씨티은행에서 현지 계좌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시카고대학교 도서관 소개
업무 첫날은 담당자 선생님과 함께 동아시아 도서관 내의 직원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시카고대학교의 중앙도서관인 레겐스타인(Regenstein Library)과 만수에토 도서관(Joe and Rika Mansueto Library)을 함께 둘러보고, 업무를 소개받는 등 기본적인 준비 과정을 가졌습니다.
시카고대학교 캠퍼스에는 각기 다른 주제와 역할을 맡는 6개의 도서관이 있는데, 그중 동아시아도서관은 중앙도서관인 레겐스타인 건물 5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북미 내 연구자들의 관심과, 학문의 발전에 따라 1936년 처음 문을 연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 컬렉션은 오늘날까지 총 850,000권이 넘는 장서를 소장하며 북미 동아시아 연구의 토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학, 일본학에 이어 1988년 비교적 늦게 등장한 시카고대학교의 한국학 컬렉션은 한국학 전문 사서와 연구자들의 노고로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발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시카고대학교의 한국학 컬렉션은 한국학의 모든 주제를 망라하고 있지만, 특히 역사와 문학 분야에 중점을 둠으로써 연구자들의 필요와 목적에 부응한 장서 개발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또한, 만수에토 도서관은 시카고대 도서관의 장서가 크게 급증한 것에 따른 공간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1년 세워졌습니다. 지하에 거대한 저장창고가 설치되어 있는 만수에토 도서관은 비교적 이용 횟수가 적은 자료들을 보관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1층에는 학생들과 연구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여 또 다른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하에 보관된 자료들은 이용자들의 수요가 있을 경우 도서관 웹사이트를 통한 클릭 한 번으로 자동화 시스템과 연결되어 편리하고도 빠른 대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서관을 둘러본 결과, 대학교 도서관은 무엇보다도 사서들의 전문지식과 기술, 연구자들의 활발한 연구 활동, 학교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모두 중요한 요소임을 느꼈습니다. 시카고대학교의 경우 이 모두가 같이 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사서에게는 직업적 자부심과 책임감을, 연구자에게는 학문적 성과와 발전을, 학교에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사명과 인재 양성을 계속하여 고양시키고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레겐스타인 도서관(Regenstein Library)

레겐스타인 5층에 위치한 동아시아도서관 사무실

만수에토 도서관(Joe and Rika Mansueto Library)
Korean Romanization (한국어 발음 표기)
시카고대학교를 포함한 북미의 한국학 관련 자료는 주로 한글을 로마자로 표현한 Korean Romanization으로 표기되어 자료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시카고대학교는 Korean Romanization 중에서도 해외에 가장 널리 알려진 McCune-Reischauer 시스템을 따릅니다. Korean Romanization은 이후 Cataloging(목록) 작업에도 필요한 기본 지식이기에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cCune-Reischauer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원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매일 일정량을 학습하며 익혀 나갔습니다.
Cataloging (목록)
OCLC Connexion 프로그램을 이용한 카탈로깅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익혔던 Korean Romanization과 함께 OCLC Connexion 프로그램 사용법, RDA 규칙 등을 트레이닝 받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진행하고 있는 카탈로깅은 새로 입수되는 자료가 아닌, 시카고대학교의 주제 전문 사서가 부재할 당시 입수되었던 도서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당시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기본적인 서지 정보만을 제공하기 위해 입력하였던 데이터 외에, 상세한 내용을 추가하여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OCLC를 통한 카탈로깅은 도서관끼리 서지 정보를 공유하는데 기초가 되기 때문에 각 필드가 표준에 부합하는지, 또한 해당 도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 검토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번 달에는 본래 외국 도서였으나 한국어로 번역된 책들을 주로 카탈로깅 하고 있는데, 각 도서들의 원본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기입하는 데 주의를 하고 있습니다.
North Korea Stamp Digitalization (북한 우표 디지털화)
업무 2주차부터 인턴십 메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북한 우표 디지털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VRC(Visual Resources Center) 부서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VRC는 시카고대학교의 미술사학과(Department of Art History), 인문학부(Humanities Division)의 연구를 지원하며, LUNA라는 아트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북한 우표 디지털화 프로젝트도 추후 이 LUNA라는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에 소개될 컬렉션 중 하나이며, 저는 VRC에서 스캔한 자료를 바탕으로 각 우표들을 주제에 맞게 분류하고, 우표와 관련된 상세한 정보들을 기술(Description)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다 쉽고 편리하게 자료에 접근할 수 있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업무 진행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각 우표에 맞는 주제를 설정하고 이를 분류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예컨대 하나의 우표도 ‘인물’, ‘단체’, ‘기념일’ 등 여러 주제로 분류될 수 있고, 어떤 주제로 분류 되는지에 따라 연구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상이해질 가능성이 있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의문점이 있을 때마다 담당자 선생님과 상의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갔고, 우표 역시도 기록학에서 중요시하는 ‘맥락’과 같이 하나의 우표뿐만 아니라, 우표 전체를 담고 있는 우표책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주제의 분류도 수월해지고, 연구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밖에 우표의 복본 처리, 중복 타이틀, 스캔 범위와 형식 등 기술적인 문제나 의문점은 VRC와의 미팅을 통해 조율하고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화 프로젝트 진행 중인 북한 우표 이미지 일부

북한 우표 디지털화 관련 VRC 부서와의 미팅
Library Staff Meeting
매달 한 번씩 열리는 도서관 전체 직원 미팅에서 담당자 선생님을 통해 Visiting Librarian Intern으로 소개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직원 소개 이후에는 도서관 행사를 비롯하여 도서관 홍보, 미션, 장학금 지원 등 발표와 이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대학 도서관이 학생들에게 더 잘 기능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향후 도서관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 여러 SNS 채널을 통하여 학생을 포함한 많은 이용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도서관 직원들의 노고가 있음을 깨닫는 동시에, SNS를 통한 홍보는 이제 트렌드가 아닌 필수 요소임을 느꼈습니다. 이 미팅을 기점으로 저도 시카고대학교 도서관의 SNS 계정들을 팔로우하여 다양한 이벤트와 정보를 받아보고, 과연 도서관이 어떻게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 지켜보고 고민해 볼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연구자들에게 데이터를 안전하고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이를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현재 시카고대학교 도서관의 주 관심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Pot Luck Party
시카고대학교 도서관 직원들과 함께 각자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Pot Luck Party에 참여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생소한 문화였지만, 서로 어떤 음식을 준비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턴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기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서관 규모가 큰 만큼 직원들의 인종이나 배경도 다양하기에 이와 비슷한 행사가 열릴 때 자주 참여하여, 다양한 문화를 체감하며 익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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