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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차에도 전시 준비 업무는 계속 지속되었습니다. 전시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었기에 디자인 회의도 빈번하게 이루어져서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보완하는 등의 업무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도록의 사전 인쇄본이 나와 전시될 유물과의 색 유사도를 보기 위해 수장고에서 직접 한 작품 한 작품 확인하는 작업도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에서 공예 페어의 디렉토리 북 및 발굴 보고서, 리플릿 등의 제작에 참여한 적은 있으나 이렇게 전시 도록을 만든 적은 처음이었고 작품과 가장 비슷한 색을 내기 위해 하나하나 색을 비교 분석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해봤기에 신기하고 새로운 배움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도록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 전시 보도자료를 검토하고 보완하는 과정이 지속되었고 라벨, 패널, 캡션의 검토도 여러 차례 수정, 보완을 거쳤습니다. 저희 박물관에 이런 종류의 모든 글을 검토해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는데 너무 꼼꼼하게 잘 해주셔서 그 분이 코멘트 해주시는 모든 내용들이 저에게 큰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학예사가 이런 과정들을 혼자 하는 것이 아닌 다른 동료와의 협업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가는 과정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시 홍보를 위해 보도자료 배포 명단 작성하는 업무도 수행합니다. 보통 홍보 담당자가 리스트를 가지고 있긴 하나 한국어 보도자료 같은 경우 한국 부서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어서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종종 박물관 소장품을 보러 오시는 외부 손님들도 계시는데 직물 전문가 선생님도 방문해주셔서 여러가지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여러 업무를 수행하던 중 다들 코로나 사태가 미국에서도 심각해지만서 3월 10일부터는 재택근무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선택적으로 운영되던 것이 한 주가 지난 후부터는 샌프란시스코 전체가 ‘Shelter-in-Place’ 명령에 따라 필수적인 활동이 아니고서는 집에만 있도록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에 따라 Zoom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박물관 전 직원 긴급 회의도 하는 등 비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미국 기관에서의 대응 모습 등을 새로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모두가 놀라기는 했지만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든지, 온라인 홍보를 위해 마케팅 팀 뿐만 아니라 학예 부서 모두가 머리를 싸매고 좋은 컨텐츠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관장님은 회의 때마다 긍정적으로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불어 넣어주시고 비록 화상 회의를 하더라도 직원끼리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는 등의 따뜻한 모습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불가항력 상황으로 전시가 연장되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추후 전시 관련한 사전 리서치, 박물관 소장품 중 일부 작품을 선정하여 개인 리서치를 하는 등 재택 근무이지만 타이트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현정 선생님께서 많이 코멘트도 주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진행 되었던 1대 1 미팅 및 부서 미팅도 진행되고 있어서 최대한 출근 했던 상황과 비슷하게 진행하려 노력 중입니다.
재택 근무를 하면서 종종 산책도 가곤 하는데 동네가 예쁘고 한국에서 못보던 꽃들도 많아서 요즘은 전시 대신 여가 시간을 주변 환경 둘러보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일찍 재택 근무가 시작된 만큼 박물관 사진은 없고 풍경 사진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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