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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황은 여전히 이전과 같아 재택근무가 지속되었습니다. 미국 내 다양한 업종에서 대량 해고 소식이 들려 분위기가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희 미술관과 한국 부서는 힘을 내서 상황을 타계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5월 중순이 2022년 전시 제안서를 제출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학예 부서는 모두 바쁘게 보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저도 준비 과정에 투입이 되어 심도 있는 리서치를 했습니다. 제안서에는 전시 내용뿐만 아니라 전시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했던 논문식 연구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연구해야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전시 준비기간도 짧았고 주체적으로 전시 기획 및 연구에 참여하기 어려웠으나 이런 기회를 통해 오랜 시간동안 논의와 토의를 거쳐 준비할 수 있어서 쉽지는 않았으나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전시 제안서 준비가 끝나기가 무섭게 한국 미술 관련 교육 프로그램 제안서도 시작되었는데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초안 작성의 기회도 주셔서 정말 많이 헤매기도 하고 결국엔 많은 수정을 거치게 되었지만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단순 에세이 종류의 글만 써오다가 제안서와 같은 담백한 내용을 영문으로 작성한다는 것 자체가 한글로도 낯선 일이었는데 박물관 내 동료들의 많은 피드백을 받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3개월차에도 진행했던 소장품 리서치도 병행하여서 지속적으로 그림 속 제발 및 작가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부서 전원이 매주 부서 회의를 하고 각자 조사 및 분석 해온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이어서 2~3시간 이상 지속되는 회의여서 집중 공부시간이 되었고 슈퍼바이저 선생님도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주셔서 상당히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 리서치 주제를 정하고 좁혀 나가는 일도 진행했는데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많은 조언 및 방향을 잡아 주셨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많이 이슈화되고 있어서 관련 강의도 줌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LACMA에서 여러 패널을 모시고 진행되었던 “Racism is a Public Health Issue: Addressing Prejudices Against Asian Americans during the COVID-19 Pandemic”를 듣기도 했습니다. 업무뿐만 아니라 미국 전반의 상황과 사람들의 인식 및 차별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전시는 책에 나오는 유물만 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의식 및 다양한 관점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강의를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가끔 부서 사람들과 Zoom으로 사적인 모임을 갖기도 합니다. 모두 집에 있는 상황이고 만날 수 없다 보니 각자 음식 및 음료를 마련하여 서로의 음식을 소개하면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도 종종 갖습니다. 타지에서 외로울 수 있는 시기인데 이런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다시 힘을 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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