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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미국 시카고미술관 김도연 1개월차

  • 등록일 2021.10.25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김도연
인턴십 분류 박물관
기관명 미국, 시카고 미술관
프로그램 기간 2021년 9월~ 2022년 3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1개월차
내용 시카고미술관에서 인턴십을 수행하게 된 KF 글로벌챌린저 인턴 김도연입니다. 2021년 9월 22일부터 지연수 큐레이터님의 지도 하에 6개월 간 인턴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1. 정착 / 생활

저는 8월 달에 백신 접종을 마치고 첫 출근 약 2주 전인 9월 10일에 입국하였습니다. 2주간 거주지 입주, 은행계좌 개설, 핸드폰 유심 개통 등을 하며 현지 생활에 적응하였습니다. 거주지는 미술관 측에 housing list를 요청하여 그중 렌트비와 위치가 적당한 학생 아파트 2인실을 구했습니다. 학생 아파트의 장점은 (1) 도심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렌트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2) 침구나 책상 등 기본적인 가구가 비치되어 있으며, (3) 헬스장과 같은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학교 학기제에 맞춰져 있다는 (ex. 인턴 기간: 9월-내년 3월, 아파트 계약기간; 8월-내년 5월) 결정적인 단점이 있으므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저는 초반에 생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입병을 앓았습니다. 미국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일련의 절차가 따릅니다. 먼저 Primary care physician을 예약하여 진료를 받은 다음, 심각할 경우 대학 병원 의사를 방문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염증이 심해 예약 없이 바로 방문할 수 있는 Walk-in clinic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병원과 약국 영수증을 챙겨 여행자보험 담당자에게 제출할 예정입니다.

2. 미술관 업무

2.1. 아시아미술부

9월-10월에 시카고미술관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오랜 비대면 근무에서 비대면・대면 혼합 근무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저의 경우 현재 일주일에 두 번 부서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으며, 다음 주부터는 일주일에 세 번 사무실과 회화 수장고에 딸린 스터디(South Mezzanine)에 근무할 예정입니다.

(시카고미술관 한국미술전시 일부)
시카고미술관 아시아미술부는 중국, 한국, 일본, 인도/동남아시아 미술 콜렉션을 담당하는 5명의 큐레이터와 행정, 데이터베이스, 미술품 보존 관리 등을 맡은 전문가, 그리고 저를 비롯한 인턴과 자원봉사자들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저의 지도를 맡은 지연수 큐레이터님은 2020년부터 시카고미술관의 첫 한국미술 큐레이터로 근무하고 계십니다. 저는 매주 목요일 아시아미술부 비대면 미팅에 참석하여 소속 부서의 전반적인 업무 현황에 대해 알아갑니다. 또한 매주 지도 큐레이터님과의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저의 인턴 활동을 계획・검토하면서 차근차근 업무를 익히고 있습니다.
9월 말-10월 초에 아시아미술부는 10월 중순에 있을 Committee meeting을 한창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시카고미술관에서는 매년 두 번 Committee meeting이 열리는데, 해당 미팅에서 각 학예부는 새롭게 기증 받거나 구매할 소장품 목록을 발표하고 최종 허가를 받습니다. 저는 Committee meeting에서 소개될 이수경 작가의 자료 조사를 도왔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시카고미술관에 막 도착한 이수경 작가의 작품을 실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크레이트에 담긴 이수경 작가의 〈translated vase〉)
소장품 보존 관리팀과 함께 크레이트에 담긴 작품을 직접 관찰하며 작품의 크기를 체감하고, 그 크기를 수용할 만한 전시 공간, 작품을 감상할 관람자의 동선, 조명을 받으면 열을 흡수하는 청자의 성질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로써 미술품을 미술관에 수용하기까지 고려해야 할 여러 실제적인 조건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2.2. 한국미술 소장품 파일(Object file) 정리

인턴으로서 저의 주요 업무는 한국 미술 소장품 조사와 파일 정리입니다. 시카고미술관 한국미술품은 비록 이전 KF 글로벌챌린저 인턴의 기여 덕분에 전체적인 틀은 잡혀 있으나 여전히 출처(provenance) 조사와 개별 연구는 다소 미진한 작품이 많습니다. 현재 저는 시카고미술관의 소장품 데이터베이스인 CITI와 NETX 교육을 받고 있으며 개별 미술품 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수장고에서 김응원의 묵란도 실견)
그 과정에서 지도 큐레이터님과 함께 수장고에 방문하여 일부 회화 작품들을 직접 관찰하였습니다. 미술품을 간략히 소개하는 라벨도 조금씩 작성하고 있습니다. 기초만 배웠기에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배워갈 것이 많기에 다음 1개월이 기대됩니다.

2.3. 인턴십 프로그램

시카고미술관 인턴들은 인턴십 &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통해 전반적인 미술관 체계와 업무를 배우고 인턴 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습니다. 저 역시 9월 말에 인턴십 비대면 OT에 참석하였으며 매달 Check-In 세션에서 인턴 활동을 보고할 예정입니다. 10월 초・중순에는 이전 인턴들이 자신의 근무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세션과 수장고에서 미술품을 다루는 트레이닝 세션을 가졌습니다. 시카고미술관의 체계적인 인턴 교육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으나 주로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탓에 다른 인턴들과 교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4. 그 외 활동

그러나 미국 미술관의 여러 프로그램, 행사들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면서 장점도 있습니다. 바로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미술관의 학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0월 초에 저는 California State University Long Beach에서 열린 지연수 큐레이터님의 비대면 강연에 참석하여 미술관 큐레이터라는 커리어의 전망에 대하여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다가오는 금요일・토요일에는 Alfred Ceramic Art Museum에서 열리는 Virtual Conference: Path of Teabowl 세미나를 들으며 동아시아의 도자기와 차 문화, 특히 고려 청자 다기(茶器)에 대해 배우고자 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특수한 상황은 분명 인턴십 활동에 제약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미국 미술관들의 동아시아 미술 콜렉션, 연구,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었습니다. 따라서 인턴십 동안 이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