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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미국 보스턴미술관 장해림 4개월차

  • 등록일 2022.04.08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장해림
인턴십 분류 박물관
기관명 미국 보스턴미술관
프로그램 기간 2021년 12월~ 2022년 6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4개월차
내용
1.업무

2022 뉴욕 아시아위크제를 맞이하여 출장 차 뉴욕을 방문해 여러 경매소와 갤러리들을 투어했습니다. 한국미술 전문 갤러리에 무신도 등 작품이 많이 들어와 실견하였는데, 제인포탈 선생님께서 MFA에 계실 때는 교류가 있었지만 현재는 아무래도 담당자가 없어 교류가 부족한 점을 아쉬워 하셨습니다. KF 펠로십 덕분에 끊임없이 한국전문 인력은 존재하지만 단기적으로 교체되는 상황이다보니 아무래도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나 작품 구입까지는 여력이 안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더불어 실제로 뮤지엄에서 딜러 또는 크리스티나 소더비 등 경매소 비딩을 통해 유물, 작품을 취득하는 경로를 알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또 새로 등장한 각종 한국 작품을 보았습니다. 의외로 정홍래 작품이 많았습니다. 뉴욕의 경매소의 경우 한국 작품진이 협소하다보니 일본작품이랑 묶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햄스, 크리스티 모두 그러합니다. 또 최근에 백자보다 청자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월 초에는 제 파견의 가장 큰 이유인 한국관 개편 작업을 성료하였습니다. 총 5점의 회화 작품을 개편하였으며, 전시 설명문 또한 첨부하였습니다. 획기할만한 점은 퍼시벌 로웰의 사진작품을 전시한 것입니다. 고종, 순종의 사진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진도 있었으나 관람객의 선호도를 고려했을 때 우아한 한국의 궁정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으로 여겨져 경회루 누각 풍경을 골랐습니다. 일제에 의해 파괴되기 전 궁정 풍경이 드러나는 희귀한 사진입니다.
회화의 경우 초기에는 불화 두 점, 화조화 두 점을 걸고자 했으나 불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관세음보살도 하나만 걸었음에도 너무 화려하여 방이 꽉차는 느낌이 있어 삼세불은 걸지 못했기에 참 아쉽습니다. 작품마다 유물마다 기가 서려 있어 충돌시키면 안된다는 불문율이 이곳에서도 통하나 봅니다. 관세음보살도는 14세기 것으로 매우 수작이며, 보존상태는 좋지 않지만 얼추 발원문도 보이고 특히 윤곽선은 잘 남아있으며 보살의 얼굴이나 발 등 중요한 부분은 완연히 남아 있는 중요한 유물입니다. 최대한 보살이 관람자를 내려다보는 엄정한 시선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위에다가 설치했는데, 양옆에 캐비넛이 있으므로 캐비넛을 너무 많이 넘지는 않도록 인치를 조정하느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걸자마자 캘리포니아에서 불교미술 공부하시는 한국의 독립학자 선생님께서 방문해주셔서 오늘이 날인가보다, 걸기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병풍의 경우 제가 병풍 공부 중이라 관심이 많았는데, 수작의 경우 (특히 저는 백납도를 전시하고 싶었습니다) 보존상태가 안좋고, 보존상태가 좋은 것은 상대적으로 수작이 아닌지라 고민이 많았으나 이미 로테이션 리스트가 있어 전시하기로 정해진 게 있어서 작은 8폭 문자도병을 세웠습니다. 사이즈가 작아서 위가 휑해보여 아쉽습니다. 병풍 앞쪽에 백자원호(달항아리)를 비롯하여 연적 등 백자 문방사우가 총 4점 있어 병풍 교체 시 복잡하다고 하여 보존실에서 병풍을 뒤로 뺴고 문방사우 기물 플랫폼을 앞쪽으로 당기고자 했으나, 당겼음에도 불구하고 큰 차이가 없어 보존실 일정 조정을 잘하자는 식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개편 작업 시에는 한국갤러리 출입을 하루이틀 정도 금지하고 케이스를 여닫습니다. 재택일이지만 제 담당관이니 책임감을 가지고 수업을 빼먹고 아침부터 같이 참관하였습니다. 개편작업 시에는 작품관리팀과 보존팀이 함께 움직이게 됩니다. 회화수권의 경우 움직임이 있을 수 있으면 투명 비닐 밴드를 하단부에 덧대고 양 끝에 작은 쇠못을 박아 고정시킵니다. 더불어 전시설명문 작성을 위해 영문 전공자를 따로 두고 여러번의 논의를 거쳐 최대한 간결하고 전달력이 좋은 설명문을 완성시키는 작업이 흥미로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초6~중2 정도의 학생의 문해력을 대상으로 설명문을 작성하는 기준이 있듯, 여기서도 최대한 관객 지향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금 되새깁니다. 또 뒤에 어떤 작품이 있다든지 하는 방향 설명 또한 함께 전시실을 돌아보며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적는 논의를 거쳤습니다.
전시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홍보팀에서 소셜미디어에 게시할 내용을 컨펌받으러 옵니다. 작품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작자미상의 화조도로,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재미있어들 하므로 그것이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의외로 19세기로 추정되는 문자도 또한 고졸한데도 불구하고 남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타투가 연상된다고 합니다.

2.생활 및 개인 연구

집 근처에서 필라테스를 등록하여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하버드 옌칭 도서관 출입을 통해 17-18세기 교류사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청강 수업을 통해서는 개괄적으로 불화벽화의 역사, 그리고 중국 시문학 속에 나타난 사찰의 묘사 등을 배우고 있습니다. 논문을 읽지 않으면 수업에 따라갈 수가 없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만 출장 또는 개편작업 설치 등 업무가 있을 때에는 업무를 우선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4월은 세금을 내는 달입니다. 미국에서 세금업무는 굉장히 중요하고, 어려울 때는 회계사라도 껴서 진행할 정도로 다들 열심입니다. 환급을 받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탈세시 겪는 페널티가 크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J-1비자 홀더로, 보스턴미술관 인턴십 담당인CICD 측에서 직접 연락와 form 8843 (세금 면제신청서)를 내도록 안내했습니다. 사실 무시해도 무방한데 이럴 경우 추후 조사를 받거나 미국 재입국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Form의 경우 보통 현지에서 많이 사용하는 turbotax 등 인터넷으로 제출할 수 없고, 대신 텍사스에 위치한 세금당국에 직접 우편으로 제출해야하는 것입니다. 우편으로 제출할 경우 6월까지로 여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가서 하기에는 더욱더 불편한 노릇이고 해서 바로 제출했습니다. 2021년에 있는 기간에 대해서 미국 내에서 받은 월급이 없으니 본인은 세금을 낼 필요가 없음을 증빙하는 서류입니다.

3.기타 박물관 소식

인턴들을 위한 온라인 세션이 격주 금요일마다 있습니다. 평소 박물관 진로에 관심있어하는 학부생 인턴들과 함께 듣게 되는데, 솔직히 바빠서 자주 참석하지 못하지만 전시 기획, 순회전 등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이후에 오시는 분께서 박물관 업무가 처음이시면 재밌게 잘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F인턴십이 펠로우가 아닌 인턴으로 되어 있는 것이 장단점이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