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활동 게시판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은희 4개월차

  • 등록일 2023.01.06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이은희
인턴십 분류 박물관
기관명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그램 기간 2022년 9월 ~ 2023년 2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4개월차
내용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이은희입니다. 4개월 차 보고드립니다.


생활

이번에 처음으로 코로나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걸린 적이 없어 그냥 지나가겠거니 했는데 느닷없이 걸려 조금 당황했습니다. 저의 경우 증상이 꽤 심했던 관계로 2주간 오피스에 나가지 못하였는데, 다행히 사수님인 현수아 선생님과 뮤지엄 측에서 양해를 해주셔서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저처럼 미국에서 코로나 등의 질병에 걸리시는 분이 계실까 봐 치료에 관해 몇 가지 적고자 합니다. 저는 코로나의 각종 증상이 다 나타났고, 그중에서도 기침과 호흡 곤란이 가장 심하였습니다. 미국 병원은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기에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 가늠이 안되어 cvs에서 약을 계속 사다 먹었습니다. 그러나 증상 발현 후 10일이 넘도록 차도 없이 오히려 악화되자 주변에 물어 urgent care의 대략적인 진찰비에 관한 정보를 얻고 병원에 방문하였습니다. Urgent care는 응급실은 아니고 예약 없이 방문 가능한 동네 가정의학과 같은 느낌의 병원입니다.

 



옆 자리 fellow 선생님이 오피스 복귀 기념으로 주신 꽃


병원에서 심한 코로나로 인한 천식과 기관지염을 추가 진단받고 약을 받아 복용하였고, 이후로부터 빠르게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혹시 미국에서 갑자기 아프신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저처럼 망설이다 가지 마시고 얼른 병원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urgent care 방문 시 구글에 주변 병원의 평점을 찾아보고 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저도 집 앞에 있는 병원이 진찰을 매우 대충 봐준다는 평을 보고 지하철로 5-6 정거장 떨어진 병원을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좋은 평이 써진 병원답게 선생님이 증상을 꼼꼼히 체크하고 필요한 약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더불어 말씀드리자면, KF에서 해외장기체류자 보험을 들어주시기 때문에 너무 걱정 마시고 병원에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병원 방문 시 미국 보험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그 자리에서 선불을 하면, 추후 필요 서류들(처방전, 약 영수증 등)을 스캔해 보험회사에 제출하면 됩니다. 담당자 선생님께서 매우 빠르고 친절하게 도와주시기 때문에 저도 병원비를 빠르게 환급받았습니다. 참고를 위해 대략적인 비용을 적자면 저의 경우 진찰료 125불, 약값 80불 정도가 나왔습니다.





Musical Instruments 부서 주관 연말 행사 , 에그녹과 민스파이



미술관 행사

12월은 연말인 관계로 미술관 전체, 각종 부서 등에서 파티, 행사들이 열렸습니다. 저는 12월 초에 코로나가 걸린 관계로 전체 Staff 파티, 저희 부서인 아시아 미술 부서 파티, 펠로우 포틀럭 파티 등에 참석하지 못하였습니다. 내가 또 언제 Met에서 이런 행사들에 참석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매우 아쉽긴 하였습니다. 대신 오피스 복귀 후 Musical Instruments Department에서 주관한 연말 파티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부서원분들이 만든 민스파이, 에그녹을 먹으며, 그리고 직접 연주하시는 오르간, 피아노, 백파이프 소리를 들으며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였습니다. 미술관의 여러 부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연주를 듣고, 캐럴을 부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미술관 관람객이 없는 수요일에는 전시된 악기 튜닝을 위해 가끔 피아노를 연주하는 때가 있는데 음악 부서 전시장이 저희 부서 바로 위에 있어 종종 소리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번 연말 파티도 그렇고 때때로 들리는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과는 다른 낭만과 여유를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FAA night 행사, 현수아 선생님의 제기전 발표 및 갤러리 투어 모습



업무

이번 달 업무는 각종 조사가 이어졌습니다. 미술관에 와서 주로 담당하는 업무가 선생님께서 필요하신, 그리고 추가로 알고 싶으신 내용에 대해 backup 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다양한 문헌 자료들을 찾아보고 엑셀에 읽은 자료의 내용을 정리하고 재구성하여 보고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 진행한 조사에는 작가 조사, 저희 소장품과 외부 기관 소장품의 이미지 및 관련 정보 조사 등이 있습니다. 더불어 선생님의 향후 업무를 위해 한국의 박물관 및 미술관에 계신 담당자분들의 연락처가 필요해 제가 한국 기관에 문의 후 선생님께 보고드렸습니다.

이달에 저희 현수아 선생님께서 부서 후원자분들을 모시고 Friends of Asian Art 행사를 진행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현재 전시인 ≪Jegi: Korean Ritual Objects≫에 대해 발표를 하시고 이후 한국관 투어를 이끄셨습니다. 발표를 들으며 전시를 위해 어떤 소장품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등에 관한 백그라운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선생님께서 미술관 수장고를 지나가다 한쪽에 박혀있던 석인상을 보고 한국의 것임을 확신하셨고, 이번 전시에 해당 조각상을 한국관 입구에 설치하였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해당 행사에 저희 부서 중국 미술 담당이신 Pengliang Lu 선생님께서도 전시 발표와 갤러리 투어를 진행하셔서 저도 후원자분들을 모시고 두 갤러리를 로테이션 하는 데 참여하였습니다. 행사 후에는 간단한 리셉션 자리가 있어 부서 동료 직원분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그날은 이번에 결혼하신 동료분이 있어 오피스에서 함께 축하하는 별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다른 업무의 일환으로 현수아 선생님과 함께 후원자 선생님의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후원자분이 구입하신 한국 회화 병풍이 일반적인 병풍과 다른 점이 있어 공부 차원에서, 또한 컨디션 체크를 할 겸 저희 부서 중국 미술 보존학 선생님 세 분, 일본 미술 보존학 선생님 한 분, 현수아 선생님, 저까지 총 여섯 명이 택시를 나눠타고 갔습니다. 저는 조용히 선생님들께서 상태 체크를 하시며 대화하는 걸 옆에서 듣고 병풍 상태와 조사 현장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후원자분께서 한국 미술을 사랑하셔서 댁에 여러 유물이 있었는데 제가 구경하고 있으니 몇 가지에 대해 직접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시아 미술 부서 보존실 투어



그 외에 12월 21일에는 저희 부서 보존학실의 탐방이 있었습니다. 일본 미술 보존가이신 Jennifer Perry 선생님께서 Watson Library에 계시는 보존학 선생님들과 저희 부서 fellow들을 모아 작업실 공간, 보존 업무 과정, 사용하고 계시는 종이, 염료, 나무틀 등에 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보존실 공간은 큐레이터 선생님들과 제가 있는 사무 공간과 분리되어 있는데, 미술관 오고 난 후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보존실을 개인적으로든 그룹 형태로든 투어 해 본 적이 없어 무척이나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보존 작업을 하시는지 구두 설명과 함께 유물 실측 문서를 보여주셨고 각종 보존 도구 또한 직접 만질 수 있게 해주셔서 보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탐방이었습니다. 투어 마지막 즈음에 중국 미술 보존 담당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찾아가 복원 방식에 관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일본 미술과 달리 중국 미술은 한국 미술의 보존 방법처럼 너무 완벽하게 원 색깔, 원 상태 그대로 보존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벗겨진 칠, 바랜 색깔을 적절히 맞춰 복원하는 것 같다’라는 요지의 질문을 드렸습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보존연구사마다 추구하는 방식이 다른데 보통은 유물이 만들어졌을 때의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과 시간이 지나 빛바랜 상태를 유지하는 것, 그 중간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한국 미술의 보존학 방법과도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어 좋은 질의응답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 유물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보존학 선생님이 부서에 없다는 것과, 한국 안에서도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전문적인 보존 학교들이 적다는 것이 생각나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Met 중세 미술 중앙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그 외

연말인 관계로 12월의 뉴욕은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시기였습니다. 저는 완전히 몸이 회복되지 않아 이번에 구석구석 많이 다니지는 못하였지만 출퇴근하는 길, 약속 장소 근처 등을 구경하며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미술관 관람객 수도 제가 지금껏 보아왔던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았습니다. 날씨가 잠깐 추운 시기도 있었거니와 뉴욕에 오는 관광객들이 연말에 많이 몰리다 보니 전시장에 발 디딜 틈 없는 며칠을 보냈습니다. 현수아 선생님 말씀으로는 코로나 이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있었긴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중세 미술 전시장 중간에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트리가 세워지는데, 트리에 달린 조각품 하나하나가 200-300년은 된 것들이라고 설명해 주셔서 그냥 몇 번 보면서 지나쳤던 트리를 더욱 유심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