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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은희 6개월차

  • 등록일 2023.05.08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이은희
인턴십 분류 박물관
기관명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그램 기간 2022년 9월 ~ 2023년 2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6개월차
내용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이은희입니다. 마지막 6개월 차 보고드립니다.


업무
근무 마지막 달을 앞두고 여러 가지 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선생님이 얼마 전 출장 때 보고 오신 작품과 관련해 fabric 조사와 한국 전통 회화 조사, 향후 미술관 사업과 관련한 여러 정보들의 조사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번 인턴 기간 동안 다양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디테일하게 또한 논리정연하게 자료 정리하는 방법을 더욱 터득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인턴을 한 6개월간은 당장 급하게 준비해야 하는 전시가 없었기에 연구 및 조사에 보다 집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보다 다방면의 큐레토리얼 업무를 경험해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지금의 저에게 가장 적합하였던, 그리고 미술관 업무의 가장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귀한 업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향후 KF에 지원하실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내가 가려고 하는 미술관의 현재 진행 전시나 이벤트, 업무 속도 등을 잘 파악하고 가시면 보다 원하는 경험에 가깝게 인턴 생활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달에는 저희 부서 수장고에서 또 다른 미술 작품 뷰잉이 있었습니다. 지난달에는 외부 인사로부터 신청 들어온 작품에 대해 실견하였고, 이번 달에는 저희 부서 보존학 선생님들 4-5분과 저, 옆자리 Fellow 선생님, 현수아 선생님과 함께 총 4점의 한국 전통 회화를 보았습니다. 저는 보존가 선생님들께서 작품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옆에서 들었고 또 개인적으로 뷰잉하면서 생각난 궁금한 점들을 몇몇 선생님들께 여쭈어봤습니다. 비록 선생님들 모두 중국이나 일본 미술 보존가이시지만 한국 작품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시며 사용된 물감, 마운팅 등에 서로 세세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다시금 Met에 계시는 선생님들은 분야 상관없이 자신의 업무와 연구분야에 대해 굉장한 열정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업무를 마감하며 진행했던 또 다른 일은 현수아 선생님 오피스에 있던 문헌자료 약 373 건에 대한 메타데이터를 거듭해서 수정 및 정리하고 최종적으로 완료된 sorting에 맞게 실물 자료들을 재분류한 것입니다. 이번에 자료 정리를 하면서 제가 집중했던 연구 분야와는 다른 영역의 서적들도 잠깐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고, 덕분에 제 관심 분야를 넘어 또 다른 미술사 파트를 환기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문헌자료 분류 업무는 이전에 제가 한국에서 하던 업무를 일부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었는데, 기존에 경험을 토대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11월부터 조금씩 진행해오고 있던 조사도 이번 달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이전에 진행했던 조사들이 한국어 자료 위주였다면, 해당 조사는 영문 자료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관계로 자료들을 하나하나 읽고 정리하여 report를 만들었습니다. 위에서도 서술하였지만 이번에 많은 연구 조사를 진행한 덕분에 여러 한국어 및 영문 자료들을 읽을 수 있었고 저에게도 좋은 공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현재 전시와 관련하여서는 전시장 라벨 및 미술관 웹사이트에 적힌 유물들의 한국어 및 한자어 설명의 검수 및 수정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존의 전시장 라벨과 미술관 사이트에서 오류가 발견되어 다시 체크를 한 것으로, 수정 후 선생님께 보고드렸습니다. 근무 거의 마무리 즈음에는 미술관 향후의 변화에 관한 영문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자료에 대한 짧은 리포트를 쓰는 일이 급하게 요청되었습니다. 출국과 정리로 시간이 촉박하였지만 해당 업무도 끝까지 다중으로 체크하고 수정하여 마무리하였습니다. 떠나기 전에 오피스 자리를 정리하면서 지금껏 진행해왔던 일들을 순서대로 다시 한번 다 정리하였고, 선생님이 향후에 보실 수 있게 모든 파일들을 시스템에 업로드하였습니다. 이번 KF 활동보고서에 적은 것과 차마 적지 못한 것 모두를 모아놓고 살펴보니 지난 6개월간 정말 최선을 다해 다양한 보조 업무를 진행했었던 것 같아 감사하고 후련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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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김기환 이사장님 및 KF 본사 선생님들의 Met 방문



행사
2월에는 중요한 손님들이 찾아오셨습니다. 한 번은 한국의 국회의원께서 Met을 방문하신 것인데, 저와 선생님은 짧게 국회의원 분과 보좌관분들을 뵙고 인사드렸습니다. 다른 한 번은 KF 김기환 이사장님과 KF 본사 선생님들 다섯 분이 한국에서 방문하신 것입니다. 향후 한국관 현안에 대해 저희 부서 Mike 부장님과 현수아 선생님, 그리고 제가 동석하여 함께 Met Dinning 룸에서 식사 자리를 가졌습니다. 저는 주로 부장님과 이사장님,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 사진을 남기었습니다. 식사 후 한국관으로 이동해 짧은 갤러리 투어를 하고 아시아 미술 부서 보존실과 사무실로 이동하여 미팅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비록 제가 KF 직원은 아니지만, KF에서 파견 받아 온 만큼 한국에서 찾아오신 여러 KF 선생님들과 이사장님을 뉴욕에서 뵌 것 자체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몇몇 선생님들과 이동 시간 틈틈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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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미술관 한국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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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보스턴


업무 외
마지막 달을 기념하며, 근무지 이탈 보고서를 작성 후 보스턴을 찾았습니다. 보스턴 뮤지엄을 비롯하여 각종 뮤지엄을 돌아보았고, 보스턴 명물인 학교 투어도 하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보스턴 도시 분위기가 훨씬 젊고 활력 있어서 놀랐고 뉴욕과는 확실히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서는, 인턴 피날레를 자축하며 오페라의 유령 관람도 하였습니다. 뉴욕에서 해당 공연이 이제 막을 내린다고 들어서 공연 한두 달 전에 예매를 해두었는데 큰 기대를 안 하고 갔다가 큰 감동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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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마지막 날 동료분들이 열어주신 파티



근무 마지막 날에는 사무실 동료분들이 깜짝파티도 열어주셨습니다! 사실 파티 장소가 제 근무 공간과 벽 하나를 두고 있는 옆 공간이라 준비 소리가 다 들리긴 하였지만, 너무나 귀엽게 속닥거리는 동료분들 소리를 들으면서 티를 안 내려고 부단히 노력하였습니다. 사수님이신 현수아 선생님은 출장 때문에 이날 참석하지 못하셨는데, 그래도 부서에서 저와 안면을 튼 여러 선생님들, 이번에 같이 fellowship을 한 동료들이 참석해 주셔서 마지막 인사와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얼굴을 보니 지난 몇 개월 간이 순간 스쳐 지나갔는데 아쉬움과 감사, 기쁨이 넘치는 자리였습니다. 마지막 즈음에 부장님도 오셔서 제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물으시고 응원 말씀 나눠주셔서 뜻깊은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특히 이번에 인턴십 마지막 2개월 즈음 다 돼서 같이 밥 먹으며 친해진 중국 미술 연구 담당 큐레이터 선생님이 있으신데, 저를 보고 울먹이셔서 눈물을 참느라 혼이 났습니다. 기쁜 웃음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서 최대한 밝은 웃음으로 화답하였습니다. 인턴을 하는 중간 중간에 그리고 마지막까지 느낀 사실이지만, Met의 저희 부서 분들 중에 안 좋은 분들이 한 분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먼 미국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어서 처음에는 걱정이 있었는데, 사수님을 비롯해 정말 모든 분들이 좋으시고 또 잘 대해주셔서 감사가 넘치게 마지막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Met에 온 사람들은 언젠가는 꼭 돌아오게 되어있다’라고 다들 말씀해 주셔서 그 마음과 희망을 품고 다시금 돌아갑니다. 동료 선생님들이 이 글을 보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지면을 빌어 감사와 동료분들을 향한 제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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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퇴근 날 기념으로 찍은 미술관 정문



인턴을 마무리 하며
제가 이번에 KF인턴으로 오게 되면서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미국 미술관의 한국관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국관들에 대해 살펴보면서 KF가 지난 20년간 한국 미술의 인식 증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오셨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예술과 미술품, 문화에 대한 투자는 제가 느끼기에 아주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그 시간들이 쌓여야만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미국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폭넓지 않은데, 만약 KF에서 한국관 설치, 큐레이터 지원 등에 대해 지금껏 힘써오지 않았다면 얼마나 우리 미술에 대한 인식이 빈약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인턴을 마무리하면서 미술계에 있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KF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6개월간 저로서는 매우 많은 것들이 바뀌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모든 사고방식들이 말 그대로 뒤집어지는 시간이었고, 뉴욕에 와서 Met에서 일하는 KF 인턴이기에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 한 명으로는 아무것도 아니었겠지만, KF의 지원과 또 사수님이신 현수아 선생님의 많은 도움으로 값지고 소중한 경험을 하다가 돌아갑니다. 이번 인턴 파견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KF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오피스 동료분들, Fellow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