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 도서관 파견자 이정림입니다. 인턴십 6개월차 활동 내용을 아래와 같이 보고합니다.

1.업무

한국고등교육재단(KFAS)과 시카고 대학교 도서관이 협업하여 내년 가을에 도서관의 Special Collections Exhibit Gallery에서 열릴 전시회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 달에 작업했던 초기 시카고 대학교 한국인 유학생 리스트를 바탕으로, 유학생 개개인에 관한 자료를 빌드업 하고 있습니다. 북미유학생 단체의 기관지, 신문 자료, 시카고 이민사 자료, 독립 운동사 자료, 시카고 대학교 입학처 문서와 졸업 앨범 등 많은 자료를 탐색하며 자료를 연구 중입니다. 그리고 한국고등교육재단 관계자 분들과의 미팅에 처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미팅에서는 앞으로의 전시 방향, 진행 상황 공유, 전시품 운송, 시카고 현지 미팅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러 자료를 수집하면서 당시 유학생들의 힘든 유학 생활을 마음 속으로 체감하고,유학 이후 교수, 목사, 독립운동가, 외교관, 지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선조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가르침을 받는 것 같습니다. 또한 자료를 조사, 수집하는 과정에서 아카이브와 큐레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달까지는 포맷이 비슷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카탈로깅하면서 RDA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면 4월부터는 포맷에 상관없이 다양한 단행본 자료를 카탈로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료의 형식이나 내용에 따라 목록 기술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유형의 자료를 접할 때에는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작업을 하고 있으며,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피드백 해주신 것을 바탕으로 열심히 수련 중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카탈로깅 작업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이용자들의 정보 검색 행태에 맞는 서지정보, 주제명, 콜넘버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 기타활동

이번 달에는 CEAL Sharing, 동아시아 컬렉션 Council 미팅, 중국학 사서 Jiaxun Wu 선생님의 은퇴파티, 한국학 사서 참고면담에 참여하였습니다.
3월 보스턴에서 열렸던 2023 CEAL Conference 참석자들이 컨퍼런스 소식을 동아시아 컬렉션 전체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한국학 사서 선생님께서는 디지털컬렉션 운영과 한국 독립출판물 수서에 관한 소식을, 일본학 사서 선생님께서는 직접 기획하셨던 시카고 하이드 파크와 그 주변의 일본계 미국인과 관련된 전시인 ‘Nikkei South Side’에 대한 소식을, 테크니컬 서비스 팀장님께서는 새롭게 제정되는 CJK Rarebook RDA 규칙에 대한 소식을, 동아시아 컬렉션 디렉터께서는 Tools of the Trade Conference와 DEI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컨퍼런스 이후에 다녀온 동부 도서관 투어에 대해 간단히 발표를 하였습니다. 팀원들께서 많은 격려와 관심을 가져주셨고, 투어 사진과 발표 자료를 공유하며 미국 도서관과 CEAL Conference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동아시아 컬렉션 Council 미팅에서는 중국학 사서 Jiaxun Wu선생님의 은퇴 파티 계획, Treasure Room 투어, EAC 뉴스 레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카고 대학교 Treasure Room 견학을 가고 싶었기 때문에 6월에 예정된 Treasure Room 투어가 기대됩니다.
중국학 사서 Jiaxun Wu 선생님께서 4월에 은퇴를 하시게 되어 도서관 및 중국학 관계자분들이 모여 줌으로 은퇴파티를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여 Jiaxun Wu 선생님께 축하 인사와 따뜻한 말을 건네셨고, 은퇴 이후 계획과 관련된 게임도 진행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은퇴를 축하하고, 지금까지의 공로와 추억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하는 자리여서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미국의 대학도서관에 와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주제전문사서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먼저 제안해 주셔서 참고면담 자리를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면담이란 이용자의 정보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참고사서와 이용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면면담 전에 이메일 등을 통해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의 내용, 종류, 양, 수준, 형태 등을 미리 파악하고, 면담 스케줄을 잡습니다. 면담을 요청한 이용자는 초기 시카고 이민 사회의 한인 여성과 관련된 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준비하고 있는 초기 시카고대학교 유학생 전시와 시기와 주제가 어느정도 맞닿아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참관할 수 있는 면담이었습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먼저 학생에게 주제를 선택하게 된 계기,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 앞으로 수집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컨택을 하는 방법, Source 접근 방법, 도움이 되는 정보 등을 정리하여 학생에게 제공하였습니다. 참고면담 과정을 참관하면서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한번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서는 이용자의 성장과 지식 추구를 돕지만, 이 관계가 수직적이지 않고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 이 과정에서 사서와 이용자 모두 지적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흔치 않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참고면담을 참관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흔쾌히 자리를 만들어주신 슈퍼바이저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이러한 경험들이 앞으로의 사서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카고대학교 도서관에서는 올해부터 매월 선정된 부서의 사무실로 도서관 직원들을 초대하여 간단하게 스낵을 즐기면서 부서 견학을 할 수 있는 Open House 행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부서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의 사무실에도 방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매월 참석하고 있습니다. 4월 오픈하우스 부서는 Document Delivery Services였습니다. Document Delivery Services 부서는 ILL(Inter Library Loan; 도서관 상호 대차)과 관련된 일을 처리합니다. Document Delivery Services와 관련된 퀴즈가 준비되어 있어서 부서의 업무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CEAS(Center for East Asian Studies)에서 주최한 UCLA 김석영(Suk-Young Kim)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넷플릭스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을 시각적 세트와 의상 디자인을 통해서 해석한 흥미로운 강연이었습니다. 오락성과 폭력성이 짙은 드라마라고만 생각했었는데, 학문적으로 오징어 게임을 다양하게 해석하려는 방법과 그 시도가 독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이러한 해석을 곁들여 드라마를 다시 본다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일하면서 놀랐던 점 중에 하나는 채용시스템입니다. 사람을 뽑을 때 긴 시간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과 적합한 사람이 채용 되기 전에는 그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둘 수 있다는 점이 한국과는 다소 다른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달에 스페셜컬렉션 디렉터 후보자들의 발표가 있어 참석하였습니다. 발표는 모든 직원들이 참석할 수 있었으며, 후보자들이 자신의 업무 경력, 앞으로의 업무 계획에 관해 40~50분 정도 발표를 한 후, 10~20분 정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이 신기했으며, 이러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채용 과정이 장기간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아시아도서관 특성상 스페셜컬렉션과 협업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페셜컬렉션의 업무, 현재의 트렌드,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어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Jiaxun’s Retirement Party

Open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