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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영국 영국박물관 제다빈 2개월차

  • 등록일 2023.07.14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제다빈
인턴십 분류 박물관
기관명 영국 영국박물관
프로그램 기간 2023년 5월 ~ 2023년 11월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2개월차
내용
영국박물관 인턴 2개월차 근무 내용 보고드립니다.이번 한 달은 학회 자리에서 지적으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즐거웠습니다.

먼저 큐레이터 선생님의 권유와 배려로 코펜하겐에서 열린 AKSE 한국학 학회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총 사흘간 80개 이상의 패널 발표가 계획된 큰 규모의 학회였습니다. 미술사 뿐만 아니라 역사, 정치, 법, 교육 등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다양한 키워드로 패널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관심이 있는 패널을 옮겨다니며 참여하였습니다. 유럽의 한국학 연구자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갖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박물관 관계자나 미술사 연구자들에게는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학회 참석 후 오후에는 덴마크의 감각적인 도시 디자인과 건축물들을 열심히 보러 다녔습니다. 덴마크 왕궁에도 방문하며 잘 접한 적 없었던 덴마크 역사를 공부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세련되고 산뜻한 도시의 분위기가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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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에는 영국박물관에서 진행하는 ITP 프로그램의 참가자 발표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전세계 각지의 문화 예술 관계자들이 모여한 달 간 영국박물관 스태프들과 긴밀하게 교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영국 전역의 박물관과 답사지를 방문하는 일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년에는 터키, 중국, 말레이시아, 수단, 나이지리아, 이집트, 불가리아 등에서 참가하였습니다. 발표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이 소속된 기관을 설명하고 스스로를 간단히 소개하였습니다. 이들이 공유해준 전세계 박물관의 시스템과 비전, 그리고 어려움을 저는 매우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규모가 큰 영국박물관과는 달리 덩치는 작지만 개성있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기관을 운영하는 큐레이터들도 있었고, 박물관 운영의 어려움들을 정리해서 해결책을 나눠보려는 큐레이터들도 있었습니다. 국립박물관의 경우 각 정부와 어떻게 협력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가는지를 언급하는 기관 관계자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발표를 재밌게 듣는 동안 간단한 노트를 작성하여 런치 타임에 그들에게 다가가 즐거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들과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며 친분을 쌓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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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에는 Haughton International Seminar가 있었습니다. 이 세미나는 Haughton Gallery에서 주관하는 세미나로 참가자 대부분이 영국 컬렉터였습니다. 미술사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와는 또다른 접근과 주제로 발표가 구성되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개인 컬렉팅이 왜 중요하고 박물관 컬렉션과 어떤 점이 다르며 서로 어떻게 보완되는지 발표한 컬렉터 겸 키퍼도 있었고, 영국 왕실 소장 예술을 관리하는 Royal Collection Trust의 Head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기간 동안 소장품 관리와 전시에 있어서 어떤 발전이 있었는지 설명했습니다. 요즘 학회 발표 시간은 대부분 20분 이내인데 이 학회에서는 각 발표가 1시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짧고 임팩트있게 하는 발표는 전달력이 좋고 효율적이지만 긴 호흡으로 하는 강의는 강의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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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박물관 한국 유물 데이터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업무를 하였습니다. 영국 박물관의 문서 아카이브를 재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새로 교체될 유물 레이블 작성을 돕기 위하여 자료를 정리해서 큐레이터 선생님께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갤러리 로테이션의 참고 사진을 모으기 위해 영국박물관의 여러 갤러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슬라이드로 정리하는 일도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달도 견문을 넓히기 위해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런던 내에서는 웨스트민스터 궁 반대편에 위치한 가든 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17세기의 왕실 정원사였던 John Tradescant 가 안치된 교회를 개조하여 만든 전시 공간이라는 점이 특별했습니다. 높은 천장의 교회 구조에 단을 설치하여 총 2층으로 전시를 볼 수 있도록 공간이 창의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Tradescant 는 정원사이자 컬렉터이기도 했는데, 자신의 컬렉션을 모아둔 창고를 처음으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하여 현대 공공박물관의 정신을 처음 실현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징성을 부여하여 ‘정원’이라는 주제로 박물관이 개관했습니다. 전시 공간은 Tradescant의 컬렉션을 소개하는 갤러리, 정원을 그리는 현대 영국 화가의 작품이 설치된 갤러리, 그리고 영국의 정원 문화 전반을 소개하는 갤러리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독창적인 공간에서의 기분 좋은 관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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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도 방문했습니다. 저번 달 바스 방문 이후 다양한 영국의 charity나 trust가 문화유산 내에서의 교육적 경험을 유도하는 방식에 감명을 받아 스톤헨지도 가보게 되었습니다. 스톤헨지는 Bath의 Roman Bath보다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모르는 신석기 시대의 유산이기 때문에 스토리라인 자체가 풍성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방문자가 스톤헨지에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독특했습니다. 스톤헨지는 비지터 센터에서 관련 전시를 본 후 도보로 약 40분 간 끝없는 영국의 평원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마치 순례길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비지터 센터에서 습득한 정보로 한껏 설렌 상태에서 저 멀리 보이는 스톤헨지에 천천히 다가가는 경험 자체가 매력적이었습니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스톤헨지는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지터센터의 특별 전시공간에는 스톤헨지 유물과 일본 조몬 시대의 유물을 비교하는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전시였지만 스톤헨지와 비슷한 시기 인류의 종교적 사고를 상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톤헨지를 발굴한 고고학자가 일본의 고고학자와 함께 일본에서 조몬토기 발굴 현장에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연관관계가 있어 보였습니다. 답사 후 영국박물관 일본미술부의 큐레이터들에게 조몬 전시 관련 이야기를 꺼내자 이 전시를 이미 잘 알고 있다며 반가워해서 대화를 나누기도 좋았습니다.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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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는 한국관 갤러리 교체가 예정되어 있고 며칠 전부터 교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다가오는 한 달도 박물관의 여러 현장을 가까이서 경험하고 다양한 외부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