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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USC 한국학도서관] 홍은열 3개월 차

  • 등록일 2015.04.09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Korean Heritage Library



3월
홍은열



  안녕하세요. 3월에 있었던 활동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으라면, 역시 시카고에서 열린 “CEAL”에 참가했던 것 입니다. 하지만 “CEAL”참가 후기 말고도, USC한국학 연구소에서 주최하는 KSI informal lunch 참석후기, WRT수업, UCLA와 시카고대학도서관을 투어하며 느꼈던 점을 3월 활동보고서에서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KSI INFORMAL LUNCH

  미국에 오기 전, USC에 대하여 사전조사를 했었을 때 인상 깊었던 것들 중 하나가 캠퍼스 내에 한국학 연구소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더욱이, USC 한국학 연구소의 건물은 1937년부터 1946년까지 안창호 선생님께서 중국과 한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동안 부인 이혜련 여사와 다섯 자녀들이 살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장소인 것을 알고 나니, USC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한국학 연구소는 꼭 가보고 싶던 장소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Informal Lunch”에 참석하게 되어, 실제 한국학 연구소를 둘러 보니 안창호 선생님과 시대는 다르지만 동일한 장소에 와있다는 느낌이 신기했습니다. 또 런치에 참가해서, 놀라웠던 사실이 2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생각보다 참석한 외국인이 많았다는 점과, 데이비드 강 소장님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이었습니다. 소장님께서 유창한 한국어로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국학 연구소에서 “Informal Lunch” 거의 매달 주최한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다음 번에도 참석하여, 외국인들과 한국에 대해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또는 한국의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WRIT 수업

  정보 문해를 담당하고 있는 사서인 엘리자베스의 배려로 WRIT수업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 대학교의 교과과정으로 비교하자면 “국어작문”과 같은 교양과목으로 설명하면 적당할 듯 합니다. 이 과목의 과제는 스스로 주제를 선정해서 최소한 6개의 정보원(1차 자료, 2개의 학술적 정보원, 2개의 비학술적 정보원, 아티스틱 정보원)을 이용하여 최종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입니다.
  그 중 “Library session”이 있어서 사서가 직접 수업에 참여하여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강의를 합니다. 여러 개의 소규모 그룹으로 나누어져 학생들끼리 상의하고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끄는 사서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사서의 역할이 하나 더 늘어난 듯하여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사서가 직접 참여하는 수업이 이루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런 수업이 확대되거나 도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연구자들의 표절문제, 카피라이트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현상을 볼 때 이런 수업이 그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예방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LIBRARY TOUR

▶UCLA Charles E. Young Research Library (동아시아 도서관) & Powell library

  UCLA는 한국사람에게 많이 잘 알려진 대학 중 하나입니다. 또한 USC와는 한국의 연세대와 고려대처럼 라이벌관계인 학교이기도 합니다. UCLA도서관 투어는 조상훈 사서선생님께서 직접 해주셨습니다. UCLA도서관의 첫 인상으로 기억되는 것은 도서관 잔디밭에서 누워서 책을 읽고 있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잔디밭은 보호구역이지만, 여기서는 누워도 되는 곳이라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고, 더군다나 학생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 아닌 책이라는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먼저, 동아시아 도서관이 위치한 Charles E. Young Research 도서관을 먼저 둘러 보았습니다. 도서관1층에는 “Research commons”라는 특이한 공간이 있었는데, 1인 큐비클, 넓은 책상, 그룹 스터디를 위한 공간, 빈 백 등 마치 인테리어 가구 전시장에 온 듯한 다양한 컬러의 가구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조상훈 선생님께서는 도서관에서 이 곳이 학생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곳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투어를 했던 날도 대부분 의자와 책상이 학생들로 꽉 차 있어 학생들이 얼마나 이 공간을 애용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직접 찍은 “Research Commons”의 모습

<직접 찍은 “Research Commons”의 모습>

  다음으로 도서관 2층에 위치한, 동아시아 도서관을 구경시켜주셨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직접 페이스북을 운영하여 이용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동아시아 도서관 구경을 마친 뒤, Powel 도서관을 구경시켜주셨습니다. 이 도서관에서는 Inquiry Lab이라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치 일반회사의 회의실을 연상시켰는데, 기존의 레퍼런스 데스크와는 차별화된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사서 사무실도 개방되어 있어 사서들의 프라이버시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한결 편하게 레퍼런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UCLA도서관이 다른 도서관과 차별화되는 점은 레퍼런스 데스크로 한정되어서만 이루어지는 레퍼런스 서비스가 아니라 좀 더 이용자 친화적이고 전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요즘 레퍼런스 서비스가 물리적 공간에서뿐 만 아니라 웹 상에서도 많이 이루어지지만, 사서와 학생들이 직접 만나서 의견을 나누는 실질적 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UCLA 도서관은 레퍼런스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 같아서 인상 깊었습니다.

▶시카고 대학 John and Rita Mansueto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월드라이브러리 웹진에서 시카고 대학도서관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기사를 읽을 때에는 실제로 시카고 대학도서관에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하였는데, “CEAL”에 참여한 덕분에 시카고 대학도서관을 투어 할 기회가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시카고 대학도서관은 프리스턴 리뷰가 뽑은 2014년 미국 최고의 도서관이라고 합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시카고 대학도서관은 인상 깊은 시설이나 장소가 많았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돔 형태의 도서관인 만수에토 도서관이었습니다. 만수에토 도서관은 이용 빈도가 낮고 부피가 큰 간행물의 보관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만수에토 도서관은 중앙도서관과 연결되어 있는데, 지상 1층의 열람실은 유리 돔과 천연 마룻바닥으로 만들어졌고 장서들은 발 아래 지하 6층 깊이로 조성된 폐가 식 서고에 최적의 온도와 습도 속에 보관되어있다고 합니다. (월드라이브러리 웹진 기사 중 발췌) 만수에토 도서관은 천장이 유리 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기분이 마치 식물원에 온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또한 지하 서고도 구경하였는데, 처음에는 그 규모에 놀라고 다음에는, 로봇 크레인이 장서를 직접 눈 앞에 가져다 주는 광경에 놀랐습니다. 서고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로봇 크레인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장서를 찾을 수 있는지 반신반의 하였는데, 실제로 눈 앞에서 로봇 크레인의 속도와 정확성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현재 많은 대학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이 겪고 있는 장서공간의 부족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시스템이 앞으로 한국에도 점점 도입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예산부족의 문제나 인쇄자료의 구입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소장하고 있는 인쇄자료를 매체 변환시키는 비용과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비용을 저울에 달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도서관 전체의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세계 도서관들의 추세를 볼 때 많은 예산을 지원하여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 자체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캠퍼스 안에 자료들을 보관하기 위한 도서관을 만들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점도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이용자에 대한 배려뿐 만 아니라 사서들을 위한 학교의 지원도 인상 깊었습니다. 월드라이브러리 웹진 기사에 의하면, 시카고 대학도서관은 새로 고용한 사서에게 1년 과정의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수료하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전문 영역의 지식을 넓히기 위해 연구 단체에 가입해 학술 대회에 참석하고, 다른 기관과의 교류 모임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도서관학 학위가 없는 대출부의 직원들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도서관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시카고 대학도서관의 인턴기회를 제공해 전문 사서들이 문헌정보학과의 새로운 경향과 관심에 노출 되도록 한다고 합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은 사서들만의 공간도 아니고, 학교의 소유만도 아닌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학교가 사서들을 지원하면, 사서들이 다시 학생들을 지원하고 학생들은 다시 학교를 위해 지원하여 명문 학교와 최고의 도서관을 만드는 긍정적 순환이 돋보이는 시카고 대학도서관이었습니다.

CEAL (Council on East Asian Libraries)

  CEAL에 처음 참여했을 때 놀라웠던 점은 생각보다 동아시아도서관과 관련된 도서관 사서의 수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국적은 달랐지만 동아시아도서관에서 근무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져 인상 깊었습니다. 5일간의 컨퍼런스 일정 중 3일간을 참여하였습니다. 컨퍼런스 2일째에는 5시부터 7시까지 Committee on Korean Materials forum on Korean Studies Resources가 이루어졌습니다. Acquisition Plans & Data Loading에 대한 세션이었는데, 여러 벤더들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사의 서비스와 제품을 홍보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인 사서들 뿐 만 아니라 외국인 사서들이 한국자료에 대한 Approval Plan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한국자료에 대한 관심의 증가를 반영하는 것 같아 뿌듯하였습니다. 벤더들과 도서관 사서들의 관계는 한국학의 증진을 위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공생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CEAL을 통해 사서와 벤더들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컨퍼런스 3일째는 여러 패널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전 발표는 “Beyond the East Asian Collection: Partnerships”이라는 주제였고, 오후 발표의 주제는 “East Asian Studies Librarians in Collaboration”이었습니다. 여러 발표들 중 인상 깊었던 발표는 첫 번째로, Linked Open Data(LOD)에 관한 발표였습니다. LOD는 누구나 자유롭게 공유하고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웹에서 서로 편하게 연결하며, 웹을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형식으로 발행한 데이터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 CEAL에서도 LOD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두 번째는 도서관 홍보방안의 일종으로 한국 대학교 교수님과 협력하여 민화전시를 시행했던 성윤아 사서선생님의 발표였습니다. 민화를 통해 한국학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켰던 좋은 사례여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컨퍼런스 4일째는 Committee on Public Services Program 와 Committee on Korean Materials Meeting에 참석하였습니다. Committee on Public Services Program에서 인상 깊었던 발표 한 중국인 사서선생님의 “Maximizing Library Impact through Librarian Faculty Collaboration: Developing an Undergraduate Core Liberal Education Course”라는 발표였습니다. 발표 마지막에 교직원들과의 교류를 위한 “TRUST”라는 팁을 주셨는데 그 의미가, T: timely and tactful, R: responsive and responsible, U: understanding, S: strategic, T: tenacious 라는 뜻입니다. 사서 분이 교직원들과의 교류를 위해서 고민했던 흔적이 느껴지는 발표였습니다.
   Committee on Korean Materials Meeting에서는 이번 년도에 발간된 해외 한국학 사서를 위한 핸드북을 주제로 프레젠테이션과 간담회가 이루어졌습니다. 인상 깊었던 발표는 Georgetown 대학교 사서 분이 한국학 사서가 없이 한국 자료를 운영했던 경험에 대한 발표였습니다. 그 발표와 더불어 핸드북 발간의 고마움을 이야기 하셨는데, 내가 만약 그 사서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난간을 극복했을 지 고민하게 만드는 발표였습니다. 또한 저도 그 핸드북을 통하여 배울 예정이라 핸드북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실제로 듣고 나니 핸드북 발간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이 더욱 느껴졌습니다.
  CEAL을 참석했던 후기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교류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이 서가에 꽂히고 이용자에게 전해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게 되듯, 도서관 업무가 뛰어난 사서 한 명의 힘으로만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로서로 교류할 수록 나누면 배가 되는 원론적이지만, 중요한 교훈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는 CEAL 컨퍼런스 였습니다.

세계일보 기자님이 한국학도서관을 취재하러 오신 적이 있습니다. 조이킴 관장님께서 인턴들도 인터뷰를 참관하게 해주셨는데, 기자 분의 마지막 질문이 한국학도서관이 한국학을 진흥시키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라는 맥락의 질문이었습니다. 3월 달 활동을 되돌아보고 나서 이 질문에 대한 저만의 대답을 내린 다면 한국학 도서관들이 주체가 되어 국내외 한국학 관련 학자들의 교류의 장을 제공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교류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거나 국내외 한국학과련 학자들이 공동연구를 수행할 때 번역이나 출판 또는 사서들의 전문분야인 정보검색에 도움을 준다면 한국학을 진흥시키는데, 도서관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완전한 대답일지라도 스스로의 결론을 내려보게 만드는 활동 등을 했었던 3월 한달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