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활동 게시판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오승희 7개월차

  • 등록일 2016.04.19

월간보고서

성명: 오승희
기관명: The Freer Gallery of Art and Arthur M. Sackler Gallery
직위 및 부서: Fellow, Curatorial Department

7개월차 활동보고서입니다.


3개월 근무 연장기간 중 첫 달이 벌써 지나갔습니다. 근무연장을 하면서 생긴 비자 문제 때문에 시작이 순탄치 않았지만 무사히 해결하고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업무에 복귀하고 2월에 발표했던 제 논문 수정에 집중을 했습니다. 수정할 부분이 많았지만 많은 분들의 조언을 반영하여 지난 주에 수정본을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참여하는 고려불화 프로젝트는 모든 내용이 동일하게 한-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논문은 먼저 영어로 작성하고 완벽하게 수정한 후 한국어로 번역할 계획입니다.

3월 19일에는 교류부 부장님이 개인적으로 박물관 펠로우들과 큐레이터들을 초청하여 파티를 열었습니다. 박물관 자체에서 열리는 파티와 달리 매우 캐쥬얼 한 모임이기 때문에 근무 중에 이런 자리를 갖게 된다면 걱정하지 마시고 작은 선물 들고 방문하시면 됩니다.

3월 22일에는 KF 워싱턴사무소에서 프리어새클러갤러리를 방문하여 한 시간 가량 회의를 가졌습니다. 큐레이토리얼부서에서는 제가 고려불화 프로젝트에 대해서 안내를 해 드리고 교류과에서는 KF와의 MOU 사안, 교육부에서는 Korean Day, 영화부에서는 한국영화제에 대한 진행사항을 알렸습니다. 소장님께서 협력기관 등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나눠주시고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상당히 성공적인 회의였다고 다른 부서 분들도 만족했습니다.

3월 28일에는 메릴랜드에 있는 뮤지엄 서포트 센터에 가서 동아시아 회화 보존 및 관리 교육을 받았습니다. 박물관 실무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겐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이곳처럼 업무가 세분화되어 유물을 다룰 기회가 많지 않은 곳에서는 이런 정규 트레이닝 세션을 마련하여 연구원을 교육시킵니다. 기존에는 프리어갤러리 내에 있는 보존팀에서 교육했지만 갤러리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보존팀이 전부 메릴랜드로 이전했기 때문에 그 곳에서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근무 7개월차에 접어들면서 이제 조금씩 문제점들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인들에게 프리어새클러갤러리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 낮다는 점입니다. 7개월간 있는동안 한국인 관람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인데다 한국실 지원, 학술 교류 면에서도 이곳에서 다루는 다른 아시아 권역-중국, 일본, 동남아, 중동-에 비하면 한국의 입지는 가장 미미합니다. 전반적으로 한국이 문화예술면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다른 국가에 비해 심각하게 낮은 편이라는 걸 업무 중에 점점 더 실감하게 됩니다. 저의 슈퍼바이저도 이런 문제를 느끼고 한국에서 워싱턴 디씨, 스미소니언, 프리어새클러갤러리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혹시 이곳을 너무 행정도시로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미술사전공자인 저에게 워싱턴디씨란 미국 최대 국립 연구기관인 스미소니언, 그 스미소니언이 소속된 미국 최고의 아시아미술관인 프리어새클러갤러리, 뿐만 아니라 내셔널 갤러리와 CASVA가 있는 도시지만 아무래도 아직까지 한국에 있어서 워싱턴디씨는 미국의 행정수도 이상의 이미지는 없는 게 아닌가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디씨 내 여러 싱크탱크 및 기관들 사이의 협력 내용을 가끔 전해 듣게 되면 박물관은 관심과 지원범위 밖으로 굉장히 소외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보존팀 중국미술 보존 담당 펠로우도 한국의 미미한 지원에 대해서 우려의 의사를 표한 바가 있습니다. 현재 이곳 보존팀에 일본미술, 중국미술 담당 보존전문가 및 펠로우는 상당수인데 한국미술 보존전문가는 미국 전체에 전무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특히 상당량의 한국미술품은 일본식으로 재표구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 일본 미술 담당자가 함부로 복원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존전문가를 국가에서 교육하고 파견하는 시스템이 중국,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존실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 비자, 생활 관련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이메일 (OhSe@si.edu / oh_s@g.harvard.edu) 로 주저하지 말고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