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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싱크탱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평세 2개월차

  • 등록일 2017.05.15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조평세
인턴십 분류 싱크탱크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파견기간 2017년 3월~ 2017년 8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2개월차
내용
안녕하세요. 워싱턴DC의 CSIS 파견 2개월차인 조평세입니다.

지난 4월은 월 초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부터 시작하여 중국의 대북제재 움직임, 미국의 군사적 대북압력, 김일성 생일(15일)과 북한군창건일(25일)을 전후로 우려된 북한의 추가도발, 23일부터 한주간 열린 ‘북한자유주간’, 그리고 30일까지 완료된 대통령선거 부재자 및 재외국민 투표 등 매우 많은 일이 있었던 달입니다.


해외생활을 오래 해보았지만 항상 느끼는 것은 국내에 있을 때보다 타지에 나와있을 때 모국에 대한 관심과 신경이 더 곤두서는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한국의 뉴스와 한반도위기상황 관련 외신보도를 찾아가며 걱정과 우려의 한 달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제 연구도 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Independent Research
우선 지난달 보고 때 구상 중이었던 연구 proposal 주제인 “Nunn-Lugar CTR의 북한적용”을 폐기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한번도 학위논문수준에서 다뤄지지 않은 연구 주제였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공헌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했던 것인데, 이곳 미국에 와서 보니 Nunn-Lugar CTR 프로그램은 미국의 예방안보(preventive defense) 사례로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으며 다양한 각도의 연구와 적용모델화가 이미 충분히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적용문제도 학위논문수준은 아니지만 보고서 형태로 이곳 CSIS 에서 2005년 출판한 것도 있었습니다. 또한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들어보고 (이곳 CSIS 비확산 연구팀에 마침 Nunn-Lugar 프로그램의 타국 적용 관련 전문가가 있었습니다) 문헌검토를 한 결과 무엇보다 Nunn-Lugar “Cooperative” Threat Reduction 프로그램은 cooperative 한 핵폐기 counterpart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사례인데 북한은 6자회담의 실패와 3차 핵실험 이후 전혀 협력과 대화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CTR의 적용에 대한 연구가 이 시점에서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통일진행시 혹은 북한 내 급변사태 발생시 핵물질과 관련시설 및 인력들을 통제하고 안전하게 운반, 저장 및 폐기할 수 있도록 사전 연구가 필수적이지만, 정책보고서가 아닌 박사학위논문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한달 동안 헛수고를 한 것 같아 좌절감이 없지 않지만 이 과정에서 비핵화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고 이 과정이 없었다면 접하지 못했을 배경문헌과 사례들을 접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박사학위논문은 지도교수와 논의 끝에 현재 쓰고 있는 소논문인 “북한 핵개발의 결정요인과 핵 협상 실패원인”의 scope을 확대하여 발전시키기로 하였습니다. 기존 논문에서 모델화했던 북한 핵개발정책 결정과정 프레임워크를 보다 상세하게 풀어내고 협상실패 사례분석 뿐만 아니라 각 국가별 대외환경(독립변수)과 북한리더십의 인식(매개변수)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이곳에 있는 동안 소논문을 완성하고 저널에 출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확대된 학위논문의 연구방법과 연구 틀을 완성하고자 합니다.

Events in DC
이번달에도 몇몇 유익한 학술회의 및 세미나에 참석하여 북한 관련 저명한 인사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SAIS 에서는 Jonathan Pollack 박사의 북핵관련 강연이 있었고 인수위부터 현재 트럼프의 정책 방향을 거의 주도한다고 볼 수 있는 Heritage Foundation 의 남중국해 관련 세미나에도 참석하였습니다. 또한 Wilson Center 에서 한국전쟁사와 북한역사의 대표적인 수정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Bruce Cummings 교수 초청강연도 참석하였습니다. 공감하기 어려운 강연내용도 물론 많았지만 관련분야의 최고 석학들을 가까이서 보고 듣는 것만으로 큰 영감과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곳 CSIS 에서 트럼프행정부에서 새로 임명한 Mike Pompeo CIA 국장을 초대해 특별강연을 하는 것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행사 직후 Pompeo 국장의 발언들이 여러 언론에 다뤄지는 것을 보면서 강대국 국제정치의 중심에 와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학술회의와 세미나 외에 4월 마지막 주에는 워싱턴DC에서 북한자유주간 (North Korea Freedom Week)을 맞아 다양한 북한인권상황을 알리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2004년부터 매년 DC와 서울에서 열린 이 행사는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고 중국의 강제북송을 규탄하는 행사입니다. 올해에는 조지워싱턴대학과 조지타운대학 그리고 DC Press Club에서 탈북자 초청 증언이 있었고 탈북자들의 콘서트도 있었습니다. 또한 의회에서 탈북자들의 증언도 있었습니다. 대북방송을 통해 목소리와 메시지를 전한 존 맥케인, 에드 로이스 등 미 상하원의원들에게 북한의 주민들이 직접 그린 초상화도 전달하는 뜻 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알았던 탈북자친구도 이번에 DC를 방문하여 행사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매우 뜻 깊었던 행사는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의장으로 있는 미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를 참관한 것입니다. CSIS Korea Chair 인 Victor Cha 교수가 북한관련 전문가 증언을 하게 되어 함께 참관하였는데 미 입법부의 한반도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북핵문제의 해결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4월 초에는 DC Tidal Basin 의 벚꽃축제도 있었습니다. 1907년 일본과 미국이 가츠라-태프츠 밀약을 채결하고 사이가 돈독해 져 1912년 도쿄시장이 워싱턴수도에 선물한 벚꽃나무가 계기가 된 매년 열리는 행사이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약간의 씁쓸함이 없지 않는 축제입니다. 그런데 빅터 차 교수를 통해 Tidal Basin의 ‘Japanese Cherry Trees’ 가 아닌 American University에 있는 ‘Korean Cherry Trees’ 를 알게 되어 한결 기분 좋은 벚꽃구경도 하였습니다.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1943년 미국에서 독립외교운동을 할 때 미국 내 대표적인 지한파였던 American University 의 Paul Douglass 학장에게 Korean Cherry Tree 두 그루를 기증하였고 교정에 한국 벚꽃나무가 있는 Korean Garden’이 있습니다)



기타
- 25일부터 30일까지는 재외국민 및 부재자 대통령선거 투표가 진행되어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였습니다.
- 4월 마지막 주에는 북한자유주간과 더불어 Yom Ha’Shoah 라고 하는 유대인학살 (Holocaust) 추모주간 (Week of Remembrance) 이었습니다. DC 에 있는 유대인학살추모기념관 (Holocaust Memorial Museum) 에 방문하여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통일이 되어 북한정권의 만행과 주민들의 인권유린도 기록하고 기념할 수 있기를 염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