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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싱크탱크] 벨기에 유럽의회(EP) 이다현 3개월차

  • 등록일 2017.05.18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이다현
인턴십 분류 유럽의회 인턴십
파견기관 벨기에 유럽의회
파견기간 2016년 2월~ 2016년 4월 (총 3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3개월차
내용
- 업무
완전히 새로운 주제와 이슈를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3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짧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첫째 달인 2월은 새로운 사람들과 업무환경, 마그레브 국가들과 서북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들을 습득하는 데 바빴고, 3월달엔 제가 속한 부서에서 주최했던 행사와 Strasbourg로의 출장, 여러 미팅과 세미나에 참석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럽의회 트레이니십의 마지막 달이었던 4월은 13일부터 17까지 있었던 부활절 연휴가 있었던 탓에 그 전후 약 2주간 제 슈퍼바이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휴가를 떠나셨습니다. 덕분에 저 또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또 한편으로는 휴가 전후로 많아진 업무에 때론 부담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
4월에는 미팅에 참여하는 일보다 주로 research를 한 후 note를 작성하는 일들을 많이 했습니다. 슈퍼바이저께서 서북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브리핑을 하셔야 했기 때문에, 알제리와 튀니지, 모로코의 정치, 사회적 상황과 유럽연합의 활동들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맨 처음 제게 일을 맡길 때 저의 상사께서 강조하셨던 것이 Plagiarism과 Reliable Source였기 때문에 항상 이런 보고서를 작성할 때마다 출처들을 reference로 따로 첨부합니다. 처음에는 왠지 제게 어떠한 일이 맡겨졌을 때, 그것에 대해 세세한 것까지 질문을 하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상사에 따라서 선호하는 보고서 형식이 다르고, 주제에 따라 어떤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하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항상 상사에게 자세히 물어보고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법 제 상사인 Sabrina의 스타일에 맞춰 노트를 작성하는 데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인턴들이 작성하는 보고서를 참고하기도 하고 유럽의 방식에 더 익숙한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면서 이전 보고서보다 더 발전시키려고 노력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점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에 오시는 분들은 인턴십 초반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다른 인턴들은 어떤 식으로 노트를 작성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지, 어떤 자료들을 참고하는지 물어보고 참고하신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월 말에 미국의 난민관련 정책과 상황, 그리고 지중해 루트를 중점으로 두고 난민문제와 유럽연합의 활동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리비아나 말리 같은 국가들에 대한 정보 단지 구글에 검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인턴들에게 도움을 구했고, 현지 뉴스와 정보가 많은 곳들을 알려준 덕분에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한국뉴스를 접할 수 있는 더 많은 통로를 알고 있듯이, 다른 인턴들은 전세계 곳곳의 뉴스를 알 수 있는 다양한 루트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구글로 검색하는 것과는 또 다른 정보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회는 매우 자유롭고 위계적이지 않은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급에 상관없이 (물론 당연히 기본적인 위계와 질서는 존재합니다^^)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고,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열려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가장 낯선 동시에, 또 가장 배우고 싶고 매력적인 문화입니다. 마지막 주에는 제 상사께서 휴가를 떠나시는 바람에 좀 더 일찍 작별인사를 해야 했습니다. 마지막 선물로 유럽에 관한 책을 선물로 주셨는데, 이번 트레이니십을 통해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갖게 되고, 유럽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게 된 저를 위해 고르셨다는 것을 들으니 더 감사하고 특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날, 그 동안 같은 팀에서 함께 일했던 다른 슈퍼바이저 분들과 assistant 분들께 가서 감사인사와 함께 작별인사를 전했는데, 한 분 한 분 진심 어린 인사와 조언들을 해주셔서 참 감사하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 생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또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곳 사람들은 개인적인 삶과 일의 균형을 굉장히 중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참 많이 받습니다. Brussels의 날씨는 예측불허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4월에는 비교적 날이 많이 따뜻해지면서 어느 날엔 20도 이상으로까지 가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어디를 가든 잔디가 있는 곳이면 친구, 연인, 가족단위로 함께 나와서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거나 공놀이를 하거나, 그냥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때론(사실 매우 흔하게) 그냥 옷을 입지 않은 채로 햇볕 아래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당황스럽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 풍경에 익숙해져서 어떨 땐 그렇게 자유로운 그 사람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 항상 바쁘게 무언가를 하거나, 쉬는 시간마저 계획으로 정해두거나,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데 익숙해져 있는 저로서는 그냥 아무것도 없이 잔디밭에 드러누워 가만히 햇볕을 즐기는 게 처음엔 어색했는데, 한번 누워보니 왠지 이곳 사람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같아 참 좋았습니다.
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인턴들은 Schuman Traineeship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턴이 된 친구들인데, 제가 인턴십을 시작한 2월은 이전 Schuman Trainee들의 마지막 달이었습니다. 즉, 저는 각 1달/ 2달의 기간 동안 총 두 그룹의 인턴들과 함께 근무를 했습니다. 그래서 2월에 유럽의회에서의 인턴십을 마치고 Brussels에서 다음 직장을 구한 친구들과는 계속 연락을 하며 자주 얼굴을 보고 지냅니다. 3월달엔 저희 집에 초대해서 한국음식과 소주를 소개해줬는데, 4월엔 또 다른 친구네 집에서 함께 요리를 하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각자 준비해온 재료들로 요리를 하고, 함께 나눠먹으며 서로의 일상에 대해서 얘기하는 이런 시간들은 소소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특별하고 값지게 느껴집니다.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제게 돌아가면서 일주일씩 재워 줄테니 비행기를 타지 말고 불법체류자가 되라는 달콤한(?!) 제안을 할 만큼 너무 좋은 이 친구들 덕에 이 곳에서의 생활이 몇 배 더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3월부터 새로운 인턴들이 오면서 저도 5명이 사용하는 작은 오피스로 옮겨야만 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5명 중 3명이 이탈리아에서 온 인턴들인데, 그 덕에 아침엔 같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점심으로는 파스타를 먹으며 점점 이태리 사람이 되어가는 저를 보며 역시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ㅎㅎ 또한 인턴들끼리 서로 자국 언어를 가르쳐주고 배우는 클래스를 만들었는데, 4월달부터는 저도 아랍어 수업에 참여해서 아랍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정말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 같습니다.
유럽의회에서의 마지막 일주일이라고 생각하니 그 동안 평범하게 느껴졌던 하나하나가 다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이라고 일부러 제가 있는 건물로 찾아와서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져온 특별한 술이라며 선물을 건네주는 이전 동료까지 만나고 나니 마지막인 것이 더욱 실감이 나서 너무 아쉽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시간들이 있었기에 제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언제고 마음먹으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문이 열렸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3개월이라는 짧지만, 또 그리 짧지만은 않았던 이 시간은 현실과 바쁜 삶에 매몰되어가고 있던 저를 저의 틀 밖으로 꺼내준 매우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저의 부족한 부분을 보게 되었던 동시에, 또 저도 모르고 있던 저의 강점들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 주신 한국국제교류재단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랍어 수업중>
<이탈리아 동료들/ 목요일 저녁 P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