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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영국 영국박물관 최효진 4개월차

  • 등록일 2018.05.30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최효진
인턴십 분류 박물관 인턴십
파견기관 영국 영국박물관
파견기간 2018년 2월~ 2018년 7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4개월차
내용
총 6개월의 인턴 기간 중 어느덧 반이 넘게 지나고 남은 인턴십 기간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특히 4개월 차에 접어든 5월의 경우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더욱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새롭게 시작한 한국회화 보존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영국박물관에는 해외 박물관 중 유일하게 한국회화 보존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보존가 김미정 박사님이 계십니다. 근래의 많은 해외 박물관들에서는 각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의 ‘보존’ 업무를 중요한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새로운 유물을 발굴해 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유물들을 최적의 방법을 찾아 제대로 보존하는 것 역시 박물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WCEC를 견학하는 모습 / Hirayama Studio 내부

특히 영국박물관의 경우에는 2014년 새롭게 완공한 WCEC(World Conservation and Exhibitions Centre)와 같은 대형 규모의 센터를 설립하여 유럽 내 보존 과학 연구와 보존 처리 분야의 거점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미정 박사님께서 소속되어 있는 히라야마 스튜디오(Hirayama Studio)는 WCEC의 산하부서로 영국박물관 내의 아시아 유물 중에서도 회화작품(pictorial art)만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히라야마 스튜디오는 일본인 화가 Ikuo Hirayama(平山 郁夫, 1930-2009) 개인이 거금을 들여 영국박물관 내에 설치하도록 후원한 보존·복원 스튜디오입니다.
이곳 히라야마 스튜디오에서 행해지는 많은 프로젝트들은 영국박물관 자체의 지원보다도 각 국가의 기업 및 기관들의 후원하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Mitsubishi Corporation과 Sumitomo Foundation, The Association of Conservation for National Treasures (ACNT) of Japan의 후원 하에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미 10년이 넘은 장기 프로젝트들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의 체계성과 치밀함에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장기적으로 해외 소재의 자국 유물들을 관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에 대해서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의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현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나라도 2017년 11월부터 아모레퍼시픽에서 영국박물관과 한국회화보존 프로젝트(Amorepacific Project for the Conservation of Korean Pictorial Art)의 협약을 맺어 체계적인 문화재 관리 사업을 시작 하였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덕분에 큐레이터 선생님과 보존가 선생님께서 그동안 중국과 일본 유물들과의 우선순위 경쟁에 밀려 등한시 되었던 우리의 회화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구할 수 있는 비용과 시간을 얻게 되어 우리 유물들의 관리 수준이 높아질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인턴에게도 학예업무 이외의 보존업무까지도 배워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해외소재의 문화재들을 관리하고 체계적인 문화외교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후원 문화가 잘 자리잡아 이를 통해 우리의 유물들이 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5월 달에는 영국의 예술재단이자 경매회사인 Bonhams 런던 지사를 방문하여 다양한 아시아 작품들을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 작품들 이외에도 베트남, 인도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의 경매 회사의 현장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Bonhams London

글로벌챌린저 경험을 통해 영국박물관이라는 거대 기관에서 그곳의 시스템과 업무 방식을 배우고, 한국이 아닌 해외 기관의 조직 문화 등을 경험하는 일 역시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경험을 통해 해외박물관에 설치된 한국 전시실 운영의 현실을 알게 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정말 필요한 부분들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이를 위한 무수히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 해외의 상황에 맞는 해결책과 방안들이 정착되기 위한 고민과 행동들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베를린 사무소의 이수연 소장님께서 영국을 방문하시면서 런던에서 박물관 인턴십을 하고 있는 저와 V&A 성다솜 인턴을 만나고 가셨습니다. 비록 같은 국가에 있지는 않지만 유럽에 저희를 챙겨주시는 KF 선생님들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이 보고서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