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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영국 영국박물관 최효진 5개월차

  • 등록일 2018.07.09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최효진
인턴십 분류 박물관 인턴십
파견기관 영국 영국박물관
파견기간 2018년 2월~ 2018년 7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5개월차
내용
이번 해 런던의 여름은 운이 좋게도 비가 많이 오지 않고 화창한 날들이 계속 되어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평상시 여유를 즐기려고 노력하는 유럽 사람들 속에 스며들어 지낼 날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화창한 날씨와는 반대로 제 마음은 타들어가지만(?) 그래도 남은 귀중한 시간을 헛되지 않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5개월차 보고서에는 영국박물관의 한국 전시실 운영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점들과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느낀 점들을 이번 한 달 동안 착수해온 과업 소개와 함께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 역시 저는 아모레퍼시픽 프로젝트 업무를 보조하였습니다. 이제 막 가장 기초적인 것들부터 초석을 다지는 단계이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2014년에 처음으로 한국관 담당 큐레이터인 현수아 선생님이 오시기 이전까지 한국 전시실은 중국 미술을 담당하는 큐레이터가 중국 전시실과 함께 관리하여 왔습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만을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책임 큐레이터가 없었던 탓에 많은 수의 우리 유물들이 비교적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책임 큐레이터가 모든 것을 제대로 운영하려 한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국가들이 자국 문화를 대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곳이기도 한 영국박물관에서 단 한 명의 담당자가 모든 것을 아울러 관리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는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자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심혈을 기울여 전시실을 개편하는 것은 물론 정부나 자국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욱 더 효율적으로 한정된 공간 내에서 타국의 전시실에 뒤쳐지지 않을 전시를 기획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정을 보면서 우리는 단지 세계적인 박물관인 영국박물관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시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할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처럼 인력과 자본력을 투자하여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것에 힘써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모레퍼시픽 프로젝트 덕분에 올해부터는 보존가 김미정 박사님까지 영국박물관에 오시게 되면서 큐레이터, 인턴, 보존가로 이루어진 제대로 된 ‘한국’ 팀이 결성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이루어진 팀이지만 모두가 불철주야로 일하고 있는 덕분에 그 동안 소장고에서 조용히 쉬고 있던 우리의 소장품들의 상태를 확인해보고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자료와 일치하는지 다시 맞춰보는 등 본격적으로 우리 소장품을 관리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유물관리 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바로 한국 컬렉션의 ‘병풍’ 조사였습니다. 저는 두 선생님들을 도와 업무가 꼼꼼하게 계획된 일정에 맞추어 진행될 수 있도록 작지만 중요한 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이 된 병풍들의 유물 번호와 간략한 정보를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하여 Survey 연구의 자료를 축적해가고 있으며, 치수 측정, 특이사항 확인 등 유물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일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뿌듯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록 작은 것 하나부터 차근차근 정리해가는 일은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없지만 조금 늦더라도 꼼꼼하게 진행된 이번 조사를 통해 그 동안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하여 수장고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우리의 좋은 유물들이 추후 좋은 상태로 전시실에 설치되어 우리 문화의 풍성함을 많은 방문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소장품 기록을 위한 사진촬영 업무 보조 중
소장품 기록을 위한 사진촬영 업무 보조 중

보존 프로젝트에 참연한 인턴들의 최종 발표회
보존 프로젝트에 참연한 인턴들의 최종 발표회

이외에도 저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간한 영국박물관 소장 우리 문화재 도록이 해외 기관들에 잘 소장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을 도와드리거나 중요한 연구 자료들을 모으는 일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이제 이곳 생활도 7월 한 달만을 남겨두고 있어 만감이 교차하지만 남은 기간 동안 두 선생님들께서 담당하고 계신 너무나도 많은 업무량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도록 보조할 뿐만 아니라 저 스스로도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것 역시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퇴근 길에 늘 지나가는 기념품 서점에서 본 중국 미술 및 일본 미술 관련 서적 사진을 첨부해 보았습니다.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중국과 일본 학예 연구팀에서는 이렇게 각자의 유물들 및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하기도 합니다. 아직 영국박물관 내에는 우리나라만을 단독으로 다룬 서적은 발간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아직까지 우리나라를 담당하는 인력이 전무했거나 아직까지도 너무나도 부족한 탓인 것 같습니다. 나아가 중국과 일본에 대한 관심에 비해 한국 전시실에 대한 방문객들의 관심이 적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관심이 보태질 수록 해당 전시실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일테니까요. 정부나 기업의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의 관심 역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차츰 국내에서도 해외 소재의 우리나라 전시실들을 중요한 공공외교 공간으로 인식하는 등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영국박물관 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의 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으로 5개월 차 보고서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영국박물관 발간 서적 중 일본 판화와 중국 회화 도록
영국박물관 발간 서적 중 일본 판화와 중국 회화 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