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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여곡절끝에 시카고에 온지도 한 달이 지났네요. 저같은 경우 비자 대행사쪽에서 서류를 늦게 전달해주는 바람에 예정되있던 근무시작일보다 4일 가량을 늦게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한 달은 기관 분위기와 사업, 상사 및 팀원들의 성향 등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시카고 연구소의 여론조사팀에서는 매년 한 차례 혹은 두 차례의 대형 서베이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년도 서베이는 4월 중순즈음부터 시작될것입니다. 서베이가 시작되면 설문지 문항부터 데이터 검수, 분석까지 많은 일을 하게 될 것 같은데요, 아직까지는 재단에 제출할 제 개인연구를 중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매주 한국 갤럽, 리얼미터 등 여론조사기관을 tracking down하며 중요성이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는 상사와 의논해 연구소 공식 사이트에 블로그 형태로 글을 올립니다. 그 외에는 제가 스페인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멕시코 여론조사가 보이면 멕시코 담당 팀원에게 공유해주기도 하구요, 지난 2월 러시아-미국 국제관계에 대한 서베이 결과를 엑셀 그래프로 만들기도 합니다.
사무실 분위기는 다소 개인적인 측면이 있으며 점심식사도 본인의 책상에서 도시락을 먹습니다. 서로 최대한 방해를 안하려는 분위기이며 인턴들 또한 사이가 가깝진 않습니다. 제가 전에 일했던 직장과는 굉장히 달라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편해진 것 같습니다.
한 달 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 연구 방향을 잡았는데요. 미국에 온 이상 미국 여론조사 자료를 사용하는 연구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지만 밀도있는 연구를 위해서는 제가 잘 아는 한국 여론조사 자료를 사용하는게 좋을 것 같아 이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연구 주제는 한국 젊은층의 북한 및 국가 안보 이슈 보수화로 잡았으며 세부적인 연구 방법론, 연구 질문 등은 모두에게 공개되는 월간보고서에서는 공개하지 않고, 중간 및 최종보고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 연구 및 팀 보조 역할을 제외하고는 연구소의 각종 프로그램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지금까지 세 번 정도 서포트했고 실질적으로 하는 업무보다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으로 인해 배우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시카고 연구소에 지원을 한 동기중의 하나이기도 하구요. 이번주 월요일에는 가나 대통령이 저희 연구소에 와서 가나의 전반적인 개발과 그에 따른 챌린지를 논했는데, 한 국가의 대통령을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참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가나 대통령과 악수까지 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시카고에서의 첫 주는 매우 추웠지만 지금은 꽤나 선선해진 상태구요, 봄 여름이 예쁘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기대가 됩니다. 물가는 생각했던 것 보다 굉장히 비싸고 세금도 높습니다. 40불짜리 한 달 휴대폰 데이터 플랜을 샀는데 8불이 세금으로 붙는 정도이니, 쉽사리 밖에 나갈 수가 없겠더라구요. 주로 저렴한 이벤트 위주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중입니다.
주거는 회사에서 40분정도 거리에 위치한 시카고 북쪽으로 잡았고, 룸메이트이자 집주인인 할아버지가 잘 대해주십니다. 하지만 집에 할아버지와 저 둘 뿐이고 사무실 분위기도 굉장히 개인주의적이다보니 친구 사귀는 것이 힘들었는데요, 어찌 저찌 하여 멕시칸 친구들과 친해졌고 저희 팀 다른 인턴과도 꽤 가깝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인턴십을 하면서 대학원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나진 않지만 행아웃을 할 때는 주로 이들과 하는 편입니다.
다음 한 달간은 실제적인 통계프로그램을 돌리며 제 연구의 데이터 초본을 다지는 시간이 될 것 같고, 프로그램도 꾸준히 자주 서포트 할 예정이며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블로그 글을 드래프팅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달에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업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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