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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도서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염지수 2개월차

  • 등록일 2019.06.07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염지수
인턴십 분류 도서관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파견기간 2019년 2월 15일~2019년 12월 15일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2개월차
내용
1. CEAL(Council on East Asian Libraries) Conference in Boulder&Denver, Colorado.

이번 달은 인턴을 시작하기 전부터 담당 선생님께 참석을 권유받았던 CEAL(Council on East Asian Libraries) 컨퍼런스가 열리는 달이었습니다. 2019년 CEAL 일정은 3월 19일과 20~21일, 각각 볼더 대학교 노를린 도서관, 덴버 다운타운의 쉐라톤 호텔에서 진행되었습니다. CEAL 컨퍼런스는 주로 동아시아학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사서, 연구자들이 모여 발표와 토론을 하는 세션들로 구성됩니다. 이처럼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컨퍼런스를 처음 경험해보기에 그 자체로도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세션을 골라 배우고 느낀 점을 공유하겠습니다.

1.1 Open House at CU Libraries (Special Collections)

CEAL 컨퍼런스 세션 중 하나로 볼더 대학교 도서관 스페셜 컬렉션 일부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볼더 대학교 도서관이 수집한 동아시아 관련 고서, 고지도, 문서 등이 전시되어 있었고, 볼더 대학교 직원분들께 해당 자료와 기록의 출처,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컬렉션을 둘러본 뒤, 볼더 대학교의 아키비스트와 개인적으로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볼더 대학교의 경우 동아시아와 관련해서는 20세기 초중반 컬렉션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차 중요한 자료를 수집한 이후에는 동문이나 지역 주민들로부터 자발적인 기증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카이브즈의 역할에 대해 묻자, 아카이브즈는 인간의 행위를 기록함으로써 역사를 부정하는 사람들에 대항할 수 있는 증거를 수호하는 곳이고, 아키비스트는 이를 실천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는 인상 깊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Open House에 전시된 Boulder University의 Special Collection 자료

1.2 OCLC User Group

해당 세션에서는 OCLC 기술팀이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새로 개발한 기능과 개선 사항을 소개하고, 유저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소 카탈로깅을 할 때 필수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기에 기본적인 기능은 숙지하고 있어도 상세한 정보까지는 알지 못하였는데, 무려 484개의 언어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프로그램에 업로드된 데이터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인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OCLC처럼 실제 업무에서 쓰이는 프로그램은 매년 열리는 컨퍼런스를 계기로 의견을 수용하고, 개선 사항을 논의함으로써 업무의 편리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OCLC User Group

1.3 CEAL Plenary: Strengthening the Organization and Empowering CEAL Members to Meet the Challenges of the Digital Age

이번 CEAL 컨퍼런스의 메인 주제는 ‘Digital Humanities’와 ‘Digital Scholarship’ 였습니다. 학문의 동향과 사서의 역할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여 연구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목적으로 구체적인 수준까지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연구자들도 직접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발표하고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기록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이번 세션을 통해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도서관, 사서의 역할을 구체화하고, 그 범주를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Open Access’, ‘Sharing Platform’이 주목받고 있는 오늘날 왜 개인이나 민간 기관이 아닌 대학 도서관, 공공 도서관의 역할이 강조되는가라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컨퍼런스를 통해 도서관이야말로 자료의 ‘접근(Access)’과 ‘보존(Preservation)’, 그리고 그 ‘관리(Management)’를 가장 오랜 시간 고민해 왔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Digital Humanities’, ‘Digital Scholarship’의 등장으로 사서 또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CEAL Plenary

1.4 Denver Central Library 견학

덴버 공공 도서관은 미국 내 최고의 공공 도서관으로 여러 번 선정된 곳인 만큼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다행히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CEAL 컨퍼런스 기간 동안 룸메였던 USC 대학교 인턴 성은비 선생님과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Denver Central Library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공간은 메이커 스페이스였습니다. 최근 많은 도서관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메이커 스페이스는 도서관이 하나의 완성된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라는 목적을 넘어, 이용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오늘날 도서관에서 자료를 대출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익숙한 것처럼 앞으로는 누구나 기술과 장비에 손쉽게 접근하고, 함께 협력하며 창작물을 공유하는 도서관의 풍경이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여느 때보다도 창의성과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 덴버 공공 도서관으로부터 도서관의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메이커 스페이스 외에도 Children’s Library, Movies & Music, Reference Services, World Languages, Genealogy Collection, Maps, Manu Room을 둘러보며 덴버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자료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각 층의 Information Desk는 해당 층의 컬렉션과 관련된 여러 종류의 팜플렛을 소개하고 있어서 이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족보학 컬렉션(Genealogy Collection)이 위치해 있는 5층에는 이용자가 자신의 족보를 연구하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소개한 리서치 가이드가 여럿 제공되고 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Denver Central Library의 메이커 스페이스


Denver Central Library의 팜플렛

2. Cataloging

지난달에 이어 OCLC Connexion 시스템을 통한 목록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달은 추가적으로 학교 도서관 웹사이트에 탑재되는 정보를 관리하는 OLE 사용 방법을 트레이닝 받았습니다. 그동안 OCLC 프로그램으로 카탈로깅을 마치면, 검토 작업 후 시카고 대학교의 local system인 OLE에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번 달부터는 OCLC에서 OLE까지 모두 끝내는(full cataloging process)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에는 번역서를 집중적으로 카탈로깅 했다면, 이번 달에는 문학(Fiction, Essays)과 비문학, 카탈로그, 사진/드로잉책 등 여러 유형의 책을 카탈로깅 하고 있습니다. RDA 법칙 중 특히 650, 651번 주제 필드와 이에 맞는 콜넘버를 작성하는 것이 까다로워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담당 선생님의 검토와 조언을 통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3. North Korea Stamp

인턴십 메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북한 우표 디지털화 작업을 이어서 진행 중입니다. 지난달 VRC(Visual Resources Center)와 미팅하기 이전에 준비한 샘플 데이터를 회의 때 확정한 기준에 맞추어 수정한 이후, 이번 달부터는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기입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끝마친 우표책은 ‘동물 우표(Animals on Stamp)’로, 다른 우표책보다 비교적 주제 분류와 영문 디스크립션이 간단하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디스크립션(Deion)은 쉽게 말해 우표 이미지에 나타난 모든 글자들을 옮겨 적어주는 작업이기에 단순 반복 작업으로 보일 수 있지만, 가끔 아무런 정보가 없는 우표가 등장할 때에는 이전에 정리하였던 우표 중 비슷한 성격을 가지는 자료로부터 유추 작성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하는 영문 디스크립션은 직접 번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시카고 대학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선생님의 검토를 받으며 내용을 다듬어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 우표 – Animals on Stamp

4. Reference Research (Prof. Angie Heo)

4월 초부터는 새롭게 시카고 대학교 Anthropology and Sociology of Religion 학과 조교수로 근무하시는 Angie Heo 교수님의 연구 참고자료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Angie Heo 교수님의 연구 분야는 주로 종교와 경제, 구체적으로 한국 기독교와 자본주의의 관계입니다. 연구 주제와 관련된 단행본, 학술 논문, 학위 논문, 잡지, 신문기사, 웹사이트 등 다양한 유형의 레퍼런스를 정리하고, 주기적으로 교수님과 미팅을 가진 후 추가적인 레퍼런스 정리 등 연구 지원을 계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5. 학교 행사 및 강연

5.1 Pi(Pie) Day Contest
3월 14일은 동아시아 도서관 직원들과 함께 파이(π) 데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3월 14일에 주로 화이트데이를 기념하곤 하는데 시카고대학교에서는 같은 날 프랑스의 수학자 자르투가 원주율 3.14를 고안한 것을 기념하는 파이데이 행사를 즐긴다고 합니다. 파이(π, Pi)와 발음이 같은 파이(Pie)가 연상된다는 이유로 이 날은 매년 도서관 직원들이 만들어 온 파이를 나눠 먹고,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파이를 만든 직원에게 시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가니 어색하기만 했던,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가벼운 small talk을 나누는 문화에도 점차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Pi(Pie) Day Contest

5.2 All The President’s Words: White House Speechwriter’s Reflect 강연

백악관에서 대통령의 Speech writer로 활동하였던 분들의 강연에 참여했습니다. 발표자는 Terry Edmonds, Sarah Hurwitz, John P. McConnell로 각각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 조지 부시 대통령의 Speech writer로 근무하셨던 분들입니다. Speech writer로 일할 때 겪었던 에피소드부터 Speech writer가 되기 위해 어떤 역량과 재능을 갖추어야 하는지, 연설문이 다른 유형의 글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등 알차고 재밌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Speech writer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백악관에서 일어나는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글을 ‘빨리’,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과, 눈보다는 귀로 전달되는 연설문의 특성상 읽기 좋은 글보다는 듣기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All The President’s Words에서 발표하는 패널들

6. 시카고 생활
- Saint Patrick’s Day / Explore Stunning Interior Architecture Tour 등

긴 겨울이 끝나고 시카고에도 마침내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일정과 시간이 자유로운 주말에는 하이드 파크를 벗어나 시카고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를 즐기곤 합니다. 매년 3월 17일 많은 미국인들이 기념하는 성 패트릭스 데이(Saint Patrick’s Day)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시카고는 성 패트릭스 데이를 가장 화려하게 기념하는 도시 중 하나인데, 이날 시카고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는 강은 초록색으로 물들고, 거리에도 온통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이 가득하여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1871년 대화재 이후 시카고의 재건을 위해 노력한 건축가들이 남겨놓은 건축 유산들을 둘러보며 도시를 체험하는 것도 시카고 생활에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Saint Patrick’s Day 축제의 시카고 강


Explore Stunning Interior Architecture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