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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도서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염지수 6개월차

  • 등록일 2019.08.26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염지수
인턴십 분류 도서관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파견기간 2019년 2월 15일~12월 15일 (총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6개월차
내용
1. SAA (Society of American Archivist) Annual Conference in Austin, Texas

8월 3일~6일까지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된 미국 기록전문가협회 연례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불과 일년 전까지 대학원에서 기록학을 공부하면서 여러 번 이야기를 듣고 참고했던 단체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컨퍼런스에 참석까지 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번에 참석한 SAA 컨퍼런스는 정부, 대학, 기업 아카이브즈 뿐만 아니라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다양한 기관이 참가하였고, 작년부터는 CoSA(Council of State Archivists)와도 공동 주최를 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인턴십 활동을 하면서 참가하였던 CEAL 컨퍼런스와 ALA 컨퍼런스의 중간 쯤이었으나, 등록비는 International Nonmember의 경우 Early-bird로 신청한다고 하더라도 $409(한화 약 495,000원)로 가장 비쌌습니다. 비록 전시나 포스터 세션 등 규모가 ALA처럼 방대하지는 않았으나, 세션에 있어서는 선택권이 다양했기에 이번에도 제가 관심 있는 University Archives, Information Service 등에 중점을 두어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참여한 세션 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 발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1 Revolutionizing Use Policies: Easing Restriction for Greater Impact

미국은 한국보다는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서로 다른 업무 범위에 속하므로 ‘사서’ 혹은 ‘아키비스트’ 등 조직 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지만, 비슷한 문화기관에 소속된 전문가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협력하는 자세가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지난번 ALA 컨퍼런스에서도 미국 NARA(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와 관련된 세션이 있었는데, 이번 SAA 컨퍼런스에서도 이용자 서비스와 같은 부분에서는 도서관의 혁신적인 이용자 정책 개정에서 참고할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이 발표는 기록관, 도서관, 박물관 등 문화기관들이 이용자에게 부과했던 자료 사용 승인 요청, 수수료 부과 등 방침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반성하고, 최근 이용자 방침을 개정한 기관들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기록전문가들은 저작권이 소멸되지 않은 기록물에 대해서 기록물이 법적으로 정당하게 이용되고 있는지 감독할 필요가 있는데, 몇몇 문화기관에서는 이미 저작권이 소멸되었거나, 공유(Public Domain) 목적으로 생산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번거로운 승인 과정, 불필요한 수수료 부담 등으로 기록에 대한 접근을 저해했습니다. 이에 다양한 기관에서 온 기록전문가 5명이 각 기관의 이용자 방침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사례를 발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발표자의 소속 기관은 아니었지만, 서로 다른 발표자에게서 두 번이나 언급된 사례로 UC 버클리 대학교가 있었습니다. UC 버클리 도서관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되었거나 애초에 공유(Public Domain) 목적으로 생산된 자료에 대하여 이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는 직원과 이용자에게 모두 불필요하다는 문제점을 인식했습니다. 이후 UC 재단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거나 자료 사용 범위가 공정 사용(Fair Use)을 초과하는 때에만 이용 허가를 요청하도록 절차를 개정하였습니다. 이 새로운 방침은 곧 이용자들이 자료 사용 권한을 요청하는데 부과해야만 했던 수수료를 감소시키는 데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료 복사나 고해상도 디지털 복사와 같은 서비스를 제외하면 그동안 이용자들이 불필요하게 지불하였던 수수료를 폐지함으로써 자료 이용 부담을 줄이고, 활발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했습니다. 또한 MIT 도서관에서는 자료의 유형을 크게 1) MIT가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2) 제3자가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3) 공유 컨텐츠 세 가지로 분류하여 1), 3)의 경우에는 승인 과정 없이 자료를 곧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2)와 같은 경우에는 이용자로 하여금 제3자에게 직접 문의하여 서면으로 동의서를 받도록 절차를 개정하였습니다.

1.2 Deion Section

기술 세션에서는 “Archives for Black Lives in Philadelphia’s Anti-Racist Deion Resources,” “Implementing Named Entity Recognition in Deion of Born-Digital Materials” 두 주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전자는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불러일으킨 이슈에 대응하여 아키비스트와 사서 등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 A4BLiP(Archives For Black Lives in Philadelphia)의 활동을 소개하는 발표였습니다. 이 단체는 흑인 관련 역사기록물 수집, 보존의 중요성을 설파한 성명서를 발간하고, 흑인 커뮤니티에 기록 관리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것과 함께 인종차별적인 기술(deion)을 수정하는 표준을 고안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술 세션인만큼 이번 발표에서는 이 단체가 아카이브즈 검색 도구에 남아 있는 인종차별적 용어들을 발견하고, 수정했던 작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Slavery’라는 용어를 ‘Enslaved People’이라고 수정함으로써 부당한 사회제도에 의해 ‘노예화’된 사람이라는 의미를 드러내는 등 아카이브즈가 가해자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던 오류를 바로잡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수정한 내역도 모두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이용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중입니다.

다음으로 NC State University Libraries의 Special Collections and Research Center에서는 Born-digital 기록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기술하기 위한 방법으로 NER(Named Entity Recognition) 개념을 설명해주었습니다. NER이란 말 그대로 Named Entity(이름을 가진 개체)를 Recognition(인식)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문서 안에서 미리 정의해 둔 사람, 회사 등 단어들을 추출하여 분류하고 이에 부합한 정보들을 기술해주는 방식입니다. NER은 단어(사전) 정의, 텍스트 추출, 프로세스, 데이터 클리닝, 순위 산출(Ranked output) 작업을 거칩니다. 비록 단어들을 직접 정의해야 하고, 사전에 정의되지 않은 엔티티를 놓치기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방법은 무수히 많은 Born-digital 기록이 이용자들에게 일단 ‘발견’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증받은 Born-digital 기록 중 파일, 폴더, 숨겨진 파일, 휴지통에 버려진 파일 등 계층이 불분명하고 추적이 어려운 경우, NER 기술을 이용하면 이를 빠른 시간 내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아이템 계층까지 기록에 접근할 수 있고,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1.3 Next Stop, Archives! Tour Guide Transformation Tips

마지막으로 소개할 내용은 아키비스트가 이용자들에게 컬렉션을 가이드 할 때 참고할 만한 팁을 공유했던 세션입니다. 그동안 시민들에게 친숙하지 않았던 아카이브즈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아키비스트 또한 ‘Archival comfort zone’을 벗어나 그들의 컬렉션을 스스로 설명할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 내 발표되는 논문이나 잡지를 살펴봐도 교육학의 개념과 사례들을 도입, 실험하면서 아카이브즈 정보서비스의 새로운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추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Microsoft 사, Vanguard, Procter and Gamble Corporate Archives 등 여러 기관의 아키비스트들이 발표자로 나서서 각자의 가이드 팁을 말해주었습니다.

“저마다 다른 방문자의 관심사를 고려하라”, “기관 내 기록과 데이터를 분석하여 하나의 완성된 스토리를 전달하라”, “글보다는 시각적인 자료를 많이 활용하라”는 조금은 진부하고도 기초적인 팁 외에 눈길을 끈 건 스토리텔링 구성 방법을 소개한 발표였습니다. 이 발표자는 가이드를 준비하는 데 앞서 아키비스트가 스스로 “Why should they care about the archives?”라는 질문에 답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렇게 아카이브즈의 중심 주제를 이끌어낸 후, 이 주제의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물을 준비하는 것이 그 다음 단계입니다. 이때, 타당성을 입증하는 과정은 다시금 ‘Tangible → Intangible → Universal Values’의 검토 과정을 거칩니다. 만약 ‘노동’을 주제로 할 경우 Tangible에 속하는 부분은 노동자, 임금과 관련된 기록이 이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Intangible에는 위험, 기술 등 기록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기록의 맥락을 통해 힌트를 줄 수 있는 것들이 속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생존을 위한 투쟁, 정의 등 Universal Values을 이끌어냅니다. 이 스토리텔링 방식은 곧 아키비스트가 아카이브즈의 핵심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들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만 구현 가능합니다. 아키비스트에게 기존의 역할 외에도 소장 기록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이 새롭게 요구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1.4 그 외

이 밖에도 웹 아카이빙(Web Archiving)에 관한 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이 발표자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응답할 수 있는 폴 에브리웨어(Poll Everywhere) 툴을 사용해 웹 아카이빙에 대한 기초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사이트들을 서로 공유하였습니다. 그중 NYARC(New York Art Resources Consortium)에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여 웹 아카이빙을 하는지, 이용자가 어떻게 웹 아카이브 컬렉션에 접근할 수 있는지 등 웹 아카이빙 지침을 상세하게 서술한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는 귀중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섹션 쉬는 시간에는 포스트 세션과 전시 부스, 주변 관광지를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브라운백 런치 행사를 참석하고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는데 이 행사의 차별과 배제에 논란(행사 때 미리 정해둔 자료로 토론하는 것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는)이 불거지면서 행사가 취소되어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한편 이 컨퍼런스에 대한 정보는 한국에서 기록학을 공부하고, 아키비스트로 근무하시는 분들과 공유할 만한 의미가 있어서 서울기록원 담당자 분과 상의한 뒤, 정리한 내용을 서울기록원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하였습니다.











< SAA Revolutionizing Use Policies 섹션>













2. Digitalization of North Korean Stamps

지난 달에 이어 , , , , 5권의 우표첩 기술을 끝내면서 마침내 1차 기술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컨퍼런스에 다녀온 이후부터 8월 중순까지는 지금까지 기술한 데이터 중 단순 오타부터 시작하여 이미지 업로드, 번역 오류 사항을 전체적으로 한번 더 검토하고 있습니다. 총 20권의 우표첩 중 이미 검토가 끝난 데이터는 VRC(Visual Resources Center) 측으로 전달하여 실시간으로 LUNA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에 업로드한 후 결과물을 점검, 수정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VRC 측과 웹사이트 메뉴 등 인터페이스를 수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으나 한번 형식을 결정한 이후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이상 여부만을 확인하는 등 절차가 간단해졌습니다. 내달 15일 전시와 더불어 내달 12일 도서관 내 미팅에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하는 일정이 잡혀서 업데이트를 완료한 이후로는 당분간 발표와 전시 준비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3. Korean-W Cataloging

북한 우표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인만큼,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미뤄 두었던 Korean-W 자료 목록화에 조금씩 시간을 더 들이고 있습니다. OCLC를 통해 오리지널 카탈로깅을 완료한 자료를 담당 선생님께 검수 받은 뒤, 시카고대 도서관 로컬 시스템에 업로드하고 최종적으로 통계에 반영하는 작업은 동일합니다. 북한 우표 프로젝트 발표와 전시 관련 업무가 마감되는 9월 중순 이후로는 카탈로깅에 더욱 시간을 많이 투자할 예정입니다.

4. Research Support

교수님이 한국에 계시는 동안 진행한 총 세 번의 스카이프 미팅이 끝났습니다. 총 4가지 연구주제 중 6월부터 8월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정리했던 주제 하나가 마무리 되면서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해당 주제에 대한 연구 목적 및 배경을 다시금 확인한 후 4,5 월에 정리해두었던 기초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자료를 보충할 것입니다. 9월부터는 도서관에서 직접 교수님과 면대면 미팅을 가질 예정입니다.

5. Professional Development Thursday - Zotero Workshop

담당 선생님과 함께 Professional Development Thursday 워크샵에 참석하여 Zotero라는 참고문헌 관리 소프트웨어에 관해 설명을 듣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논문을 작성하는 연구자들에게 참고 문헌을 정리하고 각주를 다는 과정은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인데,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나중에 참고하기도 편합니다. 또한 PC, 웹브라우저에 상관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참고문헌 관리와 함께 웹사이트 저장, 메모, 태그 추가 등 기능도 있어서 연구 정보의 수집, 관리와 함께 인용, 공유 기능도 포함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단점은 용량이 300M로 비교적 적다는 것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구글 드라이브나 Box 등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을 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많은 호평을 받고 있고, 시카고대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엔드노트 대신 Zotero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리서치 서포트 작업량이 많아지면서 Box 클라우드 이외 자료를 더 직관적으로, 손쉽게 정리할 프로그램이 필요했는데, Zotero 소프트웨어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고, 다른 사람과 컬렉션을 공유할 수 있다고 하여 조만간 모아둔 자료들을 정리해 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