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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최수경 2개월차

  • 등록일 2020.05.27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최수경
인턴십 분류 박물관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스미소니언 프리어-새클러 갤러리
파견기간 2020년 1월~ 2020년 7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2개월차
내용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미국 내 많은 기관들 역시 정상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프리어 새클러 갤러리 역시 일찍부터 관람객의 출입을 제한했으며 향후 계획되었던 모든 행사들을 6월 1일까지 잠정 연기했습니다. 직원들 역시 3월 17일부로 전원 재택근무를 시작했습니다. 3월의 절반은 정상 출근을, 절반은 재택근무를 하며 인턴십을 진행한 셈입니다. 일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기관의 정상 운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 개인으로서, 또 기관 차원에서 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박물관에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찍부터 전 직원 재택근무를 권고하였고 이에 따라 재택근무를 시작한지 약 2주가 지난 현재는 재택근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위한 원격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집에서도 박물관 내 개인 데스크 탑에 접근이 가능하고 박물관에서 공유하는 드라이브, 박물관 유물정보검색 시스템(프리어 새클러 갤러리을 포함한 미국의 많은 박물관은 TMS 라고 하는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후에 더욱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등을 큰 문제 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프리어 새클러 갤러리는 규모와 직원 수는 적지만 다양한 종류의 안건을 대부분 회의를 통해 다루는 편입니다. 인턴과 수퍼바이저가 간단히 갖는 회의에서부터 특정 행사 진행을 위한 아이디어 회의, 관장님이 참석하시는 전 직원 회의까지 다양한 회의가 빈번히 진행됩니다. 대면 회의가 불가능한 현재 상황에서는 Microsoft Teams을 이용하여 전 직원간 채팅이 실시간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영상 회의를 통해 기존의 대면 회의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판데믹 이전부터 계획되었던 여러 행사 중 제가 참여하기로 한 전시 및 심포지엄이 연기되어 개인적인 업무 진행 상황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2월 말 한국 불복장 관련 행사를 마친 뒤 저는 일본미술 큐레이터인 Frank Feltens을 도와 3월 말 개막 예정이던 ‘Meeting Tessai: Modern Japanese Art from the Cowles Collection’ (https://asia.si.edu/exhibition/meeting-tessai/) 전시 및 연계 심포지엄 준비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수퍼바이저는 심포지엄 개최 일자가 연기되면서 현재 상황에서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과제를 주었습니다. 이는 전시와 심포지엄 내용을 토대로 내년 말에 출판할 예정이었던 책의 제작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것으로, 저는 심포지엄 발표자와 연락을 하며 여러 문의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발표자와 소통하면서 원고를 미리 읽어보거나 발표자가 요구하는 도판 등을 찾아보면서 아는 것이 많지 않던 일본미술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많이 얻고 있습니다. 특히 심포지엄의 주제가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있는 동아시아 근대기 미술과 관련되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존에 함께 일을 해왔던 중국미술 큐레이터인 Keith Wilson과는 프리어 갤러리 한국실(Gallery 14)의 개편과 관련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리어 새클러 갤러리 소장의 한국 컬렉션에 대해서 조사하고 전시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저의 주요 임무입니다. 개인적으로 흥미가 생겨 조사하고 있는 고려시대 석관(F1909.359a-g, 현재 전시 중)을 포함해 한국 미술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가 가능한 흥미로운 유물과 주제를 찾으려 노력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진행 중인 고려 석관에 대한 조사 내용과 한국 유물에 대해서는 차후에 더욱 자세히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래적인 풍경으로 상상하기만 했던 정보의 유통과 대인 관계 방식이 갑작스럽게 일상화 되어가면서 혼란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이를 곧 직면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예습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파견된 프리어 새클러 갤러리의 경우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므로 입장 수익에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립 박물관의 경우 관람객이 방문하지 못해 발생하는 입장 수익에 대한 타격이 운영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박물관보다도 더욱 심각한 공연 예술계, 문화 사업 이외에 더욱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을 일반 기업과 사회의 여러 기관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밝은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직접적인 피해에서 약간은 빗겨간 세계에 있지만 제 위치에서 이러한 사회적 위기 상황에 제가 가진 정보와 재능을 어떻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개인으로서 취할 수 있는 실천적이고 생산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기록하여 다음 보고에서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