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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도서관]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스 한국학연구소도서관 한지윤 7개월차

  • 등록일 2020.10.20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한지윤
인턴십 분류 도서관 인턴십
파견기관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스 한국학연구소도서관
파견기간 2020년 2월~ 2020년 11월 (총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7개월차 (2020년 8월)
내용
사진1. 파리의 한 헌책방에 진열된 책들
사진1. 파리의 한 헌책방에 진열된 책들

8월의 파리는 매우 한적했습니다. 파리의 많은 사람들이 바캉스를 떠나기도 했고, Covid-19로 인해 여행객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1. 이사 : 서고 내 자료 이동
19-21일, 3일간 Belle Gabrielle 서고에 있는 한국학 자료들의 이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사는 준비단계를 포함하여 크게 3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이사를 시작하기 전에 현재 서가에 있는 자료들을 적절한 분량으로 나눕니다. 새로 들어갈 도서관 서가의 크기와 높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맞게 자료들을 적절한 분량으로 나누어 배정해야 합니다. 나눈 곳에는 마분지(Carton)를 끼워 표시해주고, 그 위에 서가번호를 적은 라벨지(Étiquette)를 붙여줍니다.
둘째, 이사가 실제로 이루어질 때에는 자료들이 제대로 실리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사업체 직원들이 도착하면 서가에 있는 자료들을 차례로 북트럭 (Dolly)에 싣습니다. 이때, 이사업체 직원들의 실수로 책이 빠지거나 순서가 틀려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서 지켜보아야 합니다. 또한 도서관에서 책을 받아 정리하는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도록 각 북트럭(Dolly)이 몇 층으로 가야하는지, 몇 번 서가로 가야하는지를 적은 라벨지(Étiquette)를 북트럭(Dolly)에 붙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책들이 새 도서관에 도착하면 이사업체 직원들은 라벨지(Étiquette)에 적힌 위치에 맞게 책을 정리합니다. 이때에도 이사업체 직원들이 위치를 잘못보고 다른 서가에 책을 넣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책을 다 옮긴 후에도 정리하는 작업은 계속됩니다. 책의 위치를 지정할 때 서가의 높이를 확인하고 지정하지만 미처 높이 조정이 되지 않은 서가가 있을 경우엔 임시로 위치를 정하거나 즉석에서 서가의 높이를 조절하게 됩니다.
이사업무에 참여하며 도서관 이사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한 서가에서 새로운 서가로 책들을 옮기니 이전에 보관소(Stockage)에 있었던 책들을 정리했던 때보다 도서관 이사가 더욱 실감났습니다. 그전에 ‘책들을 옮긴다’라고 생각했을 때 단순히 책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정도로 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도서관 이사를 준비하면서 서가의 배치, 서가의 크기, 책의 분류기호, 책의 크기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사서의 판단이 많은 것을 결정하고, 그 결정이 곧 도서관의 특징이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2. 카탈로깅 : OL, 불교 자료
지난달에 이어 외국어로 쓰이거나 번역된 한국 문학 관계자료인 OL 컬렉션의 카탈로깅을 진행하였으며, 새롭게 불교 자료의 카탈로깅도 시작했습니다. OL 컬렉션 카탈로깅은 Confinement 기간 동안 만들어진 서지정보들을 책과 직접 대조하며 그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고, 소장정보(Exemplaires)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진2. 『미륵상생경종요』의 서지정보. 로마자로 표기한 제목은 의미에 따라 띄어쓰기를 해주어야 한다.
사진2. 『미륵상생경종요』의 서지정보. 로마자로 표기한 제목은 의미에 따라 띄어쓰기를 해주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불교 자료 카탈로깅 방법을 배웠습니다. 불교 서적을 카탈로깅하는 방법은 다른 자료의 카탈로깅 방법과 거의 동일하지만 ‘표제의 로마자 표기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자료들의 표제는 표제지에 적혀있는 표제의 띄어쓰기를 그대로 적습니다. 로마자로 표기(Tranion)할 때도 이에 따라 띄어쓰기를 해줍니다. 하지만 불교서적, 특히 번역된 경전과 같은 경우 띄어쓰기 없이 제목이 써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료들의 카탈로깅을 할 때는 의미 단위로 끊어서 로마자 표기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효의 ‘미륵상생경종요’는 표제를 한국어로 쓸 때는 있는 그대로 ‘미륵상생경종요’라고 쓰지만, 로마자로 바꿔서 표기할 경우 ‘Mirŭk sangsaenggyŏng chongyo (미륵 상생경 종요) ’와 같이 의미 단위로 끊어주어야 합니다.
처음 불교 서적 카탈로깅을 할 때는 제목에 쓰인 용어들이 대부분 처음 보거나 낯선 단어들이 많았기 때문에 어디서 띄어쓰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불교 용어 사전이나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며 점차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자료의 특징에 따라 카탈로깅을 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3. Free research
프랑스 여름 바캉스 기간을 맞이하여 그 동안 Covid-19로 인해 미뤄두었던 개인연구시간을 가졌습니다. 방문한 모든 기관은 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입장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몇몇 기관은 관람객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 Musée du Louvre

사진3. 루브르박물관 (Musée du Louvre) 입구. 관람객들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입장해야 한다.
사진3. 루브르박물관 (Musée du Louvre) 입구.
관람객들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입장해야 한다.

사진4. 루브르박물관 건물과 유리 피라미드의 모습. Covid-19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서인지 주변이 매우 한산했다.
사진4. 루브르박물관 건물과 유리 피라미드의 모습.
Covid-19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서인지 주변이 매우 한산했다.

사진5. 「사모트라케의 니케 (La Victoire de Samothrace)」
사진5. 「사모트라케의 니케 (La Victoire de Samothrace)」

사진6.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Mona Lisa)」「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사진6.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Mona Lisa)」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사진7. 기원전 1550-1295년 사이 파피루스에 적힌 의료기록 (Texte médical)
사진7. 기원전 1550-1295년 사이 파피루스에 적힌 의료기록 (Texte médical)

세계적으로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였습니다. 다른 대규모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많은 인원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관람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 루브르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루브르 궁은 처음 만들어진 중세시대에는 요새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6세기부터 왕궁으로 사용된 이 건물은 1793년 지금의 루브르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전세계 박물관들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은 전시장의 총 면적이 73,000m2에 달하며 약 35,0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크게 Richelieu관, Denon관, Sully관, 총 3부분으로 나눠집니다.

사진8. 루브르 박물관의 오디오 가이드. 닌텐도의 협찬을 받아 뉴 닌텐도 3DS (New Nintendo 3DS)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8. 루브르 박물관의 오디오 가이드.
닌텐도의 협찬을 받아 뉴 닌텐도 3DS (New Nintendo 3DS)를 사용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며 ‘오디오 가이드’가 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반적인 오디오 가이드는 단순히 기계에 작품 번호를 입력하여 해당 작품에 대한 해설을 듣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루브르 박물관의 오디오 가이드는 오디오 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도 포함된 오디오 가이드였습니다. 뉴 닌텐도 3DS (New Nintendo 3DS)를 사용하여 해당 작품이나 박물관 지도를 3D로 보여줍니다. 또한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하여 지도에 표시해줌으로써 이용자 본인이 어디에 있는지, 원하는 작품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등을 손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처럼 최신의 기술을 기관(박물관)의 상황에 적합하게 적용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2) Palais de Tokyo
Palais de Tokyo는 현대 예술(Contemporary arts)을 주로 다루는 2002년에 개관한 미술관입니다. 단 하나의 작품도 소장하지 않고 매번 전시에 맞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매우 특이한 미술관입니다. 이름에 ‘Tokyo’가 들어가는 이유는 현재 Palais de Tokyo가 있는 거리의 이름이 ‘Avenue de Tokio’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국이었던 일본의 수도에서 이름을 따와 거리이름을 바꾸었고, 그 거리에 있던 건물 이름에도 자연스럽게 ‘Tokyo’가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적국이 되면서 거리의 이름은 또 다른 우방국인 미국의 도시 이름을 딴 ‘Avenue de New-York’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이름은 여전히 Palais de Tokyo로 불리고 있습니다.

1) Le milieu est bleu (Ulla von Brandenburg)

사진9. 「Le milieu est bleu」 중 퍼포먼스의 일부
사진9. 「Le milieu est bleu」 중 퍼포먼스의 일부

‘Le milieu est bleu’는 독일인 예술가 Ulla von Brandenburg의 전시회입니다. 작가는 천막, 나무 막대기 등으로 안과 밖, 혹은 또 다른 두 공간으로 나눔으로써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공간은 총 4가지 테마로 나누어지는데, 첫번째는 커튼(Rideaux), 두번째는 대피소(Cabanes), 세번째는 대중 극장(Théâtre du peuple), 마지막으로 미로(Labyrinthe)가 있습니다. 그 중, 2번째 공간인 대피소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5명의 예술가들이 모여 퍼포먼스를 펼칩니다. 이들은 나무막대기, 낚싯줄, 리본 등을 활용하여 그 공간을 마음껏 조정합니다.
처음 이 전시를 보았을 때는 사실 각 오브제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퍼포먼스를 볼 때도 각 사람의 동작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를 맞추려고 노력하기보다 혼자만의 느낌과 감상을 하니 전시회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2) Le Grand mur (Kevin Rouillard)

사진10. 「Le Grand mur」 전시공간
사진10. 「Le Grand mur」 전시공간

「Le Grand Mur」의 작가 Kevin Rouillard는 2018년 SAM 상 (Palais de Tokyo에서 매년 주최)을 수상한 예술가로, 이 전시는 그가 멕시코를 여행하면서 받은 영감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Le Grand Mur」라고 이름 붙여진 이 전시는 단색의 금속 조각들을 이어붙인 조형물을 설치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미국과 국경을 맞닿고 있는 멕시코의 지리적, 사회적 맥락을 상기시킵니다.
이 작품들을 관람하며 어떻게 보면 단순히 구부러지고 그을린 철판에 불과하지만 이를 사용하여 한 나라의 지리적, 사회적 맥락을 관람객들이 떠올릴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3) Notre monde brûle

사진11. 「Notre monde brûle」 전시 중 ‘Sara Ouhaddou’의 작품
사진11. 「Notre monde brûle」 전시 중 ‘Sara Ouhaddou’의 작품

전시 「Notre monde brûle」는 걸프전을 겪은 여러 나라와 아랍의 봄 이후 북아프리카 나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예술작품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러 작가들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그 당시 혹은 현재의 상황을 표현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4) Librairie du Palais : Walther König & Cahiers d’Art

사진12. Palais de Tokyo 내에 위치한 서점 ‘Walther König & Cahiers d’Art’(사진 출처 : Palais de Tokyo 홈페이지, https://www.palaisdetokyo.com/fr/page/la-librairie-du-palais)
사진12. Palais de Tokyo 내에 위치한 서점 ‘Walther König & Cahiers d’Art’
(사진 출처 : Palais de Tokyo 홈페이지, https://www.palaisdetokyo.com/fr/page/la-librairie-du-palais)

Palais de Tokyo에서의 전시들도 인상적이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서점’이었습니다. Palais de Tokyo 내에 위치한 서점 ‘Walther König’은 파리에서 가장 큰 예술 전문 서점입니다. 이 서점에서는 프랑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발간된 예술 관련 단행본과 정기간행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분야도 건축, 디자인, 패션, 영화 등 다양한 영역의 예술을 아우릅니다. ‘Cahiers d'Art’는 1926년 파리에 설립된 레퍼런스북을 만드는 출판사로, 동명의 정기간행물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서점에 들어가기 전에는 여느 박물관이나 미술관과 다름없이 기념품과 전시 도록 정도만 판매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서점을 방문해보니 단순한 기념품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술관 내에 있는 서점이 이토록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예술에 관한 전문적인 서적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서적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