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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최수경 6개월차

  • 등록일 2020.10.26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최수경
인턴십 분류 박물관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스미소니언 프리어-새클러 갤러리
파견기간 2020년 1월~ 2020년 7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6개월차
내용
인턴십 마지막 달은 대부분 7월 중순에 예정된 리서치 발표 준비를 하며 보냈습니다. 프리어 갤러리의 인턴 및 펠로우들은 근무를 마치며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며 ‘RIP talk (Research in Progress talk)’ 라고 부릅니다. RIP talk의 발표 형식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발표 주제에서부터 발표 방식 및 원고 분량 등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펠로우의 경우 근무의 목적 자체가 박물관 소장품 혹은 박물관의 프로그램과 리서치가 결부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컬렉션과 연관된 주제를 발표하게 됩니다. 물론 발표 주제를 반드시 박물관 소장품에 한정할 필요는 없으며 본인의 전공이나 관심있는 주제를 발전시켜 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박물관 소장품을 연구한다면 유물 실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연구 조사한 자료를 실제로 박물관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 발표는 불가피하게 줌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줌을 통한 온라인 발표는 현장의 반응을 체크할 수 없는 생소한 방식으로, 준비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장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현장 발표는 소수의 학예실 직원들 위주로 공유가 되는 반면 온라인 발표는 공간적 제약이 없어 더 많은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고 보다 자유롭게 의견 교류가 가능합니다. 제 발표에는 학예사를 비롯해 도슨트, 기획 및 교육 부서의 스탭 등 50여 명의 직원들이 다양하게 참여했고 여러 관점에서 질문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줌 발표는 영상 녹음이 가능하여 이후 스스로 피드백을 하기가 수월하며 개인적으로 아카이빙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상근무 상태로 복귀한다고 해도 앞으로는 이러한 온라인 발표 형태가 또 하나의 규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최종 발표는 프리어 갤러리 한국실 (갤러리 14)에 전시 중인 고려시대 석관을 중심으로 고려시대 관인층의 장례 풍습에 대한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저는 프리어 석관의 묘지명 원문 해석을 비롯해 개인 리서치를 한국실 개편 프로젝트와 결부하여 발전시켰기 때문에 연구의 진행 사항을 매주 수퍼바이저에게 보고하며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피드백을 종합하여 발표 원고를 작성하고 그간 회의 보고를 위해 만들었던 시각 자료들을 바탕으로 PPT 자료를 제작했습니다. 저의 연구는 미국 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수집해서 저의 해석을 바탕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제가 작성한 원고와 보조 자료의 공유가 특히 중요했습니다. 예컨대 저의 수퍼바이저는 지금까지 제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박물관 데이터 베이스 시스템인 TMS의 해당 오브제 관련 설명을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또한 묘지명 원문 해석본을 비롯하여 고려시대 석관의 형식 및 도상과 관련된 세부 도판, 고려석관 컬렉션 현황과 매장지를 정리한 표와 이미지 자료 등은 교육/도슨트와 도서관 측에 전달하여 각 부서의 필요에 맞게 활용할 예정입니다.

Fig. 1 온라인 발표
Fig. 1 온라인 발표

인턴십을 마친 귀국 즈음에는 DC의 상점을 비롯해 여러 기관 역시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프리어 갤러리는 정상 운영에 대한 계획이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내셔널 몰에 있는 박물관 중 National Gallery는 부분적으로 개관을 하였으며 동물원 역시 관람객들을 받고 있습니다. 식당 역시 야외 공간에서는 물론이고 거리를 두고 내부에서도 식사가 가능한 곳도 많이 있어 점차 정상화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R st 위쪽으로 18th st를 따라 식당과 카페들을 다 방문해보지도 못한 채 떠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다음을 기약해 보려고 합니다. 이처럼 AdMo 주변은 DC에서 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역으로 이후에 파견되는 분들께서는 꼭 방문하셔서 DC 생활을 더욱 즐겁게 즐길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DC에서 인턴십을 하는 것의 장점 중 하나는 박물관 이외에 싱크탱크, 도서관 등 KF 인턴 이 가장 많이 파견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전례없는 판데믹 상황에 타지 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힘든 시기를 DC에 파견된 다른 인턴분들과 함께 의지하며 잘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집에 초대하여 함께 작은 파티를 하기도 하고 함께 산책을 하거나 함께 장을 보고 물건을 나누는 등 외국 생활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후 파견자분들도 파견 이전에 같은 지역에 파견하시는 분들과는 연락처를 공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인턴십뿐 아니라 6개월 간의 생활을 정리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저의 경우 DC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스마트폰의 유심을 구입하는 것이었는데, 귀국을 위해서는 이를 다시 정리해야 했습니다. 유심의 경우 선불 유심을 구입한다면 해지를 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지만 은행 계좌를 정지할 때에는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았습니다. 계좌 정지의 과정 자체는 은행에서 은행원과 약속을 잡은 뒤 바로 처리할 수 있어 복잡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지를 원하는 계좌와 연결된 Debit card를 사용하신다면 계좌 정지를 원하는 시점으로부터 1-2일 전에는 카드를 사용하지 말고 모든 결제가 완료된 이후 계좌를 정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Debit card임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제가 처리되는 데는 1-2일이 소요되는데 저의 경우 이를 인지하지 못해서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귀국 당일까지 은행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사소하지만 해결이 안 되면 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꼭 잘 기억하셔서 무탈히 귀국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