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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박물관 인턴십 2기

  • 등록일 2012.11.09

 


안녕하세요? 저는 KF Museum Internship 2기로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초롱입니다.


뉴욕에 온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네요. 도착하자마자 새로운 환경과 박물관 일에 적응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저는 뉴욕 거주 한국인들이 애용하는 사이트인 헤이코리안(HeyKorean)을 통해 퀸즈의 아스토리아(Astoria)에 방을 구했습니다. 이 지역은 (당연히!) 맨하탄보다는 렌트도 싸고 지하철을 타면 박물관까지 30분이 걸릴 정도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주변에 큰 마켓이나 레스토랑, 각종 가게들이 많아서 살기에는 무척 편리한 곳입니다.



저는 이곳 아시아미술부에서 한국미술 큐레이터이신 이소영 선생님을 도와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소영 선생님의 업무 스케쥴에 따라 다양한 일을 보조해 왔는데, 그 중에서도 2013 10월에 개최 예정인 특별전 준비와 올해 12월에 이뤄질 한국실 전시교체 준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열리는 한국 관련 특별전에는 국내 박물관들로부터 대여해온 수준높은 유물들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특히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국제적인 명성을 감안한다면, 이번 전시가 광범위한 전세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 특별전과 관련하여 제가 주로 담당해온 업무는 전시예정 유물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번역하는 일, 유물 이미지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일 등입니다. 이외에도 이소영 선생님의 배려로 여러 협력부서들과의 미팅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Editorial Department와의 도록 관련 미팅, Merchandise Department와의 전시 기념품 관련 미팅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미팅들을 통해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내 각 부서들이 실질적인 전시준비 단계에서 어떠한 문제들을 고민하는지, 어떠한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는지와 같은 실무들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12월로 예정된 한국실 전시교체 준비 또한 흥미로운 작업입니다. 몇 주 전 아시아미술부의 보존처리실에서 전시예정인 작품들을 실견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리서치도 진행하였습니다. 이처럼 유물을 직접 보고 검토하는 기회가 많다는 점은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다음 달이면 전시교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시공간 디자인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한국실은 중국실이나 일본실보다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전시실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벽면에 걸리는 작품들을 꾸준히 교체함으로써 보다 지속적으로 관람객의 관심을 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 벽면에 특정작품 몇 점과 관련 유물을 함께 전시하여 흥미로운 스토리를 연출해낼 계획인데, 이를 위해 디자인부서 관계자들과의 실무적인 협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업무적인 부분 외에 가장 큰 활동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펠로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매년 펠로들을 다수 선발하여 연구를 지원하는데, 이들을 위해 큐레이터들과의 갤러리 투어, 각종 부서 탐방과 같은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난 두 달간 참여한 프로그램들로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건축 투어, 유럽회화 갤러리 투어, Regarding Warhol 전 투어, 보존처리 부서 투어 등을 들 수 있으며, 앞으로 예정된 다른 프로그램들에도 적극 참여할 생각입니다. 이처럼 큐레이터 및 각 분야 전문가들과 직접 만나 교류하면서 박물관의 다양한 전시활동이나 업무들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지난주에 불어닥친 초대형 태풍 샌디(Sandy)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맨하탄은 섬이다 보니 태풍이 예보될 당시부터 홍수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컸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로어맨하탄과 다운타운, 뉴저지 쪽이 물에 잠기고 지하철이나 비행기 운행도 며칠간 중단되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사는 아스토리아는 전기도 끊기지 않고 거의 피해가 없었고, 메트로폴리탄박물관도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건물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태풍이 지나간 여파인지 날씨도 무척 추워지고 어제는 벌써 첫 눈이 내렸답니다. 뉴욕에서의 겨울이 벌써부터 걱정되네요.^^ 그럼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