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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장혜윤 2개월차

  • 등록일 2017.03.22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장혜윤
인턴십 분류 박물관 인턴십
파견기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파견기간 2017년 1월~ 2017년 8월 (총 7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2개월차
내용
근무 첫 달에 비해 뉴욕에서의 생활과 업무가 모두 익숙해 지고, 덕분에 조금 더 바쁘게 보낸 두 번째 달이었습니다. 3월 중순이 되었는데도 뉴욕은 아직 춥고 눈이 많이 내려서 지난 몇 주간 폭설로 인한 미술관의 휴관이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안전상 도시의 지하철과 버스도 모두 운행하지 않아 도시가 뉴욕 답지 않게 조용했습니다. 2월과 3월동안, 저는 10시부터 5시 사이에는 미술관에서 업무를 하고 오후 시간에는 뉴욕에서 열리는 미술사 관련 강연을 듣거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시간을 분배하였습니다. 본 활동 보고서도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첫 달에 이어 이소영 큐레이터님의 지도 하에 금강산 관련 전시 준비를 보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의 윤상덕 큐레이터님께서 내년 2월까지 연구원 신분으로 Met에서 근무하시게 되어서 이소영 선생님과 윤상덕 선생님 두 분께 한국, 미국의 박물관 업무 전반에 관하여 많은 조언을 듣고 있습니다.

금강산 전시는 이제 넓은 리서치의 범위를 좁혀, 전시에 들어갈 최종 체크 리스트를 만들고 점검하는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한국의 미술관, 박물관들로부터 다량의 작품을 대여할 예정이기 때문에 한국의 기관들에 있는 소장 작품들을 꼼꼼히 확인하고, 정보를 기재하는 일을 주로 담당하였습니다. 작성된 서류는 lender들 뿐만 아니라 Met museum의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공유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글/영문으로 번역하여 작성하는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또한 3월 말까지는 전시 도록에 들어갈 Glossary의 목록을 만들고 그 내용을 작성할 예정입니다. 금강산의 주요 명소와 지명, 미술사 용어와 준법 등, 일반 독자들이 읽었을 때 어렵게 느낄만한 단어들에 대해 간단한 풀이를 다는 작업입니다.

Met와 같은 대형 박물관에서는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서가 협업하여 전시를 만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큐레이터님과 저는 editorial team과 협업하여 전시와 함께 발간될 도록의 큰 그림을 만들고 있고, design team에 전시될 작품의 치수와 개수 정보를 보내 디자이너들이 공간 구성을 기획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때문에 다양한 부서의 스태프들과 원활히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필요한 부분을 적시에 업데이트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시와 관련하여 본격적인 리서치를 시작하면서 미술사 관련 전문 서적과 도록을 찾아볼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 때 Met 미술관 내에 있는 Watson Library와 online resources들은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모든 스태프들은 도서관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이전에 도서관 사서와 미리 약속을 잡고 약 30분 정도의 교육을 거쳐야 합니다. 저도 이 교육을 통해 장서를 찾는 방법과 외부 도서관으로부터 자료를 요청하는 방법, 그리고 온라인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미술사와 관련된 수많은 서적들이 소장되어 있고, 전 세계의 도서관으로부터 interlibrary loan이 가능하며, 저의 사무실까지 요청한 책들을 배달해 주는 도서관 서비스가 매우 편리하여 자주 사용 중입니다. 또한 박물관 스태프의 신분으로 콜럼비아 대학의 도서관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개인적인 공부와 리서치를 위해서 자주 사용중입니다.


[Watson Library의 Reading Room]

3월 1일에는 Asian Art department의 전체 직원 회의가 있었습니다. 부장님을 중심으로 한, 중, 일 동아시아와 인도 및 불교미술을 담당하는 큐레이터들, 저와 같은 Fellow들과 intern들까지 약 20명에 이르는 아시아부 스태프들이 모두 모여서 두 달에 한번씩 각자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고 진행상황을 확인하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구상 중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 회의의 주요 화두는 3월 말 Met에서 열리게 될 중국미술 전시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미술관 업무를 마친 뒤의 5시부터 어둑해 질 무렵까지의 시간은 주로 전시 관람과 강연 참여를 위해 사용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날이 조금 더 풀리면 야외 활동도 점차 늘려가려 생각 중 입니다.

2월 중순의 CAA가 끝나고 3월 초에는 첫째 주 주말에는 The Armory Show 2017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30개국의 나라에서 200개가 넘는 갤러리들이 모여 소장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모리 쇼는, 현대 미술의 척도를 읽을 수 있는 활기찬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현대 작가들이 다루는 매체와 사고의 영역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음을 느꼈으며 일본 및 대만, 홍콩 현대 작가들의 강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갤러리 현대와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부스를 내고 단색화 및 20세기 초반 작가들의 작품을전시했습니다.


[The Armory Show 전시 전경]


[The Armory Show 전시 전경]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약 열흘 동안은 Asia Week 기간이라 아시아 예술과 관련된 전시와 강연, 경매가 뉴욕 전역에서 열립니다. 특히 13일 Met에서 열렸던 Asia Week reception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아시아 미술을 연구하고 전시하는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에게는 Korea Society, 뉴욕 문화원, Philadelphia Museum of Art, 그리고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오신 수많은 큐레이터님들을 만나고 저를 소개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Asia Week Reception at the Me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Asia Week의 일환으로, 현재 PACE Gallery에서 개인전을 열고 계신 이우환 작가와의 대담이 Asia Society에서 열렸습니다. “Touching Infinity: A Conversation with Lee UFan”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강연회에서는 Asia Society의 큐레이터인 Michelle Yun이 이우환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세라믹과 클레이를 활용한 가장 최근 작업에 대한 소개와 미술 담론에 대한 논의를 이끌었습니다. Korea Society에서는 하버드 대학교 박물관에서 중국, 한국미술 큐레이터로 오랜 시간 재직하셨던 Robert Mowry 박사의 강의가 열렸습니다. The Buddhist Art in Korea를 주제로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쉬운 개괄적인 성격의 강의를 진행하셨습니다. 뉴욕 문화원에서 지난 3월 2일 개관한 정양자 박사의 자수 공예 전시와 관련해서도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Museum의 Lee Talbot 큐레이터와 저희 메트 뮤지엄의 이소영 큐레이터님의 강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Touching Infinity: A Conversation with Lee UFan 강연회 @Asia Society]

가장 최근에는 큐레이터님과 함께 한국 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뉴욕의 갤러리들을 돌아보며 Asia Week을 맞아 어떤 작품들이 나왔는지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미술품의 거래에 대한 내용을 듣고, 한국 미술에 관심이 많은 딜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다음 한 달은 조금 금강산의 전시와 도록 내용 번역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