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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교육]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국립대학교 한승희 5개월차

  • 등록일 2017.08.10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한승희
인턴십 분류 한국어교육 인턴십
파견기관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대학교
파견기간 2017년 3월 4일 ~ 2017년 12월 31일 (총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5개월차
내용
여름방학 동안에는 학교에 교직원들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어학과 선생님들도 안 계시고, 학생들도 각자 고향 집으로 돌아가서 항상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 말로는 원래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데 올 여름은 러시아에 이상하게 비가 많이 내린다고들 합니다. 러시아는 여름이 한 달 정도여서 이제 더위는 갔고, 한국의 선선한 가을 날씨와 유사합니다. 허나 벌레는 여전히 많습니다. 모기가 워낙 커서 하루에도 몇 번씩 깜짝깜짝 놀라지만 다행히 큰 모기들은 보기에 징그러우나 잘 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진드기나 작은 모기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보통 물리면 2-3일 뒤부터 피부가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가급적 물리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최상이나, 워낙 개체수가 많기에 항상 외출 시에는 피부가 노출되는 부위든 옷 위든 약을 뿌리고 나가야 합니다. 숲 속을 걷다 보면 독버섯이나 피부에 닿으면 독이 오르는 풀들이 있어서 역시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영하 30-40도를 웃도는 추위에 시달리고 길바닥이 미끄러워서 자주 넘어지는 바람에 항상 멍이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시베리아의 여름을 겪어보니 겨울이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유형의 것이든 무형의 것이든 한국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어떠했었는지는 후일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비로소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을 어떻게 달리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시간들이 그만큼 정교하게 다듬어지겠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시베리아라는 것입니다. 왜 이 힘든 땅에서 이들이 집과 학교를 짓고 몇 세대에 걸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는지 시베리아에 사는 러시아인들에 대해 최근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한국어를 가르치러 온 한 명의 한국인으로서 신기하기도 하고 제가 좀더 컨디션이 좋았으면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며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미안함도 듭니다. 얼마 전에는 이번에 졸업한 4학년 학생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들을 한 번 따로 만나서 학교 안에서는 그간 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선생님과 학생이 아닌 개인 대 개인으로서 좀 더 친해지고, 서로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카뎀고로독 여름 풍경


레닌 역 내부(시내까지는 1시간30분 정도 소요)